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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의 빛나는 리더십(上)

‘그린 비즈니스’로 韓-美 협력 물꼬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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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영 기자
입력 : 2023.06.30 05:00 ㅣ 수정 : 2023.06.30 08:28

최태원 회장, 기후 위기 극복을 '100년 기업' 달성 위한 핵심과제로 설정
전기차 배터리 충전·수소에너지·연료전기 등 친환경 신성장동력 산업 주도
'그린 비즈니스' 사업 영토 넓히기 위해 미국에 수십억 달러 투자 '눈길'
SK온·현대차그룹 美합작법인 설립…조지아주에 배터리셀 공장 건설
SK시그넷, 미국 전기차 초급속 충전시장 1위·세계 2위 기염 토해
SK지오센트릭, '세계 최고 리사이클링 소재 기업'으로 발돋움 눈앞
SK그룹, 美 타임 선정 '2023 가장 영향력 있는 세계 100대 기업'에 선정
최 회장, 국내 기업에 친환경 경영 독려해 '그린 비즈니스 생태계' 확장

대내외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이에 따른 글로벌 경제 상황도 녹록지 않아 국내 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영환경에 놓여있다. 이에 따라 각 기업 총수들은 경영환경 개선과 그룹의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 중심축인 총수의 리더십에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 총수들은 자신만의 경영철학으로 각기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재계의 맏형’에 걸맞게 거침없고 파격적인 리더십으로 재계 귀감이 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불황 속에서 더 빛나는 그의 위기 돌파 능력을 살펴보는 ‘최태원 회장의 빛나는 리더십'을 2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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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탄소중립·에너지정책 국제세미나’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 = 대한상의]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최태원(63·사진) SK그룹 회장은 기후변화와 에너지 전환 등 급변하는 국제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최태원 회장은 ‘넷 제로(Net Zero·탄소중립:이산화탄소 배출량 제로)는 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경쟁력의 문제’, ‘기후변화, 질병, 빈곤 등 각종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업이 인류의 선택받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기후 위기 극복을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과제로 설정했다.

 

이러한 최태원 회장 경영철학에 SK는 전기자동차(EV) 배터리와 충전기술, 수소에너지와 연료전지, 제약 제조개발 등 그룹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고려한 친환경 신성장동력 산업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를 위해 최 회장은 연구·개발(R&D) 협력, 공급망 및 고객사 확보, 국가 미래먹거리 발굴을 위해 해외 투자를 병행한 국내 산업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경영철학을 친환경 신성장동력에도 접목시켜 이른바 ‘그린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는 최 회장은 해외, 특히 미국에서 사업운영과 제휴를 통해 수십억 달러를 아낌없이 투자하는 '야성적 충동'을 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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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미국 켄터키주 글렌데일에서 열린 블루오벌SK 켄터키 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 = SK]

 

예를 들어 전기자동차 배터리 전문 제조업체 SK온은 지난해 7월 미국 자동차 '빅3' 가운데 하나인 포드 자동차와 각각 5조1000억원씩 총 10조2000억원을 투자해 ‘블루오벌 SK’라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이에 따라 포드가 테네시주(州) 스탠튼에 조성하는 블루오벌시티에 블루오벌SK 배터리 공장, 포드 전기차 조립공장, 부품소재 단지가 들어선다. 그리고 블루오벌SK는 지난해 말 628만㎡ (약 190만평) 부지에 연산 86기가와트시(GWh)인 미국 최대 배터리 공장의 첫삽을 떴다.  

 

또한 SK온과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4월 EV 배터리 셀을 만드는 합작법인 설립 계획을 승인했다. 

 

SK온과 현대차그룹은 2025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州) 바토우 카운티에 연간 35기가와트시(GWh), 전기차 약 30만대 분량의 배터리셀을 생산할 수 있는 합작공장을 세운다. 이를 위해 양측은 총 50억 달러(약 6조5000억원)를 공동 투자해 지분은 각 50%씩 보유할 예정이다.

 

양사 합작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셀은 현대모비스가 배터리팩으로 제작해 미국에서 생산하는 현대자동차, 기아, 제네시스 전기차에 전량 공급될 예정이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차량에 최적화된 배터리셀을 현지에서 조달해 고효율·고성능·안전성을 보장해 차량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SK그룹의 전기차 초급속 충전기업체 SK시그넷의 위용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SK시그넷은 미국 전기차 초급속 충전시장 1위, 세계 시장 2위다. 

 

SK시그넷은 CCS(전력선통신)와 NACS(계측 제어기 통신망)를 준수하는 EV 충전기 생산을 목표로 지난 6월 미국 텍사스주 플레이노시에 있는 생산 공장 SSMT(SK Signet Manufacturing Texas, SSMT) 준공식을 열었다.

 

이곳에는 오는 7월부터 초급속 전기차 충전기 400킬로와트(kW)급 충전기가 생산될 예정이다. 미국에서 400kW급 충전기 생산은 SK시그넷이 처음이다.  플레이노 공장을 기반으로 미국 생산 거점을 확보해 미국 초급속 충전기 시장에서 선두를 굳히겠다는 게 SK시그넷 전략이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 계열사 SK지오센트릭은 전 세계 생산량과 같은 양의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웨이스트&카본제로 전략을 추진한다.

 

“플라스틱은 가장 친환경적 소재가 될 수 있다”는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철학에 따라 순환경제 안에서 폐플라스틱을 ‘자원’으로 활용해 경제적·환경적 이익을 일궈낼 방침이다. 

 

SK지오센트릭은 지난해 1월 미국 퓨어사이클테크놀로지와 울산 ARC(어드밴스드 리사이클 클러스터)에 고(高)순도 폴리프로필렌(PP) 추출 공장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폐플라스틱에서 초고순도 재생 PP를 뽑아내 자동차 내장재, 가전제품, 휴대폰 등에 쓰이는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SK지오센트릭은 '세계 최고 리사이클링 소재 기업'이라는 목표에 더욱 가까워지는 동시에 글로벌 폐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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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서 열린 싱크탱크 간담회에 참석해 관계자들과 한미 경제협력 확대, 공급망 전망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 SK]

 

최태원 회장의 미국과의 그린 비즈니스는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참여한 한·미 정상회담 기간에도 빛났다. 

 

당시 글로벌 수소에너지 선도기업 플러그파워는 SK E&S와의 합작법인 ‘SK 플러그 하이버스’를 통해 한국 수소산업에 총 1조원을 투입하기로 약속했다. 하이버스는 수소기술 연구·개발(R&D) 센터 및 수소 핵심설비 생산기지 ‘기가팩토리’ 설립과 액화수소충전소 구축 및 운영 등에 자금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 밖에 SK㈜, SK이노베이션, SK E&S, SK머티리얼즈 등은 수소, 플라스틱 재활용, 소형모듈원자로(SMR), 블루암모니아 등 그린 비즈니스 분야에 관한 신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글로벌 협력의 시동을 걸었다. 

 

최태원 회장의 그린 비즈니스는 미국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SK그룹은 세계 최대 규모 주간 잡지 미국 ‘타임(Time)’이 선정한 ‘2023년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기업(TIME 100 Most Influent Companies)’에 진입했다.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 기업들만 선정되는 명단으로 SK그룹은 올해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SK그룹은 미국에서 전기 자동차(EV) 배터리 제조를 성장시켜 지속가능한 세계 경제로 나아가는 데 이바지한 공로를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SK 관계자는 “미국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 인프라를 구축해 전기차 시장 성장을 주도한 것으로 타임지로부터 인정 받았다”며 “SK는 전기차 배터리 및 충전, 수소 에너지, 반도체 및 재활용 산업에 걸쳐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명실상부한 '재계 맏형'이다.  최 회장은 국내 기업의 친환경 경영을 끊임없이 독려한다. 이에 따라 SK를 넘어 국내 기업까지 이어지는 '그린 비즈니스 생태계' 확장에 이바지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그린 비즈니스는 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투자의 의미가 크다”며 “지속가능 성장이나 글로벌 경영 흐름을 고려하면 반드시 필요하지만 단기 내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기업으로서는 쉬운 선택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 회장의 선제적 투자 선구안은 SK하이닉스를 통해 증명됐다. 인수 반대가 심했던 SK하이닉스는 SK가 재계 2위로 올라서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최 회장의 친환경 비즈니스 전략이 계속 쌓여 수십년 후 SK 경쟁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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