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롯데칠성음료가 필리핀 펩시를 등에 업고 매출 4조5000억원에 도전한다.
26일 공시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말 필리핀 펩시를 종속기업으로 편입해 매출 및 영업이익을 연결재무제표에 반영했다. 이에 지난해 국내 사업 매출 2조7573억원에 필리핀 펩시 매출 9448억원을 더해 통합 3조2246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칠성음료는 필리핀 펩시 실적이 온전히 반영되는 2024년에 연매출 4조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주주총회에서도 올해 매출 4조5000억원과 2026년 5조원 달성이라는 비전을 발표했다.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는 주총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2024년 매출 목표 달성은 필리핀 법인 효과가 가장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필리핀 펩시의 매출은 지속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1%대에서 머물러 있다.
필리핀 펩시는 2022년 9086억원에서 3.9% 상승해 지난해 9448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매출 상승세는 고무적이나, 영업이익률은 2022년 0.5%로 낮은 편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필리핀 펩시가 제조 원가 상승과 함께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의 영향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원당과 주정, 맥아 등 원재료와 유틸리티(전기, 물 등 건물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재화) 비용이 상승해 사업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 것이다.
롯데칠성음료는 필리핀 펩시의 경영 환경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펩시의 영업이익률을 올해 6.0%, 2025년 8.5% 수준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와 함께 ZBB를 필리핀 펩시에 적용해 외형 성장 뿐만 아니라 경영 효율화에도 힘쓸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ZBB 절감 사업은 필리핀 펩시에도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국내 법인은 음료 부문에서 8∼9%의 영업이익이 나오지만 필리핀 펩시는 1∼2%에 그친다"며 "필리핀의 영업이익도 순차적으로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는 2021년 박윤기 대표가 취임하면서 주류 부문에서 실적 반등에 성공했는데, 이에 대한 요인으로 ZBB 프로젝트를 꼽았다.
ZBB(Zero Basde budgeting, 영기준예산제도)는 모든 예산 항목에 대해 기득권이나 관행을 고려하지 않고 매년 백지상태에서 과거의 실적이나 정책의 우선순위를 엄격히 사정해 예산에 편성하는 방법이다. 예산 편성 시 전년도 예산을 참고하지 않아, 원가 절감과 제조 과정을 개선해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낸다.
롯데칠성음료는 2018년부터 주류 사업 적자에서 벗어나고자 ZBB로 비용 효율화에 힘썼다. 특히 관리·생산·영업 및 물류로 3개 항목을 개선했다. 구체적으로 IT시스템과 자동화 설비를 도입해 중간 유통단계의 과도한 비용부담을 줄이고, 광고 판촉비 등을 효율적으로 집행해 수익성을 개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