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매출 3000억 낳는 '제주 삼다수' 판권 놓고 광동·LG·롯데 '눈치싸움'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국내 생수 시장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생수 1위’ 제주 삼다수의 판권이 시장에 나왔다. 삼다수 판권을 손에 넣으면 연간 3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롯데칠성음료,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 등 유통 업체간 눈치싸움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다수를 생산·판매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제주도 외 위탁 판매 동반 협력사 공개 모집에 나섰다. 오는 30일부터 공개 입찰 접수가 시작되며, 제안사간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통해 오는 9월 우선협상자가 정해질 예정이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4년마다 삼다수에 대한 위탁 판매 업체를 지정해 독점 유통권을 부여하고 있다. 삼다수 위탁 판매는 농심이 지난 1996년부터 맡아오다 지난 2012년 광동제약이 판권을 따내면서 5년(4+1년 계약)간 독점으로 유통했다. 2017년부터는 소매는 광동제약, 비소매(숙박업소, 병원 등)는 LG생건이 맡아 왔는데, 이 계약이 오는 12월14일로 상실된다.
이번 삼다수 판권 입찰에는 기존 광동제약과 LG생건뿐 아니라 롯데칠성음료도 도전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광동제약 입장에서 보면 삼다수는 놓칠 수 없는 사업이다. 지난해 매출의 30%가 삼다수에서 나왔다. 현재 탄산음료 1위 코카콜라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LG생건도 삼다수 판권까지 손에 쥐게되면 시장에서 입지가 더욱 올라가게 될 전망이다.
롯데칠성음료도 삼다수 판권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삼다수 판권을 갖고가면 국내 생수 2위인 아이시스의 입지가 줄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유통 업계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롯데칠성음료는 이미 아이시스 유통을 맡고 있다”면서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삼다수와 아이시스가 나란히 있으면 삼다수에 손이 가는 상황에서 롯데칠성음료가 삼다수 유통까지 가져간다면 4년 뒤 아이시스의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삼다수가 유통 업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수시장에서 삼다수가 차지하고 있는 독보적인 지위 때문이란 분석이다.
실제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4월 기준 삼다수는 국내 생수 시장 부동의 1위로 시장점유율 42.6%를 차지하고 있다. 2위는 아이시스(12.1%)로 1위와 격차가 3배 이상 난다.
게다가 생수시장이 커지면서 삼다수 매출도 덩달아 꾸준히 늘고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의 삼다수 매출은 2016년 2415억원, 2018년 2627억원, 2020년 2835억원으로 4년만에 17.4% 뛰었다. 올해 총 매출은 3000억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롯데칠성음료와 LG생건 측은 삼다수 입찰 참여 여부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입찰 참가 여부를 검토 중이지만 정해진 바는 없다”고 밝혔다. LG생건 관계자 또한 “입찰과 관련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