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공룡 아마존⑤끝] 아마존과 쿠팡의 사례로 본 납품업체와의 상호윈-윈 필요성

정승원 기자 입력 : 2023.11.03 00:07 ㅣ 수정 : 2023.11.03 03:57

혁신적인 방식으로 전자상거래 업계 1위에 오른 아마존과 쿠팡 모두 무리한 영업방식 둘러싸고 논란 끊이지 않아, 성장과정에서 공헌해온 납품업체들과의 공존방식 새롭게 모색해야 할 시기라는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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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로, 유통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공룡으로 불린다. 아마존의 성장전략은 최저가를 앞세워 소비자에게 좋은 상품을 가장 싼 가격에 제공한다는 것을 명분으로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원하는 상품을 싼 값에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아마존이 깔아놓은 생태계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납품업체들 입장에서는 최저가에 맞추기 위해 수익을 포기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마존의 성장전략이 몰고온 최저가 정책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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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아마존과 쿠팡의 성장과정을 들여다보면, 기존 업계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혁신적인 방식을 통해 전자상거래 업계 1위에 올랐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지금의 위치까지 오르는데 공헌해온 수많은 납품업체들의 존재를 잊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많다.

 

아마존과 쿠팡이 거대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 납품업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긍정적 시장조성자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고의든 아니든, 납품업체들이 불이익을 받거나, 알게 모르게 손실을 떠안고 있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납품업체들은 불공정한 대우를 받아도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온라인 유통공룡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는 비판이다.

 

◇ 캘리포니아주 등 17개 주에서 시작된 아마존 때리기=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 격인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글로벌 유통공룡 아마존을 겨냥한 대규모 소송을 진행 중이다. 아마존이 코로나19 기간 중 고속성장을 구가한 배경에는 아마존프라임이 큰 역할을 했는데, 아마존프라임이 아마존 측의 홍보와는 다르게 소비자들에게 오히려 불리하게 설계되어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마존프라임은 매월 12.99달러, 연간 139달러를 지불하면 무료 배송, 2시간 배송,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 혜택을 받는 서비스로, 아마존은 코로나19 시작과 함께 아마존프라임 이용자 수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는데 성공했다.

 

FTC는 아마존이 수백만 명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동의도 없이 유료 구독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에 등록시키고 취소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하며, 아마존 본사가 위치한 시애틀 연방법원에 아마존을 고소했다.

 

FTC가 법원에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아마존프라임 취소를 시도한 소비자들은 취소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여러 미로 같은 단계에 직면해 탈퇴를 어렵게 설계했다는 것이다. 아마존은 또 조사를 지연시키려는 '의도적인 위법행위'도 저질렀다고 FTC는 밝혔다.

 

FTC는 향후 위반을 방지하기 위해 민사 처벌과 영구적인 금지 명령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소송에는 시애틀을 비롯해, 뉴욕주 코넷티컷주 등 미국 내 17개 주가 소송에 동참해 전국적 규모의 소송으로 확대되고 있다.

 

아마존은 이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아마존 측은 FTC의 소송 직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연방거래위의 주장을 “사실과 법에 대한 거짓”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 햇반전쟁이 불러온 반쿠팡연대= 쿠팡은 지난해 CJ 측과 햇반을 둘러싸고 한치 양보없는 싸움을 벌였고, 이 싸움은 과거형이 아니라, 아직도 끝나지 않은 현재진행형이다.

 

햇반에서 시작된 양측의 갈등은 뷰티산업에 이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쿠팡과 CJ제일제당 측은 작년 햇반과 비비고 등 CJ제일제당 제품의 단가와 마진율을 놓고 협상을 벌이던 중 쿠팡이 일방적으로 발주물량을 중단하자, CJ 측은 쿠팡이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불합리한 요구를 했다며, 제품 전부를 쿠팡에서 철수시키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이에 대해 쿠팡은 CJ제일제당이 납품가를 올리고, 약속된 발주 물량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신뢰관계가 깨진 상황에서 더 이상 거래를 진행하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 불가피하게 발주물량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양측은 이후 수 차례 협상을 가지면서 절충에 나섰지만 1년이 다 되어가는 현재까지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CJ 측은 한걸음 더 나아가 올해 3월에는 네이버쇼핑에 입점해 네이버와 손잡는 한편, 경쟁사인 마켓컬리 전용 햇반을 내놓고, 신세계 계열사들과 제휴를 강화하는 등 반 쿠팡연대를 결성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LG생활건강도 2019년부터 쿠팡에 생활용품, 코카콜라의 입점을 거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쿠팡이 경쟁업체에게 제공하는 제품 납품가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반복적인 반품처리를 했다는 이유로 쿠팡을 유통업법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공정위가 LG생활건강의 손을 들어주며 쿠팡에 과징금을 부과하자, 쿠팡 측은 이에 반발해 지난 2021년 2월 공정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시작했다.

 

◇ 유통공룡들간 싸움으로 피해는 결국 소비자 몫?= 쿠팡이 LG생활건강, CJ 측과 갈등을 빚으면서 결국 애꿎은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쿠팡과의 갈등이후 LG생활건강과 CJ 측이 자사제품을 쿠팡에서 철수시키면서 소비자들은 제품에 대한 선택의 폭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갈등이 뷰티산업 등으로 확산되면서 거대기업간 싸움은 이전투구식 감정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LG생활건강이 쿠팡을 공정위에 신고한 데 이어 이번엔 쿠팡이 지난 8월 CJ올리브영을 공정위에 갑질 신고를 했다. 쿠팡 측은 올리브영이 지난 2019년부터 쿠팡을 경쟁상대로 여기고 뷰티 시장 진출 및 성장을 지속적으로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CJ올리브영 측은 쿠팡 측의 주장은 억측에 불과하다면서 오히려 CJ제일제당 제품 철수에 대한 앙갚음으로 보고 있다.

 

쿠팡과 CJ올리브영은 많은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거대 유통망이다. 양측의 양보없는 싸움으로 결국 피해는 소비자들만 보게 생겼다. 유통시장의 건전한 발전방향은 기본적으로 기업 간 선의의 경쟁을 통해 좋은 제품을 보다 싸게 소비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인데, 지금과 같은 이전투구식 싸움은 소비자들의 이익은 안중에도 없는 그들만의 싸움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마진율을 놓고 시작되어 지금은 다분히 감정싸움으로 확산된 거대기업 간 싸움은 플랫폼에서 특정제품을 찾는 고객 입장에서는 구매할 수 있는 선택지가 줄어든다는 피해로 연결된다.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게 되면 결국 기업은 언젠가는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누구 측 주장이 맞는지는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여 확인하기가 힘들지만, 유통과 제조업체 간 갈등에 애꿎은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는 상황에서 거대 플랫폼을 구축하여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쿠팡 측의 대승적 접근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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