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초임 경쟁서 SK하이닉스가 소니그룹을 제쳤다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한·일 양국의 대기업 대졸초임을 비교하면 어느 쪽이 높을까.
일본의 1인당 국민소득이 높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당연히 일본 손을 들어줘야 한다. 그러나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4일 발표한 ‘우리나라 대졸초임 분석 및 한·일 대졸초임 비교와 시사점’에 따르면 모든 규모의 기업체에서 한국의 대졸 초임이 더 높다.
국내 기업 중 500인 이상 사업체의 상용직 대졸초임은 평균 4만7808달러로, 일본 1000인 이상 기업체의 상용직 대졸초임(2만9941달러)보다 59.7%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2019년도 기준의 물가 수준을 반영한 구매력평가(PPP) 환율을 적용하였다. 2019년도 기준 PPP환율은 각각 원/달러 868.6원, 엔/달러 103.6엔이다.
게다가 사업 규모가 커질수록 격차도 더 벌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내용을 담은 경총의 보고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리고 매번 '통계 오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한국보다 잘사는 나라인 일본의 초임이 낮을 리가 없다는 게 반박논리의 핵심이다.
뉴스투데이가 팩트체크를 해봤다. 그 결과 국내 매출액 상위권 10개 기업의 대졸 초임 기본급은 일본의 상위 10개 기업에 비해 약 1496만원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총 보고서는 전반적으로 신뢰할만한 내용인 셈이다.
■ 한국 최고인 SK하이닉스 대졸 초임 기본급은 5040만원… 일본 빅3인 미쓰비시상사, 소니그룹, 미쓰이물산은 3270만원
뉴스투데이는 한일 양국의 최상위권 대기업들의 ‘대졸 초임 기본급’을 비교했다. 한국 대기업의 사업보고서에는 직원 평균연봉이 공개돼 있지만, 대졸 초임 연봉은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국내의 취업 플랫폼인 ‘잡코리아, 캐치’ 그리고 일본의 연봉 정보 사이트인 ‘가이시슈카츠(外資就活), 헤이킨넨슈(平均年収)’ 등에 대졸 초임 기본급 자료가 추정된 기업들을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국내 기업의 비교 대상은 지난해 매출액 상위권 10개 사기업인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기아 △포스코 △한화 △하나은행 △삼성생명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등이다.
비교 대상이 되는 일본 기업은 마찬가지로 매출액 10위권인 △도요타자동차 △혼다자동차 △미쓰비시상사 △일본전신전화 △일본우정 △이토츄상사 △소니그룹 △히타치제작소 △이온 △미쓰이물산 등이다.
비교 결과 대상이 된 국내 10개 대기업의 대졸초임 기본급 평균액은 약 4480만원, 일본 10개 대기업의 평균액은 원화 약 2994만원(약 280만1000엔, 5일 환율기준 100엔 당 1068.17원)이다. 한국 대기업 평균액이 일본보다 약 1496만원이 더 많았다.
국내 비교 기업 중 최고액은 SK하이닉스로 5040만원의 기본급을 보장하고 있고, 최저액은 하나은행(3600만원)이다. 일본 비교 기업 중 최고액은 미쓰비시상사, 소니그룹, 미쓰이물산이 각각 306만엔(한화 약 3270만원)이고, 최저액은 지난해 기준 매출액 1위인 도요타자동차의 249만6000엔(한화 약 2668만원)이다.
국내 10개 기업의 평균액인 4480만원은, 국내 300인 이상 사업체의 대졸 초임 고정급 평균액인 4320만원보다 약 160만원 높은 수치이며, 국내 전체 규모 대졸 초임 고정급 평균액(3118만원)보다 약 1362만원 높은 수치이다. 일본 10개 기업 평균액은 단순 환율로 계산했을 때, 국내 전규모 평균액보다 약 124만원 낮은 수치이다.
경총 보고서에서 활용한 2019년도 기준 PPP환율(원/달러 868.6원, 엔/달러 103.6엔)을 적용하면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PPP환율 적용 시, 국내 기업의 평균액은 약 5만1565달러, 일본 기업의 평균액은 약 2만7037달러로 국내 기업이 무려 91%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경총은 보고서에서 PPP환율을 적용한 국내 500인 이상 사업체 상용직 대졸초임은 4만7808달러로, 일본 1000인 이상 기업체 상용직 대졸초임인 2만9941달러보다 59.7% 높았다고 밝혔다.
본지에서 조사한 최상위권 10개 기업의 비교에서 그 차이가 더욱 벌어진 것을 봤을 때, ‘사업 규모가 커질수록 격차도 더 벌어진다’는 경총의 분석도 타당한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