실제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개인들은 금리인하 기대감을 등에 업고 국내 채권시장에서 회사채를 4조3866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나왔다. 같은 기간 전체 회사채 순매수 금액(14조110억원)의 33.5%가 개인이었다.
김상인 하나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순매수와 순매도가 모두 활발한 기관과 다르게 개인은 신규 매수가 많아 순매수 금액이 높게 잡히는 편이다”며 “다만 이런 특성을 차치하고 봐도 최근 회사채에 대한 개인투자자 관심이 매우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 속에 금융감독원은 올해 1분기 증권사 60곳의 기업금융(IB) 부문 수수료가 회사채 발행 규모 확대에 힘입어 86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3억원(14.0%) 늘어났다고 했다.
올해 개인투자자들은 은행, 기타법인 등 다른 기관보다 회사채를 더 많이 사들이며 회사채 시장의 큰 손으로 자리잡았다. 한동안 미국, 일본 등 해외 증시와 달리 변동성이 심한 국내 증시에 주식투자 매력도가 떨어진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고금리 환경에서 채권을 저가 매수해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하면 차익실현할 수 있다는 대목에 주목했다. 최근 캐나다 중앙은행, 유럽중앙은행(ECB) 등은 금리를 내렸고 미국도 연내 1차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해서다.
개인투자자가 소화할 주 타깃은 수요 예측 단계에서 기관 자금이 충분히 들어오지 않아 목표 물량 확보에는 실패했으나 신용등급은 양호한 회사채다.
예컨대 GS건설(A)은 총 1000억원 모집에 나서 280억원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이후 목재 업체인 동화기업(A-)도 300억원 모집에 나섰지만 목표 물량(300억원)의 절반만 채웠다.
다만 회사채는 투자 위험성이 큰 상품으로 분류되는 만큼 부실채권 전환 여부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태영건설의 경우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을 신청한 지난해 12월 28일 태영건설 신용등급은 A-였다.
한국기업평가는 워크아웃 소식이 알려진 후 태영건설의 공모채 신용등급을 CCC에서 최근 C 등급으로 하향 조정했고, 나이스신용평가는 태영건설 채권 신용등급을 기존 CCC로 유지하고 있다.
신용등급 'C'는 채무불이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합리적인 예측 범위내에서 채무불이행 발생이 불가피한 수준을 의미한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들은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과거에는 채권에 대한 이해도와 정보가 부족했지만 지금은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 간편하게 투자가 가능해졌다”며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도 밸류업에 이어 IB 부문에서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