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 되는 예금금리 인상···대출금리 꿈틀댄다
코픽스 2달 연속 상승에 주담대 금리 오름세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 인상 움직임 반영 평가
새마을금고 사태에 은행채 들썩···“상승 지속”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최근 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 인상 움직임이 가계대출 금리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 은행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대출금리에 반영돼 차주 이자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새마을금고 사태 여파로 채권시장이 들썩이는 점도 대출금리 추가 상승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전일 기준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연 4.35~6.97%로 집계됐다. 지난달 1일(연 3.91~6.15%)과 비교하면 상단이 0.82%포인트(p) 올라 연 7%대를 목전에 뒀다.
은행권 변동형 주담대가 오른 건 금리 산정의 ‘기준’으로 삼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70%로 전월(3.56%) 대비 0.14%포인트(p) 뛰었다. 5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상승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과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움직인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상대적으로 시장금리가 빠르게 반영된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오른 건 은행권의 정기예금 금리 인상이 주효했다. 기준금리가 올 1월부터 연 3.50%로 동결되면서 정기예금 금리도 고착화됐지만, 최근 은행들이 조금씩 금리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전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3.70~3.90%로 집계됐다. SC제일·Sh수협·BNK부산은행 등에서는 연 4%대 정기예금도 재등장했다.
결과적으로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 인상에 코픽스가 상승했고, 이를 반영해 주담대 변동금리가 오르는 흐름으로 이어진 것이다. 정기예금 금리 상승으로 더 많은 이자를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자 비용이 늘어나는 양날의 검인 셈이다.
한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정기예금 금리는 일정 기간이나 시장 상황에 따라 시뮬레이션한 뒤 결정하고, 이번에 그렇게 큰 폭으로 인상한 건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거의 모든 은행 수신금리가 오름세라 코픽스도 버티지 못하고 상승 전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새마을금고 사태로 은행채 금리가 오른 점도 대출금리 추가 상승 가능성을 더하고 있다. 은행은 보통 예·적금과 은행채로 자금을 조달하는데, 금리가 올라갈수록 조달 비용이 커진다. 은행들은 이 비용을 대출금리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
이달 초 새마을금고가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에 대비하기 위해 대규모 채권을 매도하면서 채권 가격이 하락한 게 큰 영향을 끼쳤다.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 가격 대비 투자 수익률이 올라 금리도 오르게 된다.
코픽스를 산정할 때 정기예금 비중은 약 70~80% 수준이고, 나머지는 은행채가 차지한다. 정기예금과 은행채가 동반 상승하면 코픽스 상승 압력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 시장에선 다음 달 역시 코픽스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 보고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조달 계획이 바뀌면 정기예금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어 다음 달 코픽스도 플랫한 수준에서라도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은행채가 오르면 코픽스 뿐 아니라 은행채를 기준으로 삼은 다른 대출 상품 금리도 오른다. 시장 불안이 언제 사라지느냐가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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