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커진 금융지주 보험사…KB‧신한 순익기여도 ‘껑충’
KB금융 보험계열사 순익 1조 돌파…KB라이프 지주 기여도 5.51%
신한라이프 지주 기여도 10% 넘어서…신한카드와 격차도 축소
하나생명, 2023년 순익 전년 대비 62.3% 감소…보험 강화 절실
보험 없는 우리금융, 비은행 기여도 축소에 보험사 매물 찾기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총액이 감소한 가운데 보험계열사의 유무가 비은행부문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 보험계열사가 없거나 규모가 작은 우리‧하나금융은 보험사 인수를 통한 비은행부문 강화가 절실해 보인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총액은 14조968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15조5309억원에 비해 3.6% 감소한 규모다. 신한‧하나‧우리의 당기순익 규모가 축소한 가운데 KB금융은 홀로 11.53% 증가했다.
KB금융의 순익 규모가 증가한 데는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의 약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
KB손보는 지난해 7529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5572억원에 비해 35.12%나 증가한 것이다. KB손보 관계자는 "장기인보험 상품 경쟁력 증대, 시장 적극 대응으로 시장점유율 및 신계약 수익이 증가했다"면서 "금리하락에 따른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FVPL) 금융자산 평가손익 증가도 순익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KB라이프는 지난해 2562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하며 전년 1358억원에 비해 88.66%나 급성장했다. KB라이프 관계자는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대를 위한 단기납종신 중신의 보장성보험 판매를 강화한 가운데 FVPL 평가손익이 큰 폭으로 확대되며 순익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KB금융 보험계열사의 합산 순익규모는 1조91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지주 순익기여도는 21.78%로 20%를 넘어섰다. KB손보의 순익기여도는 2022년 13.42%에서 2023년 16.25%로 2.83%포인트(p) 상승했다. KB라이프 역시 3.27%에서 5.53%로 2.26%p 올랐다.
신한금융의 경우 신한라이프가 순익 규모를 확대하며 크게 기여했으나 손해보험사의 부진이 뼈아픈 지점이다.
신한라이프는 2023년 4724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4494억원에 비해 5.11% 증가한 수치다. 지주 순익기여도는 9.63%에서 10.82%로 1.19%p 확대됐다. 신한금융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기여도가 가장 높은 신한카드와의 기여도 격차도 4.12%p에서 3.39%p로 줄었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4분기 대체투자 관련 평가손실 인식에도 불구하고 CSM 확대에 따른 보험이익 증가와 유가증권 평가손실 기저효과 소멸로 전년 대비 순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지난해 순익 격차는 2639억원이다. 신한금융의 손보 계열사가 업계 중위권 정도의 순익만 기록해도 '리딩금융' 자리를 꿰찰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다만 손보 계열사인 신한EZ손해보험이 7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지속하고 있어 손보 계열사의 성장이 시급하다.
보험사 규모가 작은 하나금융과 보험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 경우 보험사 인수를 통해 비은행 부문 확대에 나설 필요가 있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3조4516억원이다. 이 가운데 하나생명의 순익기여도는 0.19%(65억원)로 존재감이 미미하다. 지난해 3분기까지 436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한 하나손해보험의 경우 그룹 실적발표에서 '기타'로 합산될 만큼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보험부문 강화를 위해 KDB생명 인수를 추진했다가 중단한 바 있다. 하나금융은 "보험업 강화 전략 방향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인수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은행의 순익기여도가 99.97%에 달한다. 비은행 부문에서는 우리금융캐피탈과 우리카드가 그나마 존재감을 보이고 있지만 이익 규모가 은행에 비해 턱없이 작은 상황이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보험계열사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증권사를 우선 인수한다는 방침이어서 올해 보험사 인수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이 우량매물로 꼽히는 롯데손보 또는 동양생명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다만 두 곳 모두 인수가로 2조원 규모의 금액이 거론되고 있어 인수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보험사가 지주의 실적을 갈랐다"면서 "특히 생‧손보 모두 우량한 KB금융이 '리딩금융'을 차지했다"면서 "비은행 가운데서도 카드사는 조달금리 등 이슈로 실적이 저하된 반면 보험사는 실적이 성장한 만큼 금융지주들이 보험업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우량 보험사를 인수해 단기간에 실적을 올릴 수도 있겠으나 적정 인수가를 맞추는 것이 과제"라면서 "우량매물로 꼽히는 롯데손보와 동양생명 모두 2조원 규모가 거론되는 만큼 무리해서 나서기보다는 적당한 매물을 찾아 성장시키는 것이 더 나은 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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