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환종의 스쿠버 다이빙 시즌 3] 태국 시밀란 리브어보드 (2), 리브어보드 첫 다이빙! 환상적인 시야에 반하다

최환종 전문기자 입력 : 2024.03.14 22:46 ㅣ 수정 : 2024.03.15 10:43

시밀란 배 위에서 듣는 "Wake up"은 자기 자신과 싸움을 했던 예비생도 시절을 연상시켜
첫 다이빙 포인트 “Hideaway”의 44분은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감탄과 상쾌함의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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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 보드

 

[태국 시밀란/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첫 번째 다이빙 포인트에 도착할 때까지 배정받은 선실에서 잠을 청했으나 밖에서 들려오는 배의 엔진 소음이 너무 커서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국방부 검열관 시절, 새벽에 긴급하게 해군 고속정을 타고 서해 00섬으로 이동할 때는 그런 소음을 못 느꼈는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체력이 약해져서 그런지 아무튼 첫 날 새벽에는 엔진 소음 때문에 깊은 잠을 잘 수 없었다.

 

그러나 피곤해서인지 어느 순간 잠에 빠져들었고, 06:00가 되자 보트 승무원 중 누군가가 큰 목소리로 “06:00. Wake up ~~~”이라고 외치며 다닌다.

 

사관학교 가입교 예비생도 시절(필자가 사관학교에 입학할 당시에 각군 사관학교에서는 사관학교 입학시험에 합격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식 생도가 되기 전에 약 한 달간 생도가 되기 위한 강도 높은 기본군사훈련 등을 포함한 소정의 교육을 실시하는데, 여기서 탈락하면 생도가 될 수 없다. 고등학생에서 생도가 되기 위한 그 한 달간의 과정은 육체적인 고통과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작전참모 생도가 기상시간 5분 전에 “예비생도! 기상 5분전!”이라고 외치던 것이 연상되었다.

 

그 당시에 단잠을 자던 예비생도들은 그 목소리에 ‘오늘도 힘든 하루가 시작되는구나’하고 침대에서 일어나고는 했는데, 시밀란의 배 위에서 듣는 그런 외침은 예비생도 시절을 연상시켰다. 

 

06:00에 기상해서 브리핑 장소로 갔다. 보트 2층에 있는 브리핑 장소는 식당 옆의 공간이고, 식당에는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게 음식(빵, 야채, 음료수 등)이 준비되어 있었다. 아침 식사는 오전 첫 다이빙 이후에 실시한다. (위쪽 브리핑 보드 참조. 첫날 다이빙 일정이다.)

 

간단하게 빵과 야채 등을 먹은 후, 첫 번째 다이빙에 대한 브리핑이 있었다. 역시 보트 리더인 스티브가 다이빙 포인트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과 안전사항 등을 설명했다.

 

위 사진에 있는 하루 일정표를 보면 알겠지만 다이빙은 08:00부터 일몰 전까지 하루에 4번(오전 2회, 점심 식사후 2회)을 실시한다. 보통 육지에 있는 다이빙 리조트에서는 하루 3회를 기본으로 하는데, 필자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하루 4회 다이빙을 했어도 체력이 넘쳐났으나 이번 리브어보드 다이빙에서는 하루 4회가 조금 힘들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도 서울에서 푸켓까지 오는 피로가 쌓인 상태에서 곧바로 잠도 제대로 못자고 다이빙을 해서 그럴 것이라고 스스로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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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다이빙 포인트에 대한 브리핑을 하는 스티브. 쾌활하고 호남형인 얼굴인데 이른 아침인지 피곤해 보인다

 

08:00. 드디어 첫 번째 다이빙을 시작했다. 다이빙 포인트는 “Hideaway”.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이 포인트는 두 개의 섬(이 섬들이 각각 island 5, island 6 이다) 주변에 있다.

 

우리 팀은 자연스럽게 어제 저녁에 공항에서 만난 젊은 다이버들과 한 팀이 되었고 다이빙 일정이 끝날 때까지 다이빙을 같이 했다. 이들에 대한 얘기는 나중에 다시 하겠다. 그리고 다이빙 기간 내내 우리 팀을 이끈 강사는 필자와 거의 동년배인 신원섭 강사(강사명 로빈. 이곳에서는 한국인 강사들이 모두 영어 이름을 사용했다)였다.

 

큰 보트에서 딩기 보트에 올라탄 일행은 근거리에 있는 다이빙 포인트로 향했다(태국의 해양국립공원 규정상 큰 보트에서 직접 바다로 들어가는 것은 금지되어 있어서 작은 딩기 보트로 옮겨탄 후에 다이빙 포인트로 가야 한다).

 

다이빙 시간은 44분, 최대 수심 9.8m(평균 수심 4.6m), 수중 시정은 대단히 양호했고(이제까지 겪었던 수중 시정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양호했다), 수온은 28도였다. 첫 다이빙은 Check diving 성격이었고, 필자도 몇 달 만에 하는 다이빙이라 수중에서의 동작, 특히 카메라를 조작하는데 익숙해지는데 필요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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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인 수중 시정. 수평 시야가 대략 50m는 되는 것 같다

 

이곳 “Hideaway” 포인트에서의 44분은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감탄과 상쾌함의 연속이었다. 언젠가 보홀에 처음 갔을 때가 생각났다. 그때도 너무나 양호한 수중 시정과 건강한 수중 생태계 때문에 이날과 같은 감동의 연속이었다.

 

시밀란에 오기 전에 시밀란 유경험자인 윤 교수에게서 들은 이곳 수중 생태계에 대한 얘기는, 치어 떼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고 덩치가 큰 녀석들이 아닐라오에 비해서 엄청 많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첫 번째 다이빙에서 과연 윤 교수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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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종 프로필▶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여단장,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現 국립한밭대학교 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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