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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회장 대한상의·SK그룹 '두마리 토끼' 사냥 가속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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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영 기자
입력 : 2024.02.19 05:00 ㅣ 수정 : 2024.02.19 05:00

최태원 SK그룹 회장, 차기 대한상의 회장 연임 유력
대한상의 2기 체제 열어 민간 경제외교에 앞장설 것으로 보여
반도체·배터리 등 SK그룹 기업경쟁력 강화하기 위한 경영행보도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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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개회사에 나선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사진 = 대한상공회의소]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지난 3년간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를 이끌며 역대 어느 회장보다 분주하게 민간 경제외교 역할을 수행해 온 최태원 (64·사진) SK그룹 회장이 다음 달 25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대한상의 회장 임기는 3년이며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최태원 회장은 2021년부터 대한상의를 이끌고 있다.

 

최 회장은 대한상의 출범 이래 국내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처음으로 회장을 맡았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대한상의 위상 강화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대한상의 수장 취임 당시 ‘사회적 가치창출’과 ‘적극적 역할’을 약속했던 최 회장은 ‘2030 부산 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에 앞장섰으며 이를 위해 두드러진 글로벌 경영 행보를 보여왔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 연임 가능성이 크다. 최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면 ‘대한상의 2기 체제’를 열어 다시 한번 민간 경제외교에 앞장설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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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030 부산엑스포 부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19일 재계에 따르면 서울상의는 오는 29일 의원총회를 열어 최 회장을 재추대한다. 그리고 대한상의는 다음 달 21일 의원총회를 개최해 대한상의 회장 후보를 논의하며 최 회장 연임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서울상의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을 겸직한다. 이에 따라 이변이 없는 한 최 회장은 이달 29일 연임을 확정해 다음달 대한상의 의원총회에서 연임 안건이 무사히 통과될 전망이다. 

 

사실 최 회장 연임은 그동안 재계에서 어느정도 예상된 시나리오였다. 역대 회장들도 대부분 연임했기 때문이다.

 

최 회장도 역대 대한상의 회장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대한상의 활동을 펼쳐왔다. 그 가운데 특히 부산엑스포 유치활동은 최 회장 열정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한상의는 2022년 7월 산하 조직으로 부산엑스포 유치지원 민간위원회를 출범했다.

 

최 회장은 부산엑스포 유치지원 민간위원장으로 임명돼 2023년 11월 2030 엑스포 개최지 발표까지 1년이 넘는 기간동안 엑스포 유치 활동에 열정을 쏟아부었다. 

 

이를 위해 그는 180개국 이상을 방문했으며 2030 엑스포 결정을 한달여 남은 지난해 10월에는 한달 내내 해외 출장을 다니며 강행군을 펼쳤다.  아쉽게도 부산엑스포 유치는 실패했지만 최 회장의 활약상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최 회장은 엑스포 활동외에 민간 외교 사절단으로 맹활약했다.

 

그는 2021년 3월  미국상공회의소(미국 상의) 회장으로 새롭게 취임한 수잔 클락(Suzanne Clark) 회장에게 서한을 보내 한미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협력하자며 먼저 손을 내밀었다. 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미국상의가 새로운 미국경제 리더로 한미 관계 강화에 주력해주기를 기대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최 회장은 같은 해 5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방미 사절단의 유일한 경제단체장으로 ‘한미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미국 측 재계 인사들과 경제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이날 최 회장은 지나 레이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을 만나 한미 양국 경제현안을 논의하고  이후 백악관으로 자리를 옮겨 한미 정상회담 브리핑에 참석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또 국내 재계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 안착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이를 보여주듯 최 회장은 ESG경영과 관련해 SK그룹 내부는 물론 대외적으로 기업-정부-사회의 연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한상의도 2021년 4월 ESG 포럼을 열어 ESG 이슈를 다뤘다. 또한 대한상의는 같은 해 12월 ESG에 대한 실질적 이해를 키우고 실제 경영도 접목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제공하는 플랫폼 ‘으쓱’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에 힘입어 대한상의는 ESG 선도 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렇다 보니 대한상의 내부에는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최 회장이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전망이 우세했다. 

 

최 회장은 회장 부임 후 한두 달에 한 번 대한상의를 방문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일주일 한 번 대한상의를 찾아 조직 활성화를 극대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최 회장 대외 활동이 점차 많아져 SK그룹 차원에서 전부 지원하지 못할 정도라는 얘기도 나올 정도였다. 

 

재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으로 맹활약해 왔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에 힘입어 대한상의 영향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대한상의 수장은 통상적으로 연임이 이뤄지기 때문에 최 회장 본인이 거절 의사를 밝히지 않는 이상 재임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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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사진 = 대한상공회의소]

 

하지만 단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최 회장이 SK그룹 내부 살림 챙기기에 집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반도체 계열사 SK하이닉스는 2022년 4분기부터 영업적자 늪에 빠졌다. SK하이닉스는 그후 1년 후인 지난해 매출 11조3055억원과 영업이익 3460억원(영업이익률 3%)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연간 실적은 매출 32조7657억원과 영업손실 7조7303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마무리했다. 올해는 메모리 반도체가 반등하는 등 회복세가 점쳐진다. 

 

특히 AI(인공지능) 인프라 확산으로 SK하이닉스가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HBM(고(高)대역폭메모리)의 가파른 성장이 예상돼 '선택과 집중'을 통한 기술 경쟁력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배터리 사업을 맡은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온은 2021년 10월 출범한 후 단 한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한 채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SK온은 △2021년 6880억원 △2022년 1조726억원 △2023년 5818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최 회장도 SK온 상황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2024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석희 전(前) SK하이닉스 대표를 SK온 대표이사 자리에 앉혔다. 이 대표는 SK하이닉스에서 2017∼2018년 사상 최고 실적을 내는 데 기여한 인물이다. 이에 따라 이 대표가 SK온의 적자 고리를 끊어내라는 최 회장의 의중이 담긴 인사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투자금(CAPEX)으로 지난해보다 약 50% 늘어난 10조원을, SK온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7조5000억원을 올해 편성했다.

 

기술 초격차를 통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적극적인 투자는 필수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업황 악화로 실적이 부진해 투자에 따른 재무부담도 만만치 않다.

 

SK그룹 총 차입금은 2022년 말 100조원대에서 2023년 상반기 기준 119조원까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SK의 재무부담 위험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SK그룹의 이러한 속사정을 고려해 최 회장이 내실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대한상의 회장을 단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최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 연임에 긍정적인 뜻을 내비쳐 왔다. 그는 지난 1월 ‘2024 경제계 신년인사회’ 이후 연임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하라면 더 해야지”라고 언급했다.

 

그룹 속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 연임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데는 세대 교체를 통해 그룹 2인자 자리에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수펙스) 의장에 대한 신임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최창원 의장은 사업 수완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난 인물이다. 이에 따라 최 회장도 최 의장에 대한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기대에 부응하듯 최 의장은 수펙스 임기 초부터 내부 조직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그는 2000년 주 5일제 근무 도입과 함께 사라진 ‘토요일 사장단 회의’를 되살리고 수펙스와 지주사 SK로 나눠진 투자센터를 통폐합하는 등 조직 효율화를 추진했다. 또한 그는 △투자계획 전면 재검토 △비주력 자산 및 지분 매각 추진 등 재무 안정화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도움에 힘입어 최 회장이 SK그룹과 대한상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사냥하는 데 성공할 지에 시선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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