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상반기 순이익 8조원…하반기 IFRS17 가이드라인 영향 촉각

김태규 기자 입력 : 2023.08.19 07:49 ㅣ 수정 : 2023.08.19 07:49

5대 손보사 상반기 순이익 4조원 넘어…삼성화재, 보험사 전체 1위
생보업계, 업황 어려운 가운데 '선방'…5대 생보사 순익 3조원 근접
"가이드라인 적용되는 3분기부터가 '진짜'"
역대급 실적 기록에 '상생금융' 요구 커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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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보험업계가 올해 상반기 총 8조원대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을 보였다. 다만 이는 당국의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이 적용되지 않은 실적인 만큼 하반기 실적이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메리츠화재‧KB손해보험)의 상반기 순이익 총액은 4조769억원이다. 손보업권 전체의 상반기 순이익 규모는 약 4조6000억원이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삼성화재는 1조21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어 △DB손보 9181억원(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 △메리츠화재 8390억원(25.2% 증가) △현대해상 5780억원(15.8% 감소) △KB손보 5252억원(0.2% 감소) 순으로 나타났다.

 

업황이 부진한 생명보험사들도 상반기 실적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생보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 순익 규모 기준 상위 5개사(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미래에셋생명)의 순이익 총액은 2조8091억원이다. 생보업권 전체의 상반기 순이익 총액은 3조4000억원 규모다.

 

각 사별로는 삼성생명이 9742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54.5% 성장하며 2조원에 근접했다. 이어 △한화생명 7037억원(전년 동기 대비 68.6% 증가) △교보생명 6716억원(16.3% 증가) △신한라이프 3117억원(32.0% 상승) △미래에셋생명 1479억원(144% 증가)을 기록했다.

 

보험업계가 역대 최대규모의 실적을 기록한 원인으로는 IFRS17 가이드라인 적용이 유예된 점이 꼽힌다.

 

올해 1분기 보험사들의 순이익 규모는 크게 증가했는데, 금융감독원은 보험사들이 IFRS17 계리적 가정을 자의적으로 적용해 실적에 착시효과가 생겼다고 판단하고 IFRS17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가이드라인에는 실손의료보험, 무‧저해지 보험의 해약률 가정 조정 등과 함께 계약서비스마진(CSM)의 계리적 가정을 전진법으로 적용한다는 원칙이 담겼다. CSM이란 보험사가 판매한 상품을 통해 미래에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보험업계에서는 전진 적용과 소급 적용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전진법은 회계변경 효과를 과거 재무재표에 반영하지 않고 향후 공시되는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방법이다. 소급 적용은 과거 재무제표에도 가이드라인을 소급해 적용하는 방식이다.

 

보험업계에서는 각 사별로 계리적 가정 산출기준이 달라 회계변경 효과를 소급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전진 적용하게 되면 실적이 급감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금감원은 계리적 가정 변경효과는 '회계추정치의 변경'에 해당된다며 전진 적용 원칙을 고수했다.

 

당초 CSM 가이드라인은 2분기부터 적용될 계획이었으나 보험업계의 반발이 심해지자 적용이 유예됐다. 금감원은 전진 적용을 원칙으로 하되 소급 적용을 원하는 보험사의 경우 4분기부터 조건부 소급 적용을 허용했다.

 

CSM 가이드라인을 제외한 새 가이드라인은 3분기 공시부터 적용된다. 때문에 보험업계에서는 3분기 실적이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올해 상반기 실적에는 가이드라인 반영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신뢰하기 어려운 수치"리면서 3분기 실적부터가 신뢰할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3분기부터는 가이드라인이 반영되는 만큼 실적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올해 결산 공시가 나와야 회계제도 변경에 따른 실적 변동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보험사들이 상반기 호실적을 거두면서 일각에서는 이복현 금감원장이 금융권에 주문하고 있는 '상생금융' 요구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보험사 가운데 상생금융 지원방안을 내놓은 곳은 한화생명이 유일하다. 한화생명은 상생금융의 일환으로 이달 중 '2030 목돈마련 디딤돌 저축보험(가칭)'을 출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 한화생명 이외에 상생금융안을 발표한 보험사는 없는 상황이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많은 금융사들과 마찬가지로 보험사들도 이미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상생에 나서고 있다"면서 "보험업의 특성상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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