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림 기자 입력 : 2023.08.22 06:00 ㅣ 수정 : 2023.08.22 06:00
6년5개월 만에 중국인 단체관광 재개 롯데·현대·신라면세점, 매장 재정비 분주 업계 "중국 경기 침체, 유커효과 기대 낮아"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중국 단체 관광객 귀환 소식에 면세 업계가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다. 이른바 '유커'를 맞이해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고객 쇼핑 편의 개선에 나서는 등 준비 체재에 나섰다. 다만, 유커 효과가 기대에 미칠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는 모양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정부가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이후 6년 5개월만에 '한국행 단체관광 비자 발급'을 재개한다. 특히 다음 달 중추절과 국경절 황금연휴(9월 29일~10월 6일)을 앞두고 있어 유커 입국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중국인 단체관광 재개로 최대 수혜를 입을 업종은 단연 '면세점'이다. 연간 800만명에 달했던 중국 관광객은 그간 면세 업계의 '큰 손'으로 불려왔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면세 업계에 대해 "단체 관광 코스에 면세점 방문은 필수 코스로 포함된 점, 단체 관광은 여행사가 미리 정해 놓은 일정대로만 이동하고 자유시간은 제한적인 점 등을 감안할 때 국내 면세점에 직접적 수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발맞춰 면세 업계도 유커 맞이에 분주하다. 할인 및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고객 쇼핑 편의를 위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중국의 단체관광 허용은 한중간 관광이 정상화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단체관광 허용으로 인한 매출 활성화까지는 여행사의 상품 개발 및 모객 등으로 인해 약 2~3개월 정도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먼저 롯데면세점은 여행사, 항공사 등과 손잡고 다양한 관광상품을 기획하는 동시에 고객 쇼핑 편의 개선에 나섰다.
특히 그동안 진행하기 어려웠던 중국 북경과 상해 등 주요 도시에서 로드쇼 행사를 개최하는 등 현지 마케팅 활동 강화한다. 또 에이전트와 함께 면세점 쇼핑코스가 포함된 방한관광 패키지 등을 제작해 고객을 직접 유치할 계획이다.
국내에선 중국 고객 유치 채널 확대를 위해 인바운드 여행사와 우호적 관계 형성에도 힘 쓴다. 나아가 대(對) 중국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알리페이, 유니온페이 등 페이먼트 시스템과 연계한 할인 및 프로모션도 준비하고 있다.
단체버스 주차장에서 면세점 매장까지 바로 올라갈 수 있는 면세점 전용 엘리베이터는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한다. 지난해 전용 엘리베이터 3기를 추가로 설치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단체관광객이 끊기며 실질적인 활용은 하지 못했다.
이외에도 그동안 동남아, 일본인 고객에 집중됐던 롯데면세점 모델 팬미팅, 콘서트 등도 중국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활발히 벌인다.
신라면세점도 유커 맞이 준비에 한창이다. 먼저 서울점, 제주점은 통역 전담 인력부터 각종 홍보물, 쇼핑 편의 등까지 시설 및 인프라를 점검한다. 택시를 이용하면 교통비 지원, 중국인 전용 프로모션 등 다양한 세일 행사도 준비한다.
인천공항점, 김포공항점은 중국인 고객을 위해 럭셔리 패션과 주류 등 중국인 선호도가 높은 상품 위주로 특별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다.
신라인터넷면세점은 고객 편의 증진을 위해 중국 온라인몰을 개편한다. 또 중국 현지 사무소를 통해 중국내 마케팅 활동도 적극 강화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유커 단체관광 재개에 따라 중국 고객의 쇼핑 편의를 위해 단체관광객 전용데스크와 외국인 VIP전용 라운지를 설치했다. 아쿠아리움 등 주요 관광시설과 연계한 단체관광 관계상품 개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인터넷면세점은 9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 한 달간 중국 전용 간편결제(알리페이, 유니온페이)를 이용하면 즉시 5% 할인을 해준다. 이어 동남아 지역 결제 수단도 추가하며, 카테고리별 즉시 할인 적립금과 구매 금액별 적립금 페이백도 진행한다.
이밖에도 중국 간편결제 등급별로 현대백화점면세점 멤버십 등급을 매칭해 구매 금액대별 연중 즉시 할인 혜택 제공한다. 동대문점은 외국인 개별 여행객 대상 동대문 상권 각 사별 혜택 4개가 포함된 쿠폰북을 12월 31일까지 제공한다.
신세계면세점도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및 프로모션을 계획 중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조심스런 반응도 보이고 있다. 중국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아 유커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단체여행이 풀린게 면세 업계에는 너무 좋은 호재지만 그리 낙관적으로만 볼 순 없다"며 "현재 중국 경제 상황이 안 좋고, 내수는 급격히 얼어붙은 분위기다. 자국민들 사이에서 국산품을 애용하자는 궈차오 문화도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중국 내 경기 부진과 대외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업계에서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실제 롯데면세점은 최근 베트남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2017년 다낭공항점을 연데 이어 2018년 나트랑깜란공항점, 2019년 하노이공항점을 열었다. 지난해에는 다낭시내점을 열며 현재 베트남에서 4곳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2019년 세계 1위 기내 면세 기업 '쓰리식스티(3Sixty)' 지분 44%를 1억2100만달러(약 1417억원)에 인수했다.
이 관계자는 "업계에서도 이를 인지하고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채널 다변화에도 힘쓰고 있다"며 "인천공항 입찰에 열을 올린 이유 또한 채널 다변화를 위해서다. 이밖에도 베트남, 북미, 유럽 등 시장에 진출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