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폭우에도 자동차보험 손해율 '안정적'…보험료 인하될까

김태규 기자 입력 : 2023.08.23 07:20 ㅣ 수정 : 2023.08.23 07:20

자동차보험 점유율 상위 4개사 1~7월 평균 손해율 77.33%
태풍 카눈 추정손해액 15억원…피해 건수도 과거 대비 적어
금융당국 '상생금융' 기조 더해져 보험료 인하 기대감 커져
"계절성 요인에 하반기 손해율 오를 것…인하 논의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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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올해 집중호우와 태풍 피해에도 주요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만 손보사들은 태풍, 명절 연휴, 겨울철 빙판사고 등 하반기 손해율이 오를 요인이 많은 만큼 보험료 인하를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23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의 약 85%를 점유하고 있는 상위 4개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의 올해 1~7월 자동차보험 누적 평균 손해율은 약 77.33%로 나타났다.

 

각 사별로는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가 77.4%, KB손보는 77.1%로 집계됐다. 이외 △메리츠화재 77% △롯데손해보험 79.7% △흥국화재 87.4% AXA손해보험 88.9% △하나손해보험 90.3% △MG손해보험 101.4% 등을 기록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을 자동차보험 수입보험료로 나눈 값으로, 손보업계는 손해를 보지 않는 적정손해율을 70% 후반에서 80% 초반으로 보고 있다.

 

이달 초에는 초대형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됐으나 피해규모가 크지 않았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이달 11일 오전 9시 기준 12개 손보사에 접수된 태풍 관련 차량 피해는 327건, 추정손해액은 15억2400만원에 그쳤다. 또 올해 6월 27일부터 7월 19일까지 집중호우로 인한 차량 침수피해 접수 건수는 1453건, 추정손해액은 134억2300만원이다.

 

이는 지난해 8~9월 수도권 집중호우 및 태풍 '힌남노'에 따른 차량피해 2만1732대, 추정손해액 2147억원과 비교하면 현저히 적은 규모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자동차보험료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보험사들이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만큼 보험료 인하 기대감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삼성화재는 올해 상반기 1조215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DB손보는 9181억원, 현대해상은 5780억원, KB손보는 525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더구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 보험, 카드 등 전 금융권에 '상생금융'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당국의 보험료 인하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보험업계는 계절적 요인으로 통상 8월부터 손해율이 악화하는 만큼 손해율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올해는 장마 등 집중호우가 이르게 시작됐고, 통상 8~9월에 태풍이 발생해 하반기부터는 손해율이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과거 사례를 보면 추석연휴 이동량 증가, 동절기 빙판사고 증가 등 손해율이 급격히 오르는 만큼 아직은 보험료 인하를 논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했는데, 보험료 조정의 영향을 확인하려면 최소 6개월은 지나야 한다"면서 "통계적으로 하반기에는 계절적 요인에 따라 손해율이 치솟는데, 손해율이 안정적일 때만 보고 인하를 말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는 손해율이 높을 때도 결국 당국의 요구대로 인하해 왔다"면서 "당국에서 최근 상생금융을 강조하면서 보험료 인하에 대한 기대가 있는 것도 알고 있지만, 자동차보험은 결국 시장점유율 싸움이기 때문에 손해율이 안정적으로 관리되면 보험사들이 알아서 보험료를 낮출 것"이라며 "보험료 인상이나 인하 여부는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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