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삼성·SK·현대차·LG·포스코 '재계 빅5' 수해 복구 돕는 어벤져스 뜬다

전소영 기자 입력 : 2023.07.22 05:00 ㅣ 수정 : 2023.07.22 05:00

삼성· SK·현대차·LG· 포스코, 수재민 돕기 위한 기부 행렬에 나서
재계 10대 기업 낸 구호성금 185억원 넘는 등 CSR 앞장서서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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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 = 뉴스투데이 편집]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수재민의 아픔을 쓰다듬는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을 결코 등한시하지 않는다' 

 

때 이른 폭염과 함께 찾아온 집중호우가 전국을 강타했다. 특히 경북·충남·충북·전북 등 일부 지역은 재산은 물론 인명피해까지 속출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집중호우로 삶의 터전을 읽고 당장 의식주 해결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수해 이웃을 돕기 위해 재계가 너나 할 것 없이 발 벗고 나서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최근 전국재해구호협회에는 국내 주요 기업의 수해복구 성금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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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서비스 임직원이 충남 공주 수해지역 피해 주민들을 위해 가전제품 특별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 = 삼성전자]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재계 서열 1위 삼성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물산 등 8개 계열사가 각 계열사별로 경영위원회 등 대외 후원금 심의 절차를 거쳐 30억원의 구호성금을 쾌척했다.

 

이에 질세라 SK그룹 20억원 △현대차그룹 30억원 △LG그룹 20억원 △포스코그룹 20억원 등 재계 5위 기업도 이에 동참했다. 이에 따라 재계 5위 기업의 구호성금액은 120억원에 이른다.  이들 재계 5위 기업을 포함한 재계 10대 기업이 낸 구호성금은 185억원이다. 

 

기업 뿐만 아니라 각종 재계 단체도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73개 지역상공회의소가 이재민 지원과 수해지역 복구를 위해 대한적십자사 등에 3억원 이상을 기탁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전국재해구호협회에 1억원을 전달했다.

 

재계는 수백억원의 성금은 물론 각 사업 특성에 맞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물심양면으로 수해복구를 뒷받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충청·전라·경북 등 지역 주민에게 대한적십자사 후원을 통해 제작한 담요·운동복·수건·세면도구 등 생활용품으로 구성된 긴급 구호세트 1000여개와 텐트형 이동식 임시 거주공간 '재난구호 쉘터(Shelter)' 270여동을 제공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특별 서비스팀을 파견해 침수 가전제품 세척과 무상 점검 서비스를 펼쳐 이동식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침수 피해가 큰 일부 지역은 서비스 엔지니어들이 직접 피해 가정을 찾아가는 방문 서비스를 실시한다.

 

SK그룹은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SK네트웍스서비스, 서비스탑 등 통신 계열사들이 손잡고 이재민 임시 주거시설이 구축된 경상북도 예천군 예천군문화체육센터에서 수해피해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대민 지원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통신지원 부스와 인터넷TV(IPTV)를 설치하고 와이파이 서비스를 벌이고 있다. 또 정비·부품관리 버스를 배치해 휴대폰 무상점검 및 세척, 침수폰 수리, 임대폰 대여 서비스 등을 지원하며 보조 배터리, 물티슈, 생수 등 구호물품도 지원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재해 발생 때  이재민 구호키트와 쉼터 등을 지원하기 위해 기금 5억원을 출연해 '하이세이프티(High Safety) 사업'을 시작했다. 이를 활용해 집중호우 피해가 큰 이재민에게 매트리스와 모포, 가림막, 위생도구 등을 지원하고 있다.

 

현대차는 오염된 세탁물 처리를 도울 세탁구호차량 3대와 심신회복버스 1대를 현장에 투입했다. 

 

세탁구호차량은 18kg 세탁기 3대와 23kg 건조기 3대, 발전기 1대로 구성돼 하루 평균 1000㎏ 규모의 세탁물을 처리할 수 있다. 심신회복버스에는 프리미엄 좌석, 안마기, 간편 조리시설, 구급용품 등이 탑재돼 있어 피해 주민은 물론 현장에서 고생하는 구급대원, 자원봉사자 등 현장 지원 인력들에게 휴식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는 수해지역 차량 고객을 위해 무상 점검과 함께 수해피해 차량이 입고하면 수리 비용을 최대 50% 할인해 준다. 수리를 마친 후에는 무상 세차 서비스가 제공된다.  수해 차량을 입고한 고객이 렌터카를 대여하면 최대 10일간 비용의 50%를 지원한다. 

 

LG그룹은 침수 가전 수리, 무선 통신 서비스 등을 실시한다.

 

집중호우 피해가 극심한 충청 지역에 서비스 거점을 두고 제품과 제조사에 관계없이 침수된 전자제품 상태를 확인하고 세척·수리·부품 교체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서비스 매니저가 피해 가정을 직접 방문하는 ‘찾아가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LG유플러스는 이재민 임시 주거시설이 마련된 경북 예천군에 휴대전화 무료 충전과 와이파이 서비스 등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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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서비스 매니저들이 지난 16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행복복지센터에 수해 서비스 거점을 마련해 복구에 손을 보탰다. [사진 = LG]

 

한때 재계의 성금 기탁이 얼어붙었던 시절도 있었다. 

 

과거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재계 맏형으로 재계 성금 기준을 제시하고 모으는 창구 역할을 했다. 하지만 전경련은 문재인 정부 당시 정경유착 등 논란으로 힘을 잃으며 제구실을 못하게 됐다. 게다가 주요 그룹사들이 탈퇴해 성금 기준을 제시할 만한 주체가 마땅치 않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이후 고액 현금 기탁과 관련해 기업 부담이 커져 내부 통제가 더욱 까다로워진 영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017년 11월 경북 포항에서 대규모 지진피해가 발생했을 당시 기업들이 과거와 달리 선뜻 성금 기탁에 나서지 않자 일각에서는 기업의 소극적 태도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재난구호 명목으로 모이는 성금 출처가 재계뿐만은 아니다. 

 

하지만 전체 금액 가운데 재계가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대규모 복구 비용과 크고 탄탄한 조직력을 활용한 빠른 수습을 고려하면 기업의 성금 기탁은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렇다 보니 재해 위기 때 기업의 적극적인 구호동참을 독려하는 목소리가 다시 커졌고 여기에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기업 의지까지 더해져 재계 성금 기탁에 다시 불씨가 붙었다.

 

재계 관계자 뉴스투데이에 “고객을 통해 얻은 이익을 되돌려주는 것은 CSR이자 중요한 소임”이라며 “모인 성금으로 피해 지역 복구와 주민들의 조속한 일상 회복이 이뤄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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