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인 SPC 회장 구속…해외 사업 경영 공백 우려 '현실화'
[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SPC가 오너 사법 리스크에 빠지며 초비상이다. 검찰이 허영인 회장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발부됐기 때문이다.
앞서 황재복 SPC 대표이사의 구속 수사에 이어 허 회장까지 구속되면서 SPC의 해외 및 가맹 사업과 관련해 경영 공백이 불가피해 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는 전일 오후 허 회장에 대해 사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현재 허 회장은 민주노총 노조원들에게 탈퇴를 종용하는 등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앞선 2일 오전 8시께 서울 모 병원에 입원해 있던 허 회장을 체포했다. SPC는 허 회장의 체포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허 회장의 입장이나 상태를 무시한 검찰의 무리한 체포영장 집행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SPC에 따르면, 허 회장은 최근 파리바게뜨의 이탈리아 시장 진출을 위해 파스쿠찌와의 MOU 체결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누적된 피로와 검찰 조사로 인한 스트레스로 허 회장의 건강은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허 회장에게 지난달 18일과 21일 출석을 요구했고, SPC측의 출석일 조정 요청에 불응했다. 이에 허 회장은 25일 출석해 조사를 받았으나 건강 상태 악화로 조사 시작 1시간 만에 응급실로 후송됐다. 이에 검찰은 허 회장이 여러 차례 소환에 불응했다며 체포 영장을 청구했다.
업계는 대기업 총수를 대상으로 체포에 이어 구속영장을 집행한 것과 관련해 이례적이라는 입장이다.
SPC는 "허 회장이 검찰 조사를 회피하거나 지연할 의도가 전혀 없었고, 검찰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는 입장이었다"며 "반복되는 출석 요구 및 불출석 상황들이 마치 출석에 불응하는 것처럼 언론에 공개됐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허 회장을 중심으로 SPC가 식음료 분야로 한 길만 걸어와 성장할 수 있었고, 허 회장이 조사에 불응한 것도 아니었다"며 "대기업 총수가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던 중 체포된 일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SPC그룹은 이번 일로 해외 사업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SPC는 2004년부터 파리바게뜨를 통해 해외에 진출해 현재 10개국에 55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기업과 MOU를 체결하며 중동 시장에 발을 들였고, 말레이시아 현지 공장 계획을 밝히는 등 사업 확장에 적극적이다.
SPC는 "파스쿠찌가 파리바게뜨를 이탈리아에 도입하고 유럽 시장 확대를 돕도록 협력 관계를 강화할 예정"이라며 "한국 식품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고조된 지금 현 사태가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 매우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로 SPC 그룹이 운영하는 브랜드 사업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파리바게뜨 등 가맹사업 점주들은 대부분 소규모 자영업자로 악화된 시장상황 속에서 생계유지를 위해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삼립 등 계열사 역시 주요 경영인들의 공백과 기업 이미지 훼손 등으로 악영향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SPC 던킨도너츠가 운영하는 경기도 안양공장에서 발생했던 위생논란도 자작극으로 밝혀졌으나 가맹점의 피해는 돌이킬 수 없었다"고 말했다.
2021년 민주노총 화섬노조 던킨도너츠비알코리아지회 소속 노조원은 안양공장에서 근무 중 촬영한 식품 위생 영상을 제보한 바 있다. 공장 CCTV 확인 결과 해당 직원이 근무 중 실리콘 주걱을 이용해 환풍기의 기름을 반죽통에 넣고 이를 기름이 떨어진 것처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가맹점주들은 "최근 소비 위축과 삼립 이미지 타격으로 가뜩이나 매장 운영이 어려운 데 이번 일까지 겹쳤다"며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