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육아여건 확대…가족친화경영 구축
한때 한국은 온 사회가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저출산을 독려했다. 그런데 불과 약 반세기 만에 한국 사회는 정반대 현실에 놓였다. 젊은 층에서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이 만연하며 출산율이 급격하게 줄어 들었고, ‘인구절벽’의 기울기가 날로 가팔라지고 있다. 저출산의 배경에는 자녀양육에 대한 경제적·정서적 부담과 일·가정생활 양립에 어려움이 크게 작용한다. 때문에 저출산은 정부와 민간이 합심해서 해결해야 하는 사회문제로 자리매김했고, 실제 기업들에서는 출산·양육 친화 사내문화 조성으로 해법 모색에 앞장서고 있다. 이에 뉴스투데이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출산·양육 정책’을 총 30회 시리즈 기획을 통해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전투가·헬기 등을 생산해 한국 영공을 책임지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출산 지원 관련 제도 △가족 동반 행사 등을 시행해 저출산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 가족친화인증 획득, 제도적 지원 증명
KAI는 지난 2019,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여성부로부터 가족친화인증서를 획득하면서 가족친화 기업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 같은 평가를 받게된 데는 KAI의 유연근무제 도입 등 제도적 지원이 한 몫했다.
출산을 준비하고 아이를 돌보기 위해선 불규칙한 여가시간 확보가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KAI는 지난 2018년 4월 유연근무제를 도입했다.
유연근무제 도입으로 KAI 직원은 근로시간이나 장소 등을 선택·조정해 일과 생활을 조화롭게 조절할 수 있게 됐다.
KAI는 시차 출퇴근제를 시작으로 △선택적 근로시간제(월 단위로 총 근로시간을 설정한 후 일·주 단위로 근무시간을 자율 선택하는 제도) △탄력적 근로시간제(일정기간 내 특정 일 또는 주의 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제도) 등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유연근무제를 안정적으로 정착시켜 왔다.
KAI 관계자는 “유연근무제도뿐만 아니라 육아휴직 제도도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육아휴직 후 업무 복귀율이 10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KAI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43명이 육아휴직 제도를 이용했으며 육아휴직 후 복귀율은 93.02%를 기록했다. 이어 △2021년 33명 이용, 복귀율 100% △2022년 56명 이용, 98.08% 복귀율을 기록했다.
■ 다자녀 양육 가족 위한 행사 개최...사내 출산장려 정책 지속
이 밖에도 KAI는 직원의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사내 출산 장려 문화를 조성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KAI는 지난해 말 다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임직원 가족을 사천 본사로 초청해 ‘카둥이데이’ 행사를 개최했다.
카둥이데이는 KAI와 다둥이를 합쳐서 만든 합성어이며, 행사에는 초등학생 중심의 3인 이상의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임직원 가족 200여명이 초청됐다.
이 행사는 정부의 출산장려·다자녀 가족 우대 정책에 동참하는 가족친화경영의 일환으로 추진된 것이다.
서부경남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KAI는 지역사회의 저출산 및 인구감소 문제 해결에 동참하고자 하는 의미를 행사에 담았다.
초청된 가족들은 각종 항공기가 전시된 에비에이션센터(항공 교육시설)와 항공박물관을 견학하고, 사천 하늘사랑 어린이 합창단 공연, 버블쇼, 마술쇼 등을 관람했다.
이와 함께 항공기 제작 방법, 비행기에 적용된 과학원리 등을 관람하며 평소 아빠·엄마가 KAI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도 알 수 있었다.
KAI 관계자는 “이 행사를 시작으로 지역사회 출산장려를 위한 지자체와의 협력 방안, 다양한 사내 출산장려 정책 등 가족 친화 기업활동과의 연계를 통해 조직문화를 발전시키고 구성원의 자긍심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둥이데이 행사 외에도 KAI는 성인 자녀를 포함 3인 이상 자녀가 있는 다자녀 가정에 소정의 ‘CEO 연말 특별 선물’을 발송키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