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인의 JOB카툰] 점역사, 시각장애인이 손가락으로 '말'과 '글'을 읽을 수 있게 점자로 바꾸는 사람

용은혜 인턴기자 입력 : 2021.09.11 06:31 ㅣ 수정 : 2021.09.10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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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박용인]

 

[뉴스투데이=용은혜 인턴기자] 우리가 눈으로 읽는 일반도서들은 시각장애인들에게 책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따라서 시각장애인들이 읽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으로 각종 도서를 점자로 고친 ‘점자도서’가 있다. 일반도서를 점자도서로 바꾸는 것을 점역이라 하는데, 이렇게 말이나 글을 손가락으로 읽을 수 있도록 점자로 바꾸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바로 점역사다.

 

■ 점역사가 하는 일은?

 

과거에 점역사는 점자판과 점자타자기를 사용하여 바로 점자로 옮기는 작업을 했으나, 오늘날에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점자로 바꾼다.

 

주로 학습교재의 점역을 수행하며 작업을 할 때 먼저 점역할 대상의 특징에 따른 점역전환 프로그램을 선정하고, 일반도서의 글을 그대로 컴퓨터에 한글로 입력하거나 스캐너를 사용하여 입력한 후 점자프로그램에서 점자로 변환한다.

 

점자는 점 6개로 한글, 숫자, 그림, 영어 등을 모두 표현해야 하므로 상당히 복잡하지만 일정한 규칙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보통 한 권의 일반도서가 점역도서로 만들어지기까지는 2~3개월의 시간이 걸리며 한글이나 영어는 정해진 일정한 규칙이 있고, 컴퓨터 프로그램도 구축되어 있어서 작업이 수월한 편이다.

 

그러나 수학, 과학 그리고 중국어나 불어 등 제2외국어, 악보 등을 특수 점역이라 하는데, 특수 점역은 점역프로그램으로 할 수 없으므로 점역사가 직접 점입력을 해야 한다. 이는 상당히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며 지도, 동물 등과 같은 그림 또한 일일이 송곳으로 작업을 수행하여야 한다.

 

■ 점역사가 되는 법은?

 

점역사가 되는 데 특별한 학력제한은 없다. 관련 민간자격증이 있으나 취업을 위한 필수조건은 아니다. 점자를 익히고 점역프로그램 사용법을 익힌다면 자격증 없이도 활동이 가능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책읽기를 좋아해야 하고, 꼼꼼한 성격이 도움이 되며 이공계 전공자이거나 외국어 전공자, 음악 전공자라면 특수점역분야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채용 시 자원봉사 경력을 중요하게 여기므로 가까운 사회복지시설, 특히 시각장애인 기관에서 실무를 경험해 보거나 시각장애인들과 교류를 갖는 것이 취업에 도움이 된다.

 

점역사는 상대방의 장애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하며, 대부분 팀을 이루어 근무하므로 대인관계가 좋고, 의사소통능력과 컴퓨터활용능력이 있으면 유리하다.

 

■ 점역사의 현재와 미래는?

 

현재 대부분의 점역사가 사회복지시설에 소속 되어있으며 국가에서 예산을 전액 또는 일부 보조해주고 있다. 사회복지시설은 학교법인, 종교단체, 사회복지법인 등에서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 시각장애인 중 점자를 해독하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인 점맹률은 무척 높은 편에 속한다. 전체 시각장애인을 놓고 따지면 점맹률이 95%에 이르고, 온전히 점자에만 의존해야 하는 중증 시각장애인을 기준으로 해도 점맹률이 70%를 웃돈다.

 

소설부터 전공서적까지 다양한 책들이 점역사들에 의해 점자로 만들어지고 있으나 점역사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많은 시각장애인들에게 필요한 자료를 제때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점역사는 전국적으로 200명에 불과하지만 시각장애인 교육과 복지 수준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 향후 그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자료제공=워크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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