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장벽 없애 외국인 운전기사 대폭 확대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현재는 일본어로만 실시 중인 제 2종 운전면허시험이 앞으로는 외국어로도 제공된다. 이를 위해 일본 경찰청은 운전면허시험 예시문제를 20개 언어로 번역하여 전국의 경찰서에 제공하고 경찰서는 번역본을 기준으로 면허시험 문제들을 출제할 예정이다.
제 2종 운전면허는 보통 택시나 버스, 트럭 등 운전을 업으로 삼기 위해 취득하는데 일본 정부는 더 많은 외국인들이 운전면허를 취득하고 관련 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허들을 낮추어 운송업계의 만성적인 인력부족과 고령화를 완화하겠다는 심산이다.
다만 현 시점에서 인력부족 업종에 취업하는 외국인에게 발급되는 특정기능 비자에 운수업은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국토교통성이 서둘러 부족한 인원규모와 업계현황 등을 파악하여 특정기능 비자 발급대상에 자동차 운수업을 추가할 계획이다.
국민의 편의와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 차량 운전에 적극적으로 외국인을 투입하려는 이유는 그만큼 업계 내에서 인력부족 현상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법인택시 운전기사는 2006년부터 22만 1849명이나 줄어 40% 가까이 감소했는데 작년부터 외국인 관광객의 급증으로 수요공급이 완전히 어긋나버렸다. 노선버스 운전기사 역시 인력난이 심화되면서 전국 버스노선의 80% 가량이 감편 또는 폐지되었고 운전기사 부족을 이유로 소규모 회사들이 폐업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4월부터는 모든 운전기사의 잔업시간이 연 960시간으로 엄격히 제한됨에 따라 시민의 발이 되어 주는 택시, 버스는 물론이고 트럭마저 운행시간이 단축되어 전국 물류망에도 지장이 발생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예측이다.
일본에서 2종 면허는 택시에 적용되는 보통과 버스, 트럭에 적용되는 중형, 대형 등으로 나뉘고 일반 승용차를 위한 운전면허는 1종으로 분류된다. 교육을 위해서는 전문 교습소에 다녀야 하고 적성시험과 학과시험을 통과해야 비로소 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1종 면허시험은 기존에도 외국어로 응시가 가능했지만 인원과 물자를 전문적으로 수송하기 위한 2종 면허시험은 일본어로만 실시되었던 탓에 약 150만 명에 달하는 2종 면허 보유자 중 외국인 비율은 거의 없다시피 한 것이 현실이다.
한 예로 대형 택시회사 중 하나인 히노마루교통(日の丸交通)은 2017년경부터 외국인 택시기사 채용에 힘써왔지만 현재도 전체 운전기사의 5%정도인 94명밖에 채용하지 못 했다.
일본교통(日本交通) 역시 택시 배차 어플리케이션 GO와 협업하여 지리를 잘 모르는 기사들도 운전에 무리가 없도록 보조하고 외국인과의 의사소통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경로입력과 결제시스템을 추가했지만 이런 노력들이 운전기사 확보로 이어졌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듯이 운전기사가 부족한 것은 단순히 인구감소나 고령화 탓이 아닌 그들의 열악한 처우에 있음도 기업들이 고민해볼 문제다. 실제로 일본 택시 운전기사의 평균 연봉은 370만 엔으로 전체 직장인 평균인 496만 엔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기 때문에 급여만 타 직종과 비슷하게 올려도 인력수급이 훨씬 원활할 것이라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