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100억원 손실' 증권가 예상 깼다…남창희 롯데하이마트 대표 '체질개선' 전략

서예림 기자 입력 : 2023.07.20 06:00 ㅣ 수정 : 2023.07.20 09:32

2분기 영업이익 78억원 '흑자 전환'
취임 6개월만에 구원투수 역할 '톡톡'
비효율점포 구조조정·재고자산 처분 등
PB '하이메이드' 강화 가전1위 위상 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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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창희 롯데하이마트 대표 [사진=홈플러스 / 사진편집=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지난해 실적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구원투수로 등판한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대표가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보이면서 안착에 성공했다.

 

남 대표는 지난해 12월 정기 인사를 통해 신동빈 회장으로부터 롯데하이마트의 위기를 극복할 적임자로 지목됐다. 당시 롯데그룹은 남 대표를 선임한 이유로 "30년 이상의 직매입 유통 경험을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과 전자제품 전문 1위 기업의 위상을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78억1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016%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대비 23.4% 감소한 6797억원에 그쳤지만, 당기순이익 또한 2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올해 1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낼 것이라는 증권가 예상을 깨고, 취임 6개월 만에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대표가 '흑자 달성'에 성공하면서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증권가에서는 롯데하이마트의 2분기에도 영업손실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분석 결과, 증권가가 예상한 롯데하이마트의 2분기 영업손실 추정치 평균은 114억원이었다. 서비스 영역 확대를 통해 기존 사업부와의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는 제한적이라 기대하기 이른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30년 이상의 직매입 유통 경험을 갖고 있는 남 대표의 '과감한 체질 개선'은 분위기를 바꾸며 빠른 효과를 보였다.

 

먼저 비효율 점포는 과감하게 폐점했다. 올해 상반기 롯데하이마트가 폐점한 점포만 24곳이다. 이를 통해 적자를 50억원 가량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경쟁력 있는 점포는 상권 특성 등을 반영해 리뉴얼을 진행했다.

 

또 안 팔리는 재고자산 또한 과감히 처분했다. 그 결과 2분기 재고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 가량 축소됐다. 대신 신상품과 인기 상품 비중은 확대했다. 상품 도입 시기, 판매 추이를 기준으로 등급화해 관리하는 새로운 상품 운영 체계를 정립했다.

 

이러한 경영 전략은 가시적이었다는 평가다. 증권사 예상을 뒤엎고 롯데하이마트는 7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롯데슈퍼에 이어 롯데하이마트에서도 괄목할 만한 실적을 거두면서 '구원투수'로서 또 한 번 신동빈 롯데 회장의 신임을 얻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남 대표는 직전 롯데슈퍼 대표를 맡을 당시에도 대대적인 구조조정 전략을 펼쳐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며 "그 결과 2019년 104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롯데슈퍼 또한 지난해말 50억원까지 적자 규모를 축소하는 결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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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창희 롯데하이마트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에서 열리는 '롯데그룹 2023 하반기 밸류 크리에이션 미팅(VCM)'에 참석하기 위해 건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남 대표의 '수익성 개선 및 전자제품 전문 1위 기업의 위상 세우기'를 향한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비효율 점포 폐점을 진행하며, 내년 말까지 100여곳 점포를 재단장한다. 구매 빈도가 높은 생활·주방가전, 모바일 상품군도 강화한다.

 

또 수리, 클리닝, 이전 설치, 보증보험 등 고객의 가전 구매 생애 주기를 밀착 관리하는 '홈 토탈 케어 서비스(Home Total Care Service)'를 확대한다. 이를 위해 재단장한 점포에 전용 상담 창구인 '홈 만능해결 센터'도 설치한다.

 

여전히 남아있는 과제도 있다. 경기 침체로 가전 업황이 여전히 좋지 않은 탓에 총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이에 남 대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새로운 혁신도 시도할 것으로 점쳐진다. 가전 업황이 위기를 맞은 가운데, 지난 18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하반기 VCM(옛 사장단 회의)에서 신동빈 회장이 주요 키워드로 '언러닝 이노베이션(Unlearning Innovation)'을 제시한 데 따른 것이다.

 

신 회장은 그룹 지속 성장을 위한 경영자 역할로 "강하고 담대하게 행동하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위기를 돌파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리더십을 보이라"며 "CEO는 회사 미래를 책임지는 자리란 걸 잊지 말고 미래의 모습과 고객에게 제공해야 하는 차별적 가치를 고민하라"고 주문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가전 업황이 좋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수익성과 기업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자체브랜드(PB)인 '하이메이드' 상품력을 강화하고, 오프라인 채널의 강점을 온라인 사업과 연계해 차별화 콘텐츠를 강화하는 방안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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