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업계, 올여름 역대급 폭우 예고에 車보험 손해율 악화 전망
'슈퍼 엘니뇨' 발생 가능성에 교통사고‧침수피해 늘어날 듯
지난해 기록적 폭우에 손해율 80% 넘어…올해도 악화 전망
업계 "자동차보험 비율 높은 만큼 손해율 관리에 만전"
"과거 사례 감안하면 실적‧주가 영향 없을 것"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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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올여름에는 '슈퍼 엘니뇨'가 발생과 함께 역대급 폭우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손해보험업계가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은 올해 7~8월 태풍과 집중호우로 자동차보험 손해율 예측에 나서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통상 80% 수준이 적정 손해율로 여겨진다. 자동차보험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사업비율이 20% 수준이기 때문이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주요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77.0%로 나타났다. 각 사별로 보면 △삼성화재 77.2% △KB손해보험 76.8% △현대해상 77% △DB손해보험 76.8%를 기록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호우와 태풍이 집중되는 7~8월이 되면 상승한다. 교통사고가 증가할 뿐 아니라 차량 침수 피해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해의 경우 7월까지 70%대를 유지하다가 8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80%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폭우가 내렸던 지난해 8월 8일부터 5일간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보 등 대형 손보사에 접수된 차량 침수 피해는 약 8500건이다. 추정 손해액은 1209억원 규모다. 전체 보험사가 집계한 피해 차량은 1만대를 넘어섰고, 추정 손해액은 1500억원을 웃돌았다.
올해는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평년 수준보다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과 비교해 섭씨 0.5도 높은 상황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뜻한다. 엘니뇨 현상이 나타나면 전체 지구의 온도가 0.2도 상승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가뭄과 폭우 등 이상기후가 나타난다.
올해 5~7월 사이에는 해수면 온도가 평년 대비 섭씨 2도 이상 높은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슈퍼 엘니뇨'가 발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폭염, 폭우가 동반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상기후로 인한 자동차·일반보험 관련 사고율 상승과 침수 피해 발생으로 인한 손해율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손해율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손보사의 사업구조상 자동차보험의 비중이 큰 만큼 손해율이 상승하면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여름에도 기록적인 폭우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했는데, 올해는 '슈퍼 엘니뇨'로 인해 평년보다 더 많은 양의 비가 올 것으로 보이는 만큼 손해율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면서 "자동차보험의 비중이 큰 상황에서 손해율이 상승하면 지급보험금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올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아직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통상 여름철에는 폭우, 태풍 등 계절적 요인과 휴가철 차량이동 증가로 손해율이 높아진다"며 "역대급 폭우로 손해율 상승폭이 커지면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손해율이 상승하더라도 손보사의 실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재보험 출재, 사업비 관리 등을 통해 오히려 전년 대비 실적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았고, 주가도 대부분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면서 "손보사들의 장기보험 비중이 상승한 점과 피해 예측‧대비 능력이 향상되면서 자연재해에 따른 재산 피해 규모는 점차 감소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엘니뇨 발생에 따른 과도한 우려는 기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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