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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그룹, 생성형 AI 활용한 자소서를 판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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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입력 : 2023.11.08 05:39 ㅣ 수정 : 2023.11.08 05:39

삼성, LG, 현대, SK 등 올해 챗GPT 활용한 자기소개서 확인하는 별도 프로그램 사용 없어
기업들, 교육과 경험 풍부한 면접관 질문 2~3개로 챗GPT가 작성한 자기소개서 분류 가능해
생성형 AI가 작성한 서류 잡아내는 킬러 프로그램, 빠른 속도로 진화…편법 지원 어려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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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를 사용해 자기소개서를 만드는 취업준비생이 늘어나면서 면접을 강화하는 기업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올해 대부분 대기업은 생성형 AI로 작성한 자기소개서를 걸러내는 별도의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생성형 AI가 작성한 입사서류를 잡아주는 프로그램이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있어, 취업준비생의 생성형 AI를 활용한 입사 서류 작성은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 프리픽]

 

[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AI 자기소개서 검사기가 기업별로 보유한 DB를 바탕으로 표절률‧결함 수 검사를 하는데는 우수한 능력을 보이지만 최근 유행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사용한 자기소개서를 걸러내는 데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챗GPT와 뤼튼, 네이버 클로바X 등 생성형 AI를 활용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취업준비생의 수가 늘어나서 기업의 면접 전형이 강화되고 있다.

 

기업에서는 교육과 훈련을 통해 생성형 AI가 작성한 자기소개서를 찾고 있고, 이를 걸러내는 킬러 프로그램도 상당한 수준으로 개발되고 있어서 머지않은 미래에 생성형 AI를 활용한 입사서류 지원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채용에서 챗GPT 등을 활용한 자기소개서 판별 프로그램을 도입하지 않고 있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입사 서류를 작성하는 지원자가 늘어나는 사실을 알지만 대안 프로그램을 만들기보다는 삼성전자 직무적성검사(GSAT)와 면접에 변별력을 두는 것이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는데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표절률 검사로 유명한 국내 2대 기업인 롯데와 SK그룹도 생성형 AI를 이용한 자기소개서를 판별하는 프로그램을 갖추지 못했다. 다만, 롯데그룹은 AI가 1차적으로 표절 여부를 판별한 후 2단계에서 인사팀이 추가 검증을 거치는 방법으로 AI 활용 자기소개서를 구분하고 있다. SK그룹은 자기소개서 표절을 가려내는 ‘에이브릴(Aibril)’을 사용하고 있지만 생성형 AI를 사용한 자기소개서를 잡는 데는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LG 등 다른 대기업에서도 생성형 AI 프로그램을 사용한 지원자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고 있는 수준이다. 이처럼 대부분 기업들은 AI 시스템을 통한 표절 검사와 사람을 통한 이중 확인을 겸하는 방식을 유지하면서 인적성검사‧면접을 통해 기업에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는데 더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들이 생성형 AI를 사용한 입사서류를 걸러내는데 몰입하지 않는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분석된다. 먼저, 기업별로 인사담당 부서에서 수십 년 동안 개발해 온 인재 채용 프로그램이 채용담당자에게 더 큰 신뢰를 주기 때문이다. 인‧적성검사를 통해 직무별로 필요로 하는 직무 역량을 가진 인재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기업의 면접관은 반복된 훈련과 경험을 통해 2~3개의 질문으로 자기소개서에 적혀 있는 내용의 진위 여부를 구분할 수 있다.

 

AI 자기소개서 검사기가 생성형 AI를 활용한 입사서류의 데이터베이스(DB)를 충분히 확보하지 않아서 평가 일치도와 신뢰도를 갖추기 어려운 것이 두 번째 이유다. AI 검사기는 기업별로 축적된 DB를 바탕으로 표절률 검사를 진행한다. DB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제대로 된 검사를 하기 힘들다. 생성형 AI가 2030 세대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자기소개서 작성에 사용된 것이 최근의 일이어서 2~3년 간 충분한 양의 DB를 축적해야 신뢰도 높은 표절률 검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생성형 AI를 사용한 자기소개서 작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법적인 제도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현행법상 자기소개서를 ‘대필’한 경우는 업무방해‧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법적인 처벌을 할 수 있지만 생성형 AI를 활용한 경우는 처벌할 기준이 없다. 처벌 기준을 마련하면 이를 바탕으로 각 기업에서 생성형 AI가 작성한 자기소개서를 제출한 지원자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

 

한편, 입사에 챗GPT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부정사용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도 더불어 발전하고 있다. AI 기술 기업인 무하유는 AI 서류 평가 솔루션 '프리즘'에 GPT 탐지 솔루션 'GPT킬러'를 연동하는 단계까지 기술을 개발했다. 무하유는 GPT킬러를 통해 자기소개서 9만6373건 가운에 챗GPT가 작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문서를 잡아내는 실험도 성공했다. 이 검사에서 발견된 챗GPT가 작성한 자기소개서는 18.3%로, 자기소개서 10개 중 2개가 챗GPT가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양한 기업에서 챗GPT 활용 문서 검사기를 개발하고,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확실하게 신뢰할 수 있는 AI 검사기로 인정받는 시대가 도래하면 AI를 활용한 자기소개서가 서류 전형에서 통과될 확률을 급격히 낮아질 전망이다. 

 

취업준비생은 남의 것을 베껴서 자기소개서를 만들기보다는 체계적인 경력 개발을 통해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이 요구하는 직무 역량과 부합하는 인재상을 갖춘 리더가 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새로 개발되고 있는 검사기를 사용하지 않는 채용 담당자들은 이미 많은 경험과 교육을 통해서 생성형 AI가 작성한 자기소개서를 구분할 수 있다. 취업준비생의 생성형 AI 활용 속도가 기술 개발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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