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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공룡 아마존③] 한국 이커머스 공룡 쿠팡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유
정승원 기자
입력 : 2023.11.01 00:50
ㅣ 수정 : 2023.11.01 17:20
한국판 아마존 꿈꾸는 쿠팡, 이커머스 시장점유율 1위 오른 후 유통공룡 쿠팡을 둘러싼 논란도 커져, 플랫폼 입점 판매자에게 과도한 책임 부과하는 불공정약관 비롯해 자체 PB상품 판매에 따른 불공정 문제 등 도마위에 올라
아마존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로, 유통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공룡으로 불린다. 아마존의 성장전략은 최저가를 앞세워 소비자에게 좋은 상품을 가장 싼 가격에 제공한다는 것을 명분으로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원하는 상품을 싼 값에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아마존이 깔아놓은 생태계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납품업체들 입장에서는 최저가에 맞추기 위해 수익을 포기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마존의 성장전략이 몰고온 최저가 정책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는 쿠팡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다. 국회 환노위의 종합감사에는 홍용준 쿠팡 CLS(쿠팡 물류배송 자회사)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는데, 쿠팡의 하청업체 배달기사 사망, 입점업체간 갈등, 입금업체에 대한 대금 정산기간 등이 도마위에 오른 것이다. 이와 별개로 국회 정무위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쿠팡의 영업행위와 관련해 여야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지기도 했다.
국회에서의 이같은 관심은 시장점유율 1위 이커머스 플랫폼이자 한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쿠팡의 달라진 위상을 말해주는 것이지만, 유통공룡 쿠팡을 둘러싼 비판적 시각이 엄연히 존재함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 국내 이커머스 시장 1위 오른 쿠팡= 쿠팡은 국내 최대 이커머스 1위기업이다. 2010년 소셜커머스로 시작한 쿠팡은 빠른 새벽배송을 앞세워 빠르게 시장을 점유해 나가더니, 지금은 네이버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 있다.
30일 유통업계와 하나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기준 온라인 거래 시장 전체 53조7142억 원 중 쿠팡의 점유율은 21.8%로 가장 높았다. 2위는 네이버로 20.3%로 나타났다. 쿠팡은 2021년 3분기 처음으로 네이버를 추월하는데 성공한 이후 줄곧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3분기에는 사상 처음 분기 흑자를 내는 데 성공했고, 올해 연간 실적 역시 영업이익을 낼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쿠팡은 특히 올해 이마트 전체 매출규모를 뛰어넘을 정도로, 온라인시장을 뛰어넘어 명실상부한 유통시장 절대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쿠팡은 또 쿠팡이츠를 앞세워 배달앱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인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이츠 월간 활성이용자수(MAU)는 425만6461명으로, 전월 대비 4.6% 늘어난 반면, 배달의민족은 1954만4544명으로 3.1% 감소했으며 요기요도 587만8642명으로 12.3% 줄었다.
◇ 1위 기업에 필연적인 뒤따르는 갑질 논란= 쿠팡이 빠르게 한국 이커머스 시장을 점령해가고 있는 것과 비례해 쿠팡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비단 쿠팡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쿠팡은 그동안 플랫폼 입점 판매자에게 과도한 책임을 부과하는 불공정약관이 적발되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고 관련 조항을 시정했다.
공정위의 시정조치가 있기 전에는 쿠팡 등 플랫폼업체들은 구매자가 상품을 못 받거나 계정정보 유출 등의 사고가 발생하면, 귀책 사유를 불문하고 모든 책임을 판매자에게 부담시켜 납품업체들의 불만을 샀다. 이번 조치에 해당하는 업체들은 쿠팡 외에도 네이버와 카카오, 그립컴퍼니 등이 엮여 있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판매자는 인과관계가 있는 손해 범위 내에서 책임을 지도록 조항이 수정된 것이다.
쿠팡은 또 소비자로부터 받은 대금을 입점업체에 넘기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지적도 받았다. 정무위 국감에서 야당간사인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현재 쿠팡 입점업체들은 일단 은행에서 돈을 빌려 쓰다가 쿠팡으로부터 정산금을 받으면 은행에 대출을 갚고 있는 처지”라면서 “쿠팡이 제때 대금을 지급한다면 내지 않아도 될 이자까지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공정위가 파악해봤더니 다른 플랫폼들은 대금 정산 주기가 평균 10일 정도였던데 비해 쿠팡은 이 기간이 60일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은 국감에서 지적을 받고 난 후에야 뒤늦게 대금 정산 기간을 줄이는 시스템을 올해 안에 마련하겠다고 했다.
◇ 심판이 선수로 뛴다?= 쿠팡에 제기되는 여러 불공정 논란 중에 심판이 선수로 뛴다는 논란도 있다. 쿠팡은 플랫폼업체로서 수많은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를 위해 가격 비교도 해주거나, 온라인 장터에서 반칙을 저지르는 판매자나 소비자에 조치를 취하는 심판 역할을 한다.
하지만 쿠팡은 동시에 자체브랜드, 즉 피비(PB)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심판인 동시에 직접 선수로 뛰고 있다는 얘기다.
국회 정무위에서 무소속 양정숙 의원은 “쿠팡 같은 업계 1위 플랫폼이 선수로 뛰면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은 설 자리가 없고 쿠팡 공화국이 되는 건 시간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정위도 이와 관련, 쿠팡이 자사 PB 상품을 다른 상품보다 우대했는지를 놓고 조사를 벌이고 있어 어떤 결론이 날지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공정위는 올해 말에 조사를 마무리한다는 입장이다.
창업자 김범석 쿠팡 의장의 동일인 지정 문제는 올해도 논란거리였다. 동일인, 즉 총수는 기업집단 시책의 기준이 되는 개념이다. 공정위는 대기업을 상대로 각종 규제를 적용하는데 어디까지가 대기업이냐를 판단할 때 총수가 누구인지 정해져야 친족이 정해지고 계열사도 확정되는데, 미국 국적의 김범석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냐는 문제를 놓고 몇 년간 논란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공정거래법에는 외국인을 총수로 지정할 근거 규정이 없다. 그래서 김범석 의장은 쿠팡 총수로 지정되지 않았고 쿠팡도 김범석 의장을 총수로 지정하는 데 반대하고 있다. 산업부, 외교부 등 역시 통상 마찰을 이유로 김 의장에 대한 동일인 지정에 반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정위는 재작년 쿠팡을 대기업집단으로 정하며 미국 국적의 김 의장이 아닌, 쿠팡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쿠팡은 올 중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전환됐지만, 여전히 동일인은 쿠팡 법인으로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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