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우리나라 임금 노동자들이 '직장 내 괴롭힘'을 겪을 확률은 일반적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노총 여성청년본부와 중앙연구원은 양 기관이 지난 6월15일부터 15일간 남녀 조합원 1600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 실태조사를 한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의 61.5%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10명중 6명 이상이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피해자 직급별로는 사원급(51.6%)과 대리급(30.1%)이 많았다. 여성(68.9%)이 남성(48.8%)보다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비율이 높았다. 

유형별로는 ▷언어폭력(46.3%) ▷직장 내 따돌림(39.5%) ▷연차휴가‧병가‧육아휴직 등의 사용을 제한하는 '제도적 제한'(38.4%) ▷직무 배제 및 위협(31.3%) ▷신체적 폭력 및 위협(19.0%)순으로 나타났다.

공공 부문(71.2%)의 직장 내 괴롭힘 비율이 민간 부문(59.3%)보다 높았다. 한국노총은 이에 대해 "상대적으로 권위적이고 위계적인 조직문화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여성의 절반 이상인 53.0%가 '직장 내 성적 괴롭힘'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남성의 경우 27.0%가 성적 괴롭힘을 당했다고 답했다.

직장 내 괴롭힘 경험은 노동자의 정신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답한 피해자 가운데 '중간 정도의 우울'을 겪은 경우가 26.9%, '심각한 우울'을 겪은 경우가 6.2%로 나타났다. 

불안장애를 보인 피해자는 △관찰과 관심이 필요한 상태(30.2%) △추가 평가나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수준(15.4%)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의 과도하고 심각한 걱정과 불안 상태(6.3%) 등의 부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양 기관의 이번 조사는 우울·불안장애 측정 도구를 활용했다. 

장진희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연구위원은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직장 내 노동 인권을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의미 있는 것으로 평가 된다”고 말했다. 장 연구위원은 이어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가 법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점은 여전히 문제"라며 이들에 대한 보호방안 마련 등을 시급한 정책과제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