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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환노위 청문회 현장

SPC 허영인 회장, "가족 같은 직원들 위해 해외서 배운 '공장 자동화'로 안전사고 막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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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입력 : 2023.12.02 07:43 ㅣ 수정 : 2023.12.02 10:48

허영인 회장, 안전사고 많은 부문에 AI도입‧기계 완전 자동화 통해 사고 원천 차단 강조
관련 계열사 대표들과의 협의 등 민주적인 방법 통해 2조 2교대 근무제도 변경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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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일 오전 산업재해 청문회서 허영인 SPC 그룹 회장에게 산업 환경의 개선과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약속을 받았다. 사진 상단의 화면은 질의하는 임이자 환노위 국민의힘 간사(왼쪽 상단)와 허영인 회장의 모습. [사진=박진영 기자]

[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1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는 산업재해 청문회에 출석한 허영인 SPC그룹 회장과 이해욱 DL그룹 회장이 머리를 숙여 사과하면서 산업 환경의 개선과 안전 도모를 거듭 약속했다. 

 

특히 허영인 SPC 회장은 "해외에서 배워 온 공장 자동화 설비를 통해 직원 안전사고를 방지하고, 2조 2교대 근무 체계를 변경하는 등 가족 같은 직원을 위한 산업재해 방지 대책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해 눈길을 끌었다. '설비 자동화'가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최선책이라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더불어 최근 시작한 안전을 위한 직원 아이디어 포상 제도 등을 통해 현장 중심의 재해 방지 전략을 계속 추진한다고 밝혔다.

 

앞서 DL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근로자 8명이 근무 현장에서 안타까운 사고를 당했고, SPC는 지난해 10월 SPL 평택공장 사고와 지난 8월 샤니 공장 사고를 겪었다. 지난 10월 환노위서 국정감사를 열었으나 두 기업 회장은 해외 출장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청문회는 두 기업의 사고에 대한 재발 방지를 위해 열렸다.

 

청문회서 여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은 현장 직원을 통한 안전 개선 방향과 SPC가 운영하고 있는 2조 2교대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임 의원은 "외부 전문가는 수치적인 데이터를 보고 문제를 해결한다. 그러다 보니 제대로 된 해결이 어렵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노동 현장이 중요하다. 노사 협의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외부 전문가의 의견과 현장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일치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허영인 회장, "위험한 작업은 자동화를 시키는 데 초점 맞추고 있어...해외 출장 가서 자동화 설비 배우고 와"

 

이에 허 회장은 "안전경영위원회가 안전을 위한 직원의 아이디어를 받는 포상제도를 실시했다. 이후 직원으로부터 동선 변경, 층계 부분 조명 밝기 조정 등 안전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듣고 개선하고 있다"고 답했다.

 

허 회장은 "위험한 작업은 자동화를 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해외 출장을 가서 자동화 설비에 대해 많은 것을 보고 왔다. 예전보다 기계 값도 훨씬 저렴해 실천 가능하다"며 "해외에서 이 분야 전문가를 많이 만났다. 많은 지원을 받기로 약속했고, 계속 소통하고 글로벌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해 선진국 수준의 자동화 사업을 추진할 의지를 내비쳤다.

 

임 의원은 "SPC가 3교대 제도를 운영하고 싶은데 인원을 구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있다. 이 부분은 허 회장이 컨트롤타워가 되고 힘을 써야 한다. SPC가 소비자를 위해 공급량을 맞추려고 2조 2교대를 하고 있지만 계속 유지하는 것은 힘들다"고 지적했다.

 

■ 허영인 회장, "노조도 가족이고 비노조도 가족이다...2조2교대 개선 위해 혐의 할 것"

 

앞서 청문회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SPC의 2조 2교대 근무 제도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허 회장은 SPC 운영 체제가 오너 중심이 아닌 대표이사 중심의 민주주의 시스템으로 변경되면서 당장 혼자서 3교대 도입을 진두지휘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청문회가 끝나고 해당 계열사 대표이사 등 주요 운영진과 대화와 협의를 통해 근무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전용기(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에 모든 것은 허 회장의 불찰이라고 사과했는데, 2교대 근무 방식에 대해서 사측과 협상을 통해 만들어 나가겠다고 하면 개선이 될 수 없다. 허 회장은 어떻게 생각하나"고 물었다. 이에 허 회장은 "그렇게 생각한다. 2교대 개선을 위해 좋은 방법을 찾고 있다"고 답했다.

 

전 의원은 "허 회장은 총괄 컨트롤 타워다. 사고를 막기 위해서 노동자에게 힘을 실어주겠다고 약속해달라"며 개선을 부탁했다. 이에 허 회장은 "노조도 가족이고, 비조노도 가족이다"며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말해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전 의원은 "진정성을 보여주려면 실질적인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 노조 관계에서 사측이 깊숙이 개입하면 진정성이 없다. 이런 측면에서 회장이 약속을 해야 한다"고 말을 이었다. 

 

허 회장은 "혼자 결정할 수 없다. 각 사의 노동조합이 있다. 각 사의 대표이사들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자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해 2교대 근무제 변경이 혼자 힘으로 어려운 현실을 토로했다. 

 

전 의원은 "2교대에 대해서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답변을 해달라. 직원들에게 알아서 하라고 하지 말고 직접 지휘하겠다는 답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2교대 근무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전 의원은 "야간 근무, 2교대 개선에 변화가 없으면 계속 사고가 일어난다. 1000억원을 투자해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외주업체 직원이 철근이 떨어져서 다치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며 "SPC가 제빵계의 원양어선이다. 해병대를 나와도 SPC 근무가 힘들 정도로 근무 강도가 너무 높다"고 질타했다. 허 회장은 전 의원의 지적에 "충분히 자체 내에서 검토해서 더 좋은 방법을 찾아 나갈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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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국회서 환노위 산업재해 청문회가 열렸다. 증인으로 참석한 SPC 허영인 회장은 가족 같은 직원을 위해 해외서 배운 공장 자동화 설비를 도입해 안전 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진=박진영 기자]

 

박정 환노위 위원장은 허 회장과 대주주 중심으로 2교대 제도를 바꿔가는 방식을 추천했다. 박정 위원장은 "SPC 계열 노동자가 2주간 114시간 야간 근무를 하다가 사망한 결과를 보고 받았다. 회사가 이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ESG경영도 해야 한다. 경영 가치가 모두 같이 살자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며 "지배구조를 통해 경영을 장악하고 거기서 나오는 이익을 대주주들이 가져가는데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어 "SPC 계열사의 공장 신규 직원 채용이 많다. 신규 채용이 많은 것은 누가 봐도 훌륭한 회사가 아니라고 본다"고 짚었다. 허 회장은 박정 위원장의 지적에 "많은 직원을 위해 일하는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박 위원장은 "2교대 문제는 사장단이 바꾸기 어렵다. 오너인 대주주가 할 수 있다. 오늘 청문회를 여는 이유도 그렇다"며 "국정감사를 참여하지 않아서 보복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안전에 대한 언급은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덧붙였다.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PC 계열사 대부분이 2조 2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후진적인 방식의 근무다“며 ”경쟁사인 CJ 제일제당은 4조 3교대를 실시한다“고 말해 선진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1970년대 방식의 근무제도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 민주당 의원들, "SPC가 글로벌 그룹으로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청문회 개최한 것" 강조

 

청문회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은 허 회장의 잘못에 대한 질책보다는 SPC가 글로벌 그룹으로 발전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데 모두 동의했다.

 

이학영(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PC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청문회에 모신 것이다. 미리 말하자면 국정감사 자리에는 와야 한다.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기업 발전에 훨씬 도움이 된다"며 "실무자들이 오면 구체적인 대답은 가능하지만 변화는 어렵다. 진정성을 확인하고 변화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에서 청문회를 하는 것이다. 오늘 잘 왔다"고 말했다.

 

이에 허 회장은 "산재 사고에 대해서 안타깝다. 본인이 부족해서 일어난 사고다. 이번에 안전 강화를 더욱 강화했고, 모든 직원들이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 안전 경영에 초점을 가지고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진정한 의미의 반성과 재발 방지의 뜻을 밝혔다.

 

전 의원은 “SPC가 글로벌 기업으로써 잘 됐으면 좋겠다”며 “사회공헌도 좋지만 사람도 살리자”고 말했고, 박 위원장은 산업환경의 개선과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청문회에 출석해 성실하게 답변한 증인에게 감사하다고 말하며 청문회를 마쳤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 환노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진행됐다. 환노위 여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은 국힘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해 "여야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청문회가 개최돼서 동참하지 않았다“며 "SPC그룹과 DL그룹의 산재 사고를 중대하게 보고 있다. 따로 지적하려는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0월 환노위가 두 그룹 직원 사망 사고의 책임과 대책 방안을 묻기 위해 종합감사를 준비했으나 두 그룹 회장이 해외 출장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후속 조치로 진행된 산업재해 청문회 진행 여부를 결정하는 종합감사에서 청문회를 거부하는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퇴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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