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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회 통제 안 먹히는 지역신협…구즉신협 성추행 해결 지지부진
김태규 기자
입력 : 2023.05.23 07:29
ㅣ 수정 : 2023.05.23 07:29
구즉신협 이사회, 중앙회 '면직' 권고 불수용, 가해자 현직 유지
관련 재판 진행 중…중앙회 "법원 판단 전까지 추가조치 어려워"
지역신협서 성비위 문제 끊이지 않아 '내부통제 미흡' 지적 제기
중앙회, '조직문화혁신추진단' 설치로 통제 강화…김윤식 리더십 시험대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전 구즉신협의 임원이 신협중앙회(이하 중앙회)의 면직처분에도 현직에서 일하고 있어 중앙회의 통제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회는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개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구즉신협의 성추행 사건은 지난해 1월 불거졌다. 구즉신협 직원들은 지난해 1월 A 전무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며 대전고용노동청에 근로감독을 청원했다. 같은 해 2월에는 직장 내 성희롱을 신고하기도 했다.
A 전무는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총 4차례에 걸쳐 부하 여직원 4명을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회식을 한 뒤 여직원의 집에 들어가겠다며 팔을 잡아끌고 허리를 감싸 안는 등 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여직원들에게 술 따르기를 강요하고 어깨동무나 팔짱을 끼는 등 수차례 신체접촉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또 회의에 늦었다는 이유로 직원들에게 얼차려를 주거나 실적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언을 일삼기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구즉신협 직원들은 인사권자인 A 전무의 행동에 문제제기를 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반복되는 추행과 괴롭힘에 결국 A 전무를 노동청과 중앙회, 유성경찰서 등에 고발했다.
고용노동부는 피해 사실을 확인한 뒤 구즉신협에 A 전무를 징계하도록 권고했지만, 구즉신협은 자체 조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 달이 넘도록 징계를 미루다가 감봉 3개월의 가벼운 징계를 내렸다.
고용노동부와 중앙회는 가해자 분리조치를 요구했으나 구즉신협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구즉신협 노조와 대전지역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구즉신협 직장 내 성추행‧괴롭힘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에 따르면 직원들의 피해 신고 이후에도 A 전무는 정상 출근했다. 대책위는 이로 인해 피해자들이 2차 가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중앙회는 조사를 진행한 뒤 A 전무의 직장 내 괴롭힘과 성추행을 인정하며 그해 5월 30일 가해자 면직 및 이사장 정직을 권고했으나 구즉신협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구즉신협 이사회는 지난해 11월 A 전무에 대해 법적 처분이 이뤄질 때까지 면직 처리를 미루고 업무를 지속하도록 결정했다.
중앙회가 가해자에 대한 면직을 권고했음에도 구즉신협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중앙회의 통제가 미흡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다만 중앙회는 이 사건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추가적인 조치에 나서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중앙회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해당 구즉신협 임원이 재판을 받고 있는 사안으로, 사법부의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는 추가적인 조치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법원 판단이 나와야 조치에 나설 수 있는데, 대법원까지 간다면 조치가 이뤄지기까지는 더욱 긴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성경찰서도 A 전무의 성추행 혐의를 인정하고 검찰에 사건을 송치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지난달 25일 열린 1차 공판에서 A 전무는 자신의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신협에서는 성비위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부산 구포신협에서 상사에 의한 성추행 사건이 드러났으며, 같은 해 상반기에는 전주 상진신협 면접장에서 면접위원이 여성 응시자에게 외모를 평가하는 발언을 하거나 선정적인 춤을 추도록 요구하는 등 성희롱이 있었다.
중앙회는 올해 2월 관리이사 산하에 조직문화혁신추진단을 설치하며 내부통제 강화에 나선 바 있다. 조직문화혁신추진단은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및 부정채용 관련 제보 접수, 노동관계법 관련 상담 및 교육 등을 전담한다. 중앙회는 이를 통해 선진 근무 환경 조성과 경영 환경의 안정성을 동시에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지역신협에서 성비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조직문화혁신추진단 출범으로 김윤식 중앙회장의 리더십이 철저한 내부통제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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