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훈의 광고썰전 (43)] 신한라이프 광고 속 그녀가 인간이 아니라고?

신재훈 칼럼니스트 입력 : 2021.08.21 06:56 ㅣ 수정 : 2021.08.21 06:56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싸이버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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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신재훈 칼럼니스트] 버스 정류장에서 한 소녀가 경쾌한 음악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며 춤을 추기 시작한다. 매장을 시작으로 새들이 날아다니는 거대한 식물원, 빨래가 걸려있는 도심의 옥상을 거쳐 주차장으로 다시 지하철 안으로 공간을 이동하며 춤을 춘다.

 

이국적인 외모와 독특한 춤을 추는 그녀가 진짜 인간이 아니라 가상인간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충격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아바타”를 처음 봤을 때 이상이었다.

 

그 때보다 훨씬 더 인간과 닮아있고 모든 표정과 동작들이 정교해졌다.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가상인간의 출현이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AI 기반의 3D 그래픽 기술로 탄생한 가상인간은 인간만의 영역이라 여겨졌던 SNS의 인플루엔서, 광고 모델까지 넘보기 시작했다. 인간들간의 경쟁을 넘어 이제는 가상인간들과도 경쟁해야 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 것이다.

 

300만명이 넘는 인스타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릴 미켈라”는 미국 LA에 거주하는 브라질계 미국인으로 행세하며 다양한 활동을 통해 2019년 약 140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그녀는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샤O, 루이비O, 프라O 등 명품 브랜드 모델 자리를 꿰차며 인간 모델들을 위협하고 있다.

 

일본의 가상인간 “이마”는 인스타 팔로워 30만명을 보유한 인기스타다. 유튜브와 광고 모델 등으로 활동하며 2020년 7억 이상을 벌었다.

 

해외 보다는 조금 늦었지만 국내에서도 가상인간의 활동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신한라이프 광고에 출연한 가상인간 “로지”외에 LG전자의 경우 CES2021에서 미래에서 온 아이를 뜻하는 “김래아”를 선보인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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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라이프 광고에 출연한 가상인간 '로지' [사진=유튜브 동영상 캡처]

 

이렇듯 가상인간이 모델로서 선호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다재다능하고 무한변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간과 달리 그들은 학습을 통해 노래, 춤 등 모든 방면의 능력을 학습하는 것이 가능하다. 따라서 최고의 댄서와 가수로도, 더 나아가 하늘을 나는 슈퍼맨으로도 변신할 수 있다.

 

둘째 관리가 용이하다는 점이다. 인간과 달리 모든 스캔들에서 자유롭다. 그들은 밥도 안 먹고, 잠도 안자고, 물론 연애도 하지 않는다.

 

셋째 출연이 무한하다는 점이다. 인간의 몸은 하나이기에 출연과 활동의 한계가 있지만 가상인간은 머리카락으로 자신을 복제하는 머털도사처럼 복제를 통해 언제 어디든 무한 출연이 가능하다.

 

넷째 진시황이 그렇게 원했던 불로장생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아프지도, 늙지도, 죽지도 않는다. 인기가 유지되는 한 영원히 현재의 모습으로 살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많은 장점 외에도 기업 차원에서 가상인간을 통해 이미지 차별화가 가능하다. 기업이미지를 더 젊고 미래지향적이고 앞서가는 첨단의 느낌으로 바꿀 수 있다는 얘기다.

 

기술의 발전이 우리를 더 편하게 만들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의 자리를 위협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미래에는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모든 활동을 AI에게 다 내주고 인간은 오직 소비만 하는 무용한 존재로 전락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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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재훈 프로필 ▶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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