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예·적금이 더 높네”···인뱅들 수신금리 인상 여력 약화됐나

유한일 기자 입력 : 2022.08.01 07:24 ㅣ 수정 : 2022.08.01 07:24

5대 시중은행·인뱅 3사 예·적금 금리 공시 비교
예금 상위 15개 상품 중 시중은행이 13개 차지
적금도 대부분 시중은행이 높아···인뱅 2% 후반
역머니무브에 은행들 앞다퉈 예·적금 금리 인상
자금 여력 밀리는 인뱅들 인상 속도 둔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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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은행 애플리케이션. [그래픽=뉴스투데이 DB]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과 역(逆)머니무브 현상 등에 따라 은행권 수신금리 인상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가 인터넷전문은행(인뱅)을 역전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출범 이후 플랫폼 경쟁력과 금리 매력도로 고객 흡수에 나섰던 인뱅들의 수신금리 인상 여력이 점차 약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공격적인 수신금리 인상에 나선 시중은행들의 시중 자금 흡수는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전국은행연합회 공시에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과 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 등 인뱅 3사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을 비교한 결과, 기본금리 상위 15개 중 13개가 시중은행 상품으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기본금리를 제공하는 건 신한은행의 ‘아름다운 용기 정기예금’으로 연 3.25%다. 최고 우대금리까지 적용하면 연 3.40%까지 금리가 오른다. 

 

이어 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과 우리은행 ‘WON 플러스 예금’ 상품의 기본금리가 각 연 3.20%로 뒤를 이었다. 농협은행 ‘NH 왈츠회전예금 II’의 기본금리는 연 3.15%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의 ‘모이면 금리가 올라가는 예금’ 역시 기본금리가 연 3.00%로 조사됐다. 최고 우대금리를 얹으면 연 3.30%까지 금리 적용이 가능하다. 

 

인뱅 중에선 케이뱅크의 ‘코드K 정기예금’ 기본금리가 연 3.00%로 가장 높았다. 카카오뱅크의 ‘카카오뱅크 정기예금’ 상품 기본금리는 연 2.50% 수준이다. 

 

적금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12개월 만기 자유적립식 기준 우리·농협·신한은행은 연 3%대 기본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특히 농협은행의 경우 최고 우대금리를 적용하면 연 3.60%까지 가능하다. 

 

케이뱅크(코드K 자유적금)와 카카오뱅크(카카오뱅크 자유적금) 적금 상품의 기본금리는 각각 연 2.90%, 2.70%로 나타났다. 

 

토스뱅크 적금 상품은 최대 기간이 6개월로 기본금리 연 1.00%다. 최고 우대금리 적용 시 연 3.00%까지 가능하다. 

 

시중은행과 인뱅을 비롯한 은행권의 수신금리 인상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것이다. 올해 들어서만 기준금리가 1.25%포인트(p) 오른 만큼 은행들이 인상분을 상품에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시중은행들은 수신금리 인상에 적극적이다. 최근 증시 부진에 따라 투자처를 잃은 자금이 은행으로 향하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수신고를 늘릴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1~20일 5대 시중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전월 말 대비 20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이는 6월 전체 증가분(6조237억원)의 3배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고객들의 예·적금 관심도가 높아진 만큼 공격적인 수신금리 인상으로 고객·자금 유치에 나서겠단 구상으로 풀이된다. 최근 상황을 고려해 ‘물 들어올 때 노 젓자’는 전략이다. 

 

인뱅들도 수신금리 인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시중은행과의 격차를 벌리진 못하는 상황이다. 그간 시중은행 대비 ‘착한 금리’를 제공하며 고객 유치에 나섰던 움직임과는 대조적이다. 

 

일례로 토스뱅크는 지난해 제로(0) 금리 당시 연 2% 금리를 제공하는 수시입출금식(파킹통장) ‘토스뱅크통장’을 선보여 흥행한 바 있다. 

 

인뱅들이 최근 수신금리 인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건 출범 초기 높게 설정된 금리 수준과 자본 여력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예·적금 금리를 올리면 그만큼 고객에 내주는 이자 비용도 늘어나는 만큼 여신과의 균형 계산도 필요하다. 

 

또 수신 상품 라인업이 시중은행 대비 적은 점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있다. 가입 고객이 특정 주력 상품에 집중돼 있는 만큼 섣부른 금리 인상은 큰 변동성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인뱅들의 수신금리 인상 속도가 둔화하면서 차별화 요소도 점차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최근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만기가 짧은 상품 관심도도 높아진 만큼 고객 이탈로 번질 우려도 있다. 

 

인뱅 업계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조금 낮게 형성되긴 했지만 다양한 재미 요소를 더한 우대금리도 있기 때문에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진 않다”며 “최근 0.1%p라도 높은 이자를 받기 원하는 수요가 늘어난 만큼 경쟁력 있는 금리를 드리려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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