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한화오션, 상선·친환경 선박 수주 소홀히하면 미래 먹거리 '공염불'
메탄올 추진선 수주 영역에서 경쟁업체에 비해 부진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한화그룹에 편입된 지도 약 2개월이 되어가고 있다. 그런데 한화오션은 방산 역량 증진에 의욕적인 모습을 보인 반면 상선 역량 강화와 친환경 선박 수주 전략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
특히 한화오션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친환경 선박 '메탄올 추진선'에 대한 수주 방안은 감감 무소식이다.
메탄올을 연료로 사용한 선박은 전통적인 선박 연료 벙커C유와 비교해 △황산화물 배출 99% △질소산화물 80% △이산화탄소 20% 이상 줄일 수 있다. 게다가 메탄올 추진선은 상온에서 메탄올을 관리할 수 있어 액화천연가스(LNG) 급유시설(벙커링)보다 급유 인프라를 쉽게 구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LNG 관련 인프라를 구축할 때 초저온에 견딜수 있는 특수 금속이 필요해 첨단 시설을 갖추는 게 매우 중요하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조선3사 가운데 메탄올 추진선 시장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업체는 HD한국조선해양 뿐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전세계에서 누계 발주된 메탄올 추진선은 총 81척이며 이 가운데 HD한국조선해양과 HJ중공업이 각각 43척, 2척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나머지 물량은 대부분 중국 조선사가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질세라 삼성중공업이 이달 중순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16척을 한 번에 수주해 새로운 메탄올 추진선 강자로 떠오른 점은 반가운 소식이다. 삼성중공업의 계약규모는 총 3조9593억원으로 국내 조선업계 단일 선박 계약으로는 역대 최대다.
메탄올 추진선이 새로운 선종(선박 종류)이고 아직 세계적인 인기를 끌지 못한다는 점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HD한국조선해양과 HJ중공업, 삼성중공업을 제외하고 한화오션이 메탄올 추진선 수주에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점은 안타까울 따름이다.
한화그룹 식구가 된 한화오션이 조선업계 새 강자로 거듭나려면 방산 부문 못지 않게 상선 역량, 특히 메탄올 추진선 수주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한화오션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상선 부문은 매출 1조1445억원 △해양플랜트 및 특수선(군함 등) 부문은 3200억원을 기록했다.
방산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국위선양 측면에서 분명 바람직한 일이지만 상선 사업 확대가 뒤따라야 기업가치가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은 선박업계의 정설이 됐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전에 방산 및 그린 에너지 부문에서 시너지를 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조선사의 본질은 결국 상선 사업에 기인한다. 이는 한화오션이 유념해야 할 대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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