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신재훈 칼럼니스트] 이름마저 생소한 SSG를 단기간에 소비자의 머리 속에, 그리고 마음속에 “쓱” 들어가게 했던 광고가 바로 그 유명한 “쓱” 광고다.
런칭 광고부터 독특하다 못해 엽기적이다.
[SSG라고 쓰여있는 패드를 건네며 / 공효진: 영어 좀 하죠? 이거 읽어봐요 / 공유: “쓱” / 공효진: 잘하네”]
덤 앤 더머 식의 말장난 같은 광고들이 “쓱”이란 단어와 함께 SSG를 자연스럽게 기억시킨다.
[공효진: 아 추워 코트 하나 쓱 해야겠어요 / 공유: 하는 김에 김치도 쓱 해요 / 공효진: 마음에 쓱 들어 / 공유: 백화점에서 이마트까지 한번에 쓱]
[공유: 구두 좀 사줘요 / 공효진: 이미 쓱 해놨어요 / 공유: 메이커 아니면 안 신어요 / 공효진: 백화점 물건이에요 / 공유: 쓱 찾아올게요, 백화점 상품 그대로 모바일에서 쓱]
[공유: 내 라면 언제 와요? / 공효진: 아침에 장봤으니까, 5분 뒤에 쓱 올 거예요 / 공유: 물 끓여 놓을게요, 오전에 주문하면 오늘 쓱 배송]
[공유: 그만 좀 사요, 치약 둘 데가 없어요 / 공효진: 가격을 봐요, 오반장 이예요 / 공유: 박스째 쓱 사요, 오늘의 핫딜도 한번에 쓱]
SSG를 소리 나는 대로 읽으면 “쓱”이 된다.
과거 같으면 제작회의 때 CD(Creative Director, 광고 제작 책임자)로부터 발상이 유치하고 1차원적이라는 핀잔을 들으며 버려졌을 아이디어다.
그러나 이 장난스럽고 말장난 같은 광고가 전파를 타더니 어느 순간 “쓱”하고 소비자들의 머리 속으로 들어오며 초대형 사고를 친다.
광고계를 접수해 버린 것이다. 그 후 “쓱” 시리즈는 광고의 아이디어를 넘어 SSG의 브랜드 핵심자산이 되었다.
“쓱” 광고가 히트치자 다양한 아류 광고들이 등장한다. 그 대표적인 아류가 바로 OK저축은행의 “읏”광고다.
“쓱”이 SSG를 소리 나는 대로 한글로 적은 것이라면, “읏”은 OK를 우측으로 90도 회전시켜 어거지로 비슷한 모양의 한글로 읽은 것이다. 거기에 한 수 더 떠 “읏맨”이라는 스파이더맨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정체불명의 캐릭터까지 등장 시킨다.
“읏”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자인하는 샘이다.
이 둘의 근본적인 차이는 브랜드와 업의 특징과의 연관성(Relevance)에서 찾을 수 있다. “쓱”은 “슬그머니 내밀거나 들어가는 모양”이라는 의미를 가진 의태어다.
소리 없이, 요란 떨지 않고, 불편 없이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서비스하겠다는 의미다. 또한 쓱 한다는 것은 SSG에서 쇼핑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반면 “읏”은 OK를 눕혀 놨다는 점 외의 다른 연관성을 찾기가 어렵다. 활용성 면에서도 많은 차이를 보인다. “쓱”의 경우 광고에서 다양한 상황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쓰일 뿐 아니라 “쓱배송”처럼 마케팅 전반에 걸쳐 활용된다.
반면 읏의 경우 활용이 광고 정도로 제한적이다.
말 장난처럼 시작된 “쓱”이라는 유치한 아이디어가 보여준 나비효과는 연관성과 활용성이 브랜드의 성공 런칭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가 되었다.
◀ 신재훈 프로필 ▶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