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영 기자 입력 : 2023.10.26 05:00 ㅣ 수정 : 2023.10.26 05:00
LG디스플레이 6개 분기 연속 적자…3분기 손실 규모 대폭 줄여 연말 성수기 수요 발맞춰 중대형·모바일 신제품 출하 늘릴 방침 애플 최대 납품업체 LG디스플레이, 신형 아이폰 제품 판매에 기대 모바일 OLED· OLED TV·IT 패널 수요 회복이 실적 반등 열쇠 올해 77인치 이상 OLED TV 출하 비중 15%까지 늘어...올 하반기 수출 프리미엄 OLED가 이끌 듯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LG디스플레이(대표 정호영)가 올해 3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해 6개 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낙담하기에 이르다. LG디스플레이는 앞선 분기와 달리 3분기에 손실 규모를 대폭 줄여 연말에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25일 2023년 3분기 컨퍼런스콜을 열고 3분기 매출액이 4조7853억원, 영업손실이 6621억원이라고 밝혔다. 당기순손실은 7754억원,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3822억원(이익률 8%)을 기록했다.
제품별 판매 비중(매출 기준)은 △TV용 패널 23% △IT(정보기술)용 패널(모니터·노트북 PC·태블릿 등) 40% △모바일용 패널 및 기타 제품 28% △차량용 패널 9%다.
LG디스플레이는 사업구조 고도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원가 혁신 및 운영 효율화 활동을 계속 추진해 직전 분기를 비롯해 전년 동기보다 손실 규모를 줄이고 손익 개선 흐름도 이어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향후 시장 수요와 사업환경 변화에 대응해 핵심 사업을 강화하고 전사적 차원에서 원가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수익 구조를 개선하는 데 역점을 둘 방침이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는 초대형 제품 중심의 고객 포트폴리오 강화와 핵심부품의 재료비 절감 등 원가 혁신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넓히고 수익성도 개선할 계획이다.
중소형 OLED는 증설된 생산능력을 최대한 활용해 모바일 제품 출하를 본격적으로 늘린다. 이와 함께 IT용 OLED는 2024년 양산·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기술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다질 예정이다.
차량용(Auto) 디스플레이는 탠덤 OLED와 하이엔드 LCD(액정표시장치)를 아우르는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과 철저한 품질 관리,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토대로 수주와 매출을 늘려 세계 1등 디스플레이 업체 위상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 이를 기반으로 LG디스플레이는 올해 4분기에 흑자 전환을 점치고 있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도 사업구조 고도화와 원가 혁신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손익을 단계적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현 CFO는 이어 “전방 산업의 패널 재고 조정이 완화되고 연말 성수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중대형 제품과 모바일 신제품 패널 출하가 늘어날 것"이라며 "원가 혁신과 운영 효율화를 계속 추진해 수익성 개선 흐름에 따라 4분기에 흑자 전환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 실적 반등의 키(Key)로는 모바일 OLED 패널, 즉 아이폰15 시리즈의 OLED 패널 수요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가장 큰 납품업체로 알려진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5 프로와 아이폰15 프로맥스 등 프로 라인업(제품군)의 OLED 패널을 공급한다.
LG디스플레이는 당초 오는 7월부터 본격적인 패널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었지만 접합 불량 등 품질 문제로 원래 계획보다 일정이 지연됐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주요 경쟁업체 삼성디스플레이의 아이폰15용 OLED 패널 물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LG디스플레이는 7월 말 아이폰 프로 모델에 대한 조건부 품질 승인을 얻은 데 이어 9월 초 프로맥스 모델에 대한 조건부 승인도 마쳤다. 이에 따라 아이폰15용 OLED 패널 공급에 대한 우려를 약 두달여 만에 마무리하고 납품을 본격화했다.
올해 말까지 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 납품할 것으로 예상되는 물량은 △프로 1000만대 후반 △프로맥스 700만~900만대 등 2000만대 중반에서 많게는 3000만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증권가에서도 LG디스플레이의 4분기 이익 가시성의 핵심 요소로 ‘모바일 OLED’를 공통으로 꼽고 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뉴스투데이에 “4분기부터 최근 마무리된 패널 승인으로 정상적인 모바일 OLED 패널 출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돼 이익 달성 가능성도 커졌다”며 “스마트폰 OLED 패널 출하 확대로 턴어라운드(실적 개선) 가능성 높다고 판단한다. 중장기 고객 및 제품 다변화, IT 수요 개선, 비용 감소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아이폰15 수요가 프로맥스 -> 프로 -> 일반 -> 일반 플러스(Plus) 모델 순으로 전망돼 향후 프로 시리즈 판매 확대는 LG디스플레이 실적 개선의 긍정적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며 “9월 중순 이후 아이폰15 프로 시리즈 OLED 패널의 생산 본격화로 4분기에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연 문제가 기존 대비 출하랑을 바꿀 가능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아이폰15용 모바일 OLED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고객사와 관련된 사항을 마음대로 언급할 수 없다”며 “생산과 관련해 일부 차질 있었지만 잘 극복했고 4분기에 생산 능력을 증설해 이를 최대한 활용해 지연된 부분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이폰15용 모바일 OLED와 함께 OLED TV와 IT 패널 수요 회복도 LG디스플레이 실적 반등을 판가름할 변수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가 발간한 ‘디스플레이산업 주요 수출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외 세트(완성품) 기업이 프리미엄 TV 시장 공략 확대로 수요가 증가하고 대형화돼 올해 하반기 OLED TV 시장이 2억3000만달러(약 3105억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이는 올해 상반기 대비 62.7% 증가한 수치다.
특히 77인치 이상 OLED TV 출하량 비중은 지난해 9.6% 수준에서 올해 15.1%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프리미엄 OLED가 하반기 디스플레이 수출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IT 패널도 장기적 관점에서 전망이 밝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가 발간한 ‘IT용 OLED 기술과 산업 동향 분석’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IT용 OLED 출하량은 790만대로 예상된다. 향후 출하량은 연평균 41% 늘어 오는 2027년에는 313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유비리서치는 “향후 IT용으로 세트 업체의 OLED 수요가 늘어나고 패널 업체들의 8.6세대 라인 투자가 이어지면 스마트폰 시장에 이어 IT 시장이 OLED의 새로운 고부가가치 시장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의 실적 반등 가능성이 기대감이 높은 건 사실이나 일각에는 단기적 관점에서는 아직 경계감을 드러내는 분위기도 만만치 않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OLED TV와 IT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며 "기존에는 4분기에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영업적자 규모를 줄이는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디스플레이 대한 시장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LG디스플레이는 ‘4분기 흑자전환’이라는 목표는 바뀌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그동안 어려운 상황에서 ‘원가 혁신을 드라이브하고 손익을 시장 상황에 맞게 개선하자’는데 집중해 왔다”며 “이러한 노력은 시장 환경이 좋아졌을 때 회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시장 수요와 사업환경 변화에 맞춰 핵심 사업 강화 전사 차원 원가 혁신으로 수익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