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훈 칼럼니스트 입력 : 2021.07.12 10:24 ㅣ 수정 : 2021.07.12 10:24
마마, 호환,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치킨광고
[뉴스투데이=신재훈 칼럼니스트] 치킨광고가 다이어트를 어렵게 만드는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첫째 치킨을 먹고 싶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는 먹는 제품광고에서 소위 시즐이라고 부르는 것으로서 먹고 싶은 욕구를 극대화 시키기 위한 핵심 전략 이다.
오랜 경험을 통해 검증된 두 가지 방법이 주로 쓰인다. 튀기거나 굽거나 양념을 하는 장면을 통해 음식을 최대한 맛있어 보이게 하거나 모델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식욕을 자극하는 것이다.
혼자 먹을 때 보다는 여럿이 먹을 때 더 맛있고, 심지어 먹방을 보면서 먹으면 더 맛있게 잘 먹을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첫 번째가 먹고 싶은 본능을 자극하는 방법이라면 두 번째는 밤늦게 치킨을 먹는 것에 대한 양심의 가책을 줄이거나 자신의 부적절한(?) 행위를 합리화 시키는 방법이다.
광고 속 치킨을 아무리 먹어도 날씬한 모델을 보며 나도 그들처럼 치킨을 먹어도 살이 안 찔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이는 광고에 나오는 날씬한 모델들이 만들어내는 일종의 착시다.
물론 더 근본적인 것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대로 믿으려 하는 확증편향에서 기인하지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성들이 특히 조심해야 하는 치명적인 치킨광고 모델이 있다.
바로 배우 전모 씨다.
“별에서 온 그대”에서 보여준 치맥 장면은 그녀를 먹방배우로 다시 보게 만든 명 장면이었다. 요즘 치킨광고에서 보여주는 먹방은 “별그대”때 보다 훨씬 더 진화했다. 대한민국 치킨 광고에 출연한 그 어떤 모델보다 더 맛있게 실감나게 치킨을 먹는다.
또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치킨을 먹고 싶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치킨을 아무리 먹어도 날씬한 그녀는 소비자의 경계심 마저 허물어 버린다.
이 광고를 보면 인지부조화에 시달리게 된다.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려면 치킨은 절대로 안 먹을 텐데”라는 지극히 이성적인 생각을 하면서도 매일 삼시세끼 치킨만 먹는 사람처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치킨은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 찐다”는 비상식적인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그녀가 너무나 맛있게 치킨 먹는 것을 보면 “맛있겠다” “먹고 싶다”는 생각을 넘어 이반 파블로프의 개처럼 침을 흘리며 전화기에 손이 절로 간다는 점이다.
이 글의 결론이다.
첫째 광고에 나오는 모델을 보며 치킨을 마음껏 먹어도 날씬할 수 있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 그런 일은 현실에서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광고니까 그럴 수 있는 거다. 또한 전모 배우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둘째 광고를 보고 참을 수 없어 치킨을 시킨다 해도 결단코 치킨으로 막아야 한다. 맥주까지 추가하여 치맥파티를 한다면 뱃살이 두 배로 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신재훈 프로필▶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