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지난주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필두로 국내 상장사들의 1분기 ‘어닝 시즌’ 막이 오른 가운데, 실적 모멘텀이 이어진 기업들에 대한 증권사들의 '장밋빛 전망'이 쏟아졌다.
특히 올 1분기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2009년 이후 가장 저조할 것이란 분석에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 기대감이 큰 개별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권가 목표치 제시 여부가 주가 모멘텀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 추정치가 있는 상장사 181곳(실적 발표한 기업 제외)의 영업이익 합계는 21조12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7% 줄어들 전망이다.
올 1분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매출은 증가했으나, 원자잿값 상승 및 이자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감소한 것이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1분기 어닝 시즌을 확인하며, 2분기 국내 증시의 성장률 저점폭을 축소시킬 수 있을지 그리고 그와 관련해 주가 반등 탄력이 강해질 수 있을지 여부가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며 "1분기 어닝 시즌 동안 이익 전망의 추가 조정 가능성이 높은 만큼, 밸류에이션 기대 변화로 인한 움직임이 주가의 반등 흐름을 주도할 것"으로 판단했다.
증권가는 글로벌 경기 악화에도 1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낸 LG전자(066570)에 대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LG전자가 올 2분기에도 실적 개선세를 지속해 연간 최대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란 전망에서다.
LG전자는 연결 기준으로 올해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9% 줄어든 1조4974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2.6% 줄어든 20조4178억원이었다.
증권사별로 KB증권이 LG전자의 목표가를 17만원으로 가장 높이 올려잡았다. 이어 삼성증권은 14만5000원, 메리츠증권은 15만원, 하나증권은 16만8000원으로 각각 상향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LG이노텍을 제외한 별도 기준 모든 사업부가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며 "특히 생활가전(H&A) 부문은 가전 수요 약세에도 매출이 늘면서 영업이익률이 12.5%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현대차(005380)·기아(000270)가 이달 마지막 주 예정된 실적 발표에서 역대 1분기 최고 성과가 전망된다. 특히 현대차는 삼성전자를 따돌리고 상장사 분기 영업이익 1위에 오를 것이 유력하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 1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매출액 35조4936억원, 영업이익 2조663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0년 새 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1분기 실적으로는 역대 최대에 해당하는 수치다.
증권사는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최대 28만원까지 올려잡았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미국 점유율 증가 등 판매 개선에 기반해 기초여건(펀더멘털) 상승 구간에 있다"며 목표주가 28만원을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도 현대차에 대해 목표주가를 기존 23만원에서 26만5000원, 대신증권은 22만원에서 25만원, 현대차증권은 24만원에서 27만원으로 높였다.
또 한국투자증권은 기아에 대해 목표가가 기존 10만원에서 13만5000원으로, 대신증권은 11만원에서 12만5000원으로, 메리츠증권은 11만원에서 1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삼성전자(005930)는 역대급 ‘어닝 쇼크(실적 저하 충격)’를 냈음에도, 반도체 감산 카드를 꺼내며 주가 상승 모멘텀이 이어지자 증권가에서는 연이어 목표 주가를 끌어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6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5.75% 감소했다고 지난 7일 발표했다. 시장은 반도체 업황 부진을 반영해 1조원대 영업이익을 예상했으나, 삼성전자는 이마저도 채우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