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이후 주가가 하락하는 와중에서도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였던 개인투자자들이 미국의 대폭적인 금리인상으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담보부족으로 보유주식을 강제 처분당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신용거래를 통해 주식을 매수했거나 미수거래에 나섰다가 주가하락으로 반대매매를 당하는 금액이 하루 평균 300억원을 넘거나 근접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수거래는 전체 주식매입대금의 30% 이상에 해당하는 증거금을 내고 주식을 외상으로 사는 제도를 말한다. 2거래일 뒤에 빌린 돈을 갚아야 하지만 이를 채워넣지 못할 경우 증권사는 강제로 해당투자자의 보유주식을 시장에 하한가로 주문을 내 빌려준 돈을 회수한다.
반대매매는 장 시작전 하한가로 매도주문이 나가기 때문에 주식이 팔려도 대출원금과 이자를 제외하면 자칫 한 푼도 건지지 못하는 깡통계좌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반대매매 규모는 올해 하루 평균 168억원 수준이었으나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한 지난 14일 260억3400만원으로 늘었다.
15일에는 315억5500만원으로 급증했고 16일에도 302억6900만원을 기록하며 이틀 연속 300억원을 웃돌았다.
17일에는 반대매매 규모가 264억원으로 다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지만 주가가 더 떨어질 경우 반대매매 금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를 가늠해볼 수 있는 신용거래융자는 최근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지난 17일 기준 20조3573억원으로, 연중최저치 수준까지 내려갔다.
신용거래융자는 작년말 23조원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올들어 주가하락이 지속되자 그 규모가 작년 2월(20조2629억원) 수준으로 낮아진 것이다.
이는 계속된 주가하락에 과감하게 빚투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보유주식을 강제청산 당했거나 이제는 지쳐서 더 이상 돈을 빌려 투자하는 것을 자제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