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김성환 체제의 지배구조 강화 드라이브 주목... IB를 겨냥한 경영전략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경영 및 투자는 글로벌 경제의 가장 뜨거운 화두이지만 '안정성'과 '수익성'이 보장되는지에 대한 논란이 많다. 하지만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ESG경영 주도에 역점을 두고 있다. 뉴스투데이가 ESG 경영 '사례분석'을 통해 실체적 평가를 시도한다. 이 기사는 뉴스투데이와 ESG센터 공동기획이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한국투자금융지주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이념을 전 계열회사로 넓히고 있다. 따라서 주력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도 향후 중장기적 ESG전략과 이행활동에 적극적인 증권사 중 한곳이다.
지난해 한국기준원(KCGS)이 평가한 지난해 한국금융지주의 ESG 등급은 종합 B+(플러스)다. 세부적으로는 환경 C, 사회 B+, 지배구조 B+다. 2022년 환경 부문에서 D 등급을 받았지만, 지난해 한 계단 오른 C 등급을 획득했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은 상장사가 아니어서 재무리스크 관리에 필수적인 지배구조(G)만 평가대상이다. 2022년에 이어 연속 지배구조 부문 B 등급을 유지 중이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도 ‘ESG 경영’을 핵심 키워드로 내세웠다. 하지만 아직 ESG의 사회 부문에 몰렸고, 지배구조 개선은 특히나 미흡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투자증권의 지배구조 B 등급은 양호한 성적이다. 대형 증권사 중 미래에셋증권과 동일한 평가 결과기 때문이다. 지난해 KCGS가 평가한 상장 증권사 지배구조 A 등급은 NH투자증권 외에는 없다.
■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 사회적 가치 창출 등 ESG 경영 이념 강화…김성환 신임 사장 ESG 행보 주목돼
한국투자금융그룹은 2022년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금융(We invest fora better future)’을 ESG 경영 비전으로 설정하고, 2023년엔 ESG 경영 비전을 뒷받침하는 ESG 영역별 목표와 방향성을 설정해 ESG 경영 전략을 구체화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그룹이 추구해야 할 ESG 방향성에 대해 고객과 그룹 계열사 임직원, 투자자 등 다양한 내·외부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해 전략 방향성 정비에 나선 것이다.
이는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그룹 차원의 ESG 경영 강화를 통해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한편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지난해 11월 23일 김성환을 한국투자증권의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했다. 5년만의 대표이사 교체다. 전임 정일문 대표이사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정 부회장은 한국투자증권 사장 시절 ESG 경영 안착을 위해 힘을 쏟았다는 평가다.
김성환 체제를 맞이한 한국투자증권은 IB(투자은행) 부문 강화와 함께, 그룹 차원의 ESG 경영 이념을 강화할 것이란 기대가 모인다. 김 사장은 오랜 기간 한국투자증권에서 근무하며 IB와 리테일 부문에서 뛰어난 역량을 펼쳐온 만큼, 준비된 리더로 불려 왔다.
김 사장은 한국투자증권을 초대형 투자은행(IB)인 글로벌 금융투자회사로 성장시키겠다는 비전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1월 김 사장은 취임식에서 “아시아 NO1(넘버 원) 증권사를 비전으로 설정하고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도전을 하겠다”며 “아시아의 골드만삭스를 만들어 가면 최고의 주주가치도 실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김 사장의 ESG경영 강화는 IB로의 성장을 겨냥한 경영전략이라는 분석을 낳고 있다.
■ 한국투자증권, 글로벌 선진 지배구조 구축 위해 이사회 건전성 확보에 역점
한국투자금융지주는 효과적인 그룹 ESG 경영 추진을 위해 먼저 기업지배구조의 ESG 경영에 대한 역할과 책임을 강화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여기에 발맞춰, 지속적인 성장과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이익 보호를 위해 불투명성을 해소하고 견고한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의 주요 의사결정은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에서 담당하고, 해당 업무에 대해선 경영진이 집행 후 이사회에 보고하게 돼 있다. 이사회는 경영진에 대한 대표이사 선〮해임 권한을 가짐으로써 상호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도록 했다.
이 같은 이사회의 경영진 견제기능이 운영과정에서 경영진과의 유착으로 약화되지 않도록 이사회의 과반수를 독립성이 검증된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이사회의 주요 의사결정이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특정 배경, 전문성에 편향되지 않게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배치했다.
특히 현재 모든 이사는 상법,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등에 따른 임원 자격요건, 독립성 기준을 충족하고 있으며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2023년 9월 30일 기준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8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내에는 △경영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감사위원회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보상위원회 △ESG위원회 총 6개의 위원회가 있다.
또한 이사회와 이사회 내 위원회 구성, 역할 및 활동은 사업보고서 및 반·분기 보고서를 통해 정기적으로 공개한다. 사외이사의 선임, 평가, 활동내역 등도 수시 또는 정기적으로 내보인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회사는 지배구조법 등에 기반해 지배구조 원칙을 건전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 발빠른 ESG위원회 출범…사내 1명, 사외이사 3명
한국투자증권은 일찌감치 ESG위원회를 설립하고 사회 책임투자 강화에 나섰다. 2021년 5월 ESG 관련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ESG위원회를 출범한 뒤에, 국내 증권 산업 내 ESG 생태계를 조성하는 선도적인 행보를 보였다.
해당 ESG위원회는 ESG 경영의 기본 전략 및 정책을 수립하고 이행을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와 관련해 회사의 전략 및 정책을 수립하고 이행여부를 관리하는 업무도 수행한다.
구체적으로는 ESG 전략·계획에 관한 사항 및 ESG 관련 주요 정책의 수립에 관한 사항 등에 대해 결의하고, ESG 추진 현황 및 이행내역 등에 대해 보고 받는다.
한국투자증권의 ESG위원회에서 의결된 사항을 최종적으로 한국투자금융지주의 ESG위원회에서 모니터링함으로써 전 그룹사에 ESG 경영 확산 및 내재화 수준을 강화할 예정이다.
ESG위원회는 위원으로는 지난해 9월 3일 기준 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3명을 합쳐 총 4인으로 뒀다. 2021년 ESG위원회 설립 당시에는 사외이사 2인으로 구성됐는데, 지난해 9월 1인이 추가됐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ESG위원회를 통해 더욱 일관성 있고 체계적인 정책을 펼쳐나가는 것은 물론, 사회적 가치 창출을 선도하는 금융회사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 기후변화 대응의 '퍼스트무버' …ESG위원회 중심 환경경영체계 구축
한국투자증권은 기후변화 대응 강화를 위해 친환경경영체계 구축은 물론 온실가스 배출 관리에 앞장서는 증권사다. 금융의 환경영향 관리 차원에서는 ESRM(환경사회리스크관리체계) 체계 운영과, 친환경 금융 포트폴리오 관리에 힘쓰고 있다.
또한 한국투자금융그룹 최초(2020년 8월)로 탈석탄을 선언했으며, 2022년 4월엔 자발적 상쇄배출권 시장(VCM)에도 진출했다.
특히 2021년 4월 국내 증권사 최초로 국내 탄소배출권 거래시장(K-ETS) 시장조성자로 선정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시장 시장조성자로서 시장 활성화 및 유동성 공급을 위해 매수, 매도 호가를 제시해 호가 공백을 해소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투자증권은 2022년 11월 COP27(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한국 산업계 대표로서 K-ETS 시장 관련 발표를 진행했으며, S&P Global Carbon Markets Conference 및 Carbon Forward 2022에도 패널로 참여해 한국투자증권의 적극적인 배출권 시장 참여 성과 및 주요 동향을 소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