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1분기 성적표 보니…'브로커리지' 효과 컸다

황수분 기자 입력 : 2024.05.18 07:15 ㅣ 수정 : 2024.05.18 07:15

1분기 어닝시즌 막, 증권사들 양호한 성적표 받아
밸류업 덕, 거래대금 증가로 너도나도 '효과 톡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image
국내 증권사들이 예상보다 양호한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나왔다. [이미지=freepik]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올해 1분기 어닝시즌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이 예상보다 양호한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나왔다.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거래대금이 늘어난 영향이다. 다만 최근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증권사들은 올해 많은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즉 충당금 적립은 추후 실적 변수 요인이다. 

 

추후 밸류업 최종 가이드라인과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및 유예 여부, 상속세 완화 등은 증권사들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실적 컨센서스(평균 전망치)가 존재하는 상장 증권사들은 대부분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업계는 올해 1분기 증권사들의 실적이 호조를 보인 최대 이유로는, 국내외 증시 거래대금 증가로 인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률을 꼽았다. 정부가 밸류업 대책을 연달아 내놓으며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금융주 등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 

 

지난해 11월, 12월 8조~9조원 수준에 머물던 거래대금이 올 들어 크게 늘었다. 실제 올해 1분기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1조5109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이 확정·시행되면 주가 방향이 앞으로도 긍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 초 밸류업 프로그램, 금리인하 기대감 등 다양한 이벤트로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개선됐다"며 "외화 거래대금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브로커리지 실적 증가를 견인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1분기 연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40.7% 증가한 3687억원을 거뒀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브로커리지 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8% 늘어난 1106억원을 기록했다. 

 

KB증권은 올 1분기 198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전년 동기보다 40.8% 늘었다. 실적이 개선 요인으로는 역시 브로커리지 수익률이었다. 수탁수수료 수익은 1291억원으로 전년 동기(1061억원) 대비 21.7% 증가했다. 

 

삼성증권의 1분기 연결 당기순이익은 2531억436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21% 증가했다. 국내·외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로 브로커리지 수수료도 늘었다. 1분기 브로커리지 수수료수익은 전분기 대비 45.7%, 전년 동기 대비로는 26.9% 증가했다.

 

NH투자증권도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2.4% 증가한 2255억원을 거둬들였다. 시장 거래대금 증가세로 인해 브로커리지 수수료율이 13.0% 늘어난 1192억원을 기록했다. 

 

키움증권 1분기 당기순이익은 2448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4분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거래대금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토스증권은 1분기 당기순이익이 119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약 15억원)의 8배 규모로, 2021년 토스증권 출범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전분기 대비 86% 증가했고, 국내주식 거래대금도 70% 늘어난 덕이다.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8.4% 감소한 1705억원을 기록했지만, 위탁매매 수수료와 금융상품판매 수수료 등 개인금융부문에서는 양호했다.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보다 26.8%, 금융상품판매 수수료 수익은 16.2% 개선됐다. 

 

메리츠증권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6.7% 감소한 당기순이익 1265억원을 기록했으나, 브로커리지 기반 수익은 전 분기 대비 52% 확대됐다. 

 

신한투자증권도 올해 1분기 지난해 동기 대비 36.6% 감소한 75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발생시켰다. 위탁매매 수수료는 증가했지만, 과거 취급했던 인수 금융 자산에 대한 손상된 영향으로 영업수익이 감소하면서 당기순이익이 줄었다.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은 브로커리지 수익률 외에 IB(기업금융) 부문과 채권 발행 수요 급증에 따른 채권발행시장(DCM) 부문의 실적 개선도 한몫했다. 게다가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적립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영향이 컸다.

 

2분기에도 브로커리지와 IB를 중심으로 실적이 양호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금융당국이 부동산 PF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서다.

 

다만 2분기 실적에서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추가 적립은 변수다. 증권사들이 다시 충당금을 쌓아야 할 상황에 놓인다면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기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인식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적절한 구조조정이 진행된다면 오히려 부동산 금융 회복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