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내셔널, 풍력·태양광·LNG 사업 펼쳐 종합 에너지기업으로 '우뚝'
[전남 신안·광양 /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무역·트레이딩에 특화돼 있던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올해 초 포스코에너지를 인수하면서 에너지 부문 역량을 집중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풍력 및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해 중간 단계 친환경에너지로 평가받는 액화천연가스(LNG) 역량도 강화해 탈(脫)탄소에 대한 준비를 철저하게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같은 기업 청사진을 알리기 위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달 21일 15개 주요언론사를 초청해 프레스투어를 진행했다. 이번 투어에는 전라남도신안 및 광양에 설치된 친환경 설비가 대거 등장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말 에너지 부문 사업에 오는 2025년까지 총 3조8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놨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가 순조롭게 진행되려면 현재 추진 중인 에너지 부문 사업 현황을 면밀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프레스투어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추진 중인 에너지 사업 분석에 초점이 모아졌다.
■ 포스코인터, 전남 신안군에서 바람과 태양 사로잡는다
오전 6시 30분 용산역에서 출발한 기자단은 4시간이 지난 오전 10시 30분 전남 신안군 해상풍력 발전단지에 도착했다.
해상풍력 발전단지에는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의 3MW 급 발전기 14기, 덴마크 기업 베스타스(Vestas)의 3.45MW 급 발전기 6기가 설치돼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발전기 8기가 2016년 준공된 후 처음 상업운전에 돌입했으며 2017년 6기가 추가돼 상업운전에 투입됐다. 이후 2018년 베스타스 발전기 6기가 설치돼 현재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하게 됐다.
두산에너빌리티 발전기 14기는 해변에 설치돼 있으며 베스타스 발전기 6기는 산악 지역에 설치돼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운영 효율을 위해 두산에너빌리티와 베스타스 발전기 두 기종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안 풍력발전기 평균 이용률은 21%이다. 이를 간단하게 설명하면 하루 24시간 가운데 약 5시간 동안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는 얘기다. 풍력발전기를 통해 생산되는 전력은 신안과 목포 권역의 3만1000세대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이를 통해 소나무 1400만 그루를 심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연간 5만1000t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연평균 초속 7m 바람이 부는 12월부터 2월까지 3개월 동안 연간 발전량의 50%를 확보할 수 있다”며 해상풍력 발전단지 특성을 설명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신안 풍력발전사업을 통해 2020년 10만7207MWh의 전력을 생산했으며 이를 통해 126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어 2021년 9만930MWh 생산, 13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10만4600MWh, 199억원을 기록하는 등 해마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신안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오는 2024년부터 2027년까지 총 1조6000억원을 투입해 300MW 규모 풍력발전기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연 70만MWh 전력을 생산하고 연간 매출 2200억원을 기록하는 목표를 세웠다.
풍력발전 뿐 아니라 신안군 곳곳에 설치돼 있는 태양광 발전 설비도 이목을 끌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신안군 일대에 유휴 부지인 폐염전 부지를 활용해 14.5MW 태양광 발전단지를 조성해 운영 중이다.
태양광 발전단지 조성은 2011년부터 총 3단계에 걸쳐 진행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12년 초부터 1차(2MW), 2013년 2차(5MW), 2014년 3차(7.5MW) 발전단지를 차례대로 준공했다.
폐염전 부지는 평평하고 단단한 지형적 특성을 지니고 있어 태양광 발전 구조물을 설치한 후에도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다.
특히 버려졌던 폐염전 부지에 발전단지를 조성해 지역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고 염전 장점인 많은 일사량을 통해 태양광 전기 변환율을 국내 평균 15% 보다 높은 16.2%까지 높였다.
현재 신안 태양광발전 단지는 연간 약 53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2만MWh 규모의 전력을 생산하고 공급한다. 이는 소나무 260만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연간 약 9000t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 LNG터미널 운용해 조선사 시운전 지원과 에너지 안보 '두 토끼' 확보
신안에서 일정을 마치고 기자단은 광양으로 향했다. 기자단은 오후 4시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운영하는 광양LNG터미널에 도착했다.
이 터미널은 LNG저장탱크 총 5기, 액화석유가스(LPG)탱크 1기, 부두 1선좌(선박의 정박 설비), 기화송출설비 등으로 이뤄져 운영 중이다.
LNG 관련 사업은 지난 2018년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취임한 후부터 점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당시 최 회장은 100대 개혁과제 중 하나로 ‘그룹 LNG 사업재편’을 주문했다.
이후 포스코에너지는 2019년 포스코로부터 광양 LNG터미널을 인수했으며 이후 LNG터미널 인프라를 활용한 LNG탱크 임대사업, 조선사 시운전 지원 사업 등을 추진해왔다.
회사 관계자는 "임대사업은 LNG 보관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 LNG탱크 공간을 일부 임대해 직수입한 LNG에 하역·저장·기화송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LNG·LPG탱크를 활용해 조선사 시운전 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점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국내 조선사는 LNG, LPG(액화석유가스)를 연료로 하는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에 특화돼 있다.
일반적으로 선박 건조가 완료된 후 해상시운전이 진행되며 이 단계가 마무리 된 후에야 비로소 선박 인도가 가능하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0년 도시가스사업법 개정안 시행에 발맞춰 민간기업 1호로 LNG 추진선 시운전 자격을 취득하고 국내 조선사를 대상으로 선박시운전 사업을 본격 추진해왔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2021년 11월에는 중국 국영 조선사 후동중화조선이 건조한 LNG추진선에 대해 관련 서비스를 제공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총 20척에 이르는 시운전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2021년 40척, 2022년 30척의 고객을 유치했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3년 이후 중국이 LNG 세계 최대 수입국이 될 것으로 여기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조선사의 LNG운반선 수주 확대가 예상돼 중국 선박 시운전 시장에 단계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기자단이 방문했을 당시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한 메르카토르(Mercator)호가 정박해 있었다. 이 선박은 재화중량 5만8000t규모로 건조된 LPG운반선이며 탱크에 저장된 LPG를 활용해 엔진을 가동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으로 기자단은 LNG탱크 6호기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내년 상반기까지 6호기 탱크를 준공해 총 93만㎘에 이르는 저장설비를 확보할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지난 5호기 탱크 건설에 이어 이번 6호기 탱크 건설에도 포스코가 세계 최초 독자 기술로 개발한 LNG 탱크 소재용 고망간강이 사용됐다”며 "계열사 간 협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LNG는 영하 160˚C 이하 저장탱크 환경에서 보관된다. 즉 LNG탱크 역시 이 같은 극저온 온도를 견딜 수 있는 물질로 제작돼야 한다. 포스코가 개발한 고망간강은 영하 195˚C 극저온 환경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유지하는 강재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6호기 탱크 건설에 이어 2030년까지 총 6개 탱크를 추가 건설해 213만3㎘ 규모의 저장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이 같은 LNG터미널 확장을 통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LNG사업 밸류체인(가치사슬) 완성을 통한 양적 성장 △LNG 저장용량 확보를 통한 국가 에너지 안보 기여 △수익성 기반 신재생 사업 추진에 따른 질적 성장 등을 모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