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일 기자 입력 : 2022.11.14 07:21 ㅣ 수정 : 2022.11.14 07:21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연 7%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저신용(중금리) 대출의 경우 연 8%를 목전에 둔 상황이다. 급격한 시장금리 상승에 대출금리도 덩달아 뛰고 있는 것이다.
14일 전국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가 지난 9월 중 취급한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연 6.16~7.43%로 집계됐다. 서민금융을 제외하면 연 6.19~7.93%까지 치솟는다.
같은 기간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이 취급한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연 5.72~6.00%로 나타났다. 인뱅 3사의 신용대출 평균금리 하단이 5대 시중은행 상단보다 높은 상황이다.
특히 인뱅들의 주력인 중저신용 구간에서도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높게 형성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저신용은 신용평가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신용점수 850점 이하 차주가 해당된다.
지난 9월 기준 신용점수 850~801점 구간의 인뱅 평균금리를 보면 ▲카카오뱅크 연 7.88% ▲토스뱅크 연 7.58% ▲케이뱅크 연 6.30%로 집계됐다. 전월과 비교해 상단이 0.44%포인트(p)나 상승했다.
또 신용점수 700~651점 구간에서 토스뱅크의 평균금리는 연 10.28%까지 치솟았다. 토스뱅크가 전체 신용대출에서 연 10% 이상 금리를 취급한 비율은 20.5%에 달했다. 차주 5명 중 1명은 연 10%대 고금리로 대출이 나갔단 얘기다.
인뱅들의 신용대출 금리가 오르는 건 대출금리를 구성하는 준거금리와 가산금리가 모두 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상환 능력이 약한 중저신용 차주는 신용도별로 매겨지는 가산금리도 높게 붙는다.
인뱅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신용자에 비교적 낮은 금리로 여신을 취급하는 시중은행과 중저신용자에 중금리로 대출하는 인뱅을 직접 비교하긴 어렵다”며 “당국 주문에 따라 올해 중저신용 목표치를 채워야하기 때문에 취급 비중도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중저신용 차주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고금리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주로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거절된 차주가 인뱅을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 시중은행 신용대출 금리가 인뱅보다는 낮지만 실제 한도 등은 낮게 결정될 수 있다.
중저신용 대출금리 상승은 차주 뿐 아니라 인뱅에게도 부담이다.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잠재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잔존하기 때문이다. 최근 인뱅들이 상환 능력 측정을 위한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에 힘을 쏟는 이유다.
실제 올 3분기 기준 카카오뱅크 연체율은 0.36%로 전년 말(0.22%) 대비 0.14%p 상승했다. 케이뱅크는 같은 기간 0.41%에서 0.67%로 0.26%p 올랐다. 5대 시중은행의 연체율이 0.14~0.21%인 것과 비교하면 인뱅의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적어도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고돼 있는 만큼 인뱅들도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차주 부실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대출 심사→실행→상환’ 전 과정에 대한 모니터링으로 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낮추겠단 구상이다.
인뱅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 은행 건전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정도는 아니지만 향후 경기 전망을 반영해 대손충당금 적립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며 “신용도와 별개로 모든 대출에는 리스크가 있는 거다. 이를 어떻게 조기에 발견하고 발생 이후 진화하는 역량을 갖추는 게 건전한 은행의 조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