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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직업 ‘간호사’, 그 양극화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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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양
입력 : 2017.05.22 15:36 ㅣ 수정 : 2017.05.22 16:01

▲ 취업난 속 간호학과의 인기는 높아졌지만 중소병원의 인력난은 여전하다. ⓒ포항성모병원

 

(뉴스투데이=정소양 기자)

 

청년층 취업난 속 인기학과로 급부상한 간호학과

 

수년 전부터 간호학과는 인기학과로 급부상했다. 최근 10년 간 간호학과 입학정원은 2006년 1만1147명에서 2016년 2만4426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취업절벽 시대에 일명 ‘취업깡패’라고 불리는 ‘전문직’을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물리치료학과, 간호학과 등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문과생들 역시 교차지원을 하는 추세다. 특히, 연세대학교, 경희대학교 등의 간호학과는 문과 최상위권 학생들이 지원하는 학과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렇게 간호사에 대한 직업 인기도가 급상승하는 이유는 젊은 층 사이에서 취업 및 고용의 안정성 확보가 가능하고 또한 100세 시대에 간호사 수요 증가 등을 감안한 것이라고 분석된다.

 

 

간호사들, ‘월급ㆍ복지’ 등이 우월한 대형병원 선호하고 중소병원은 외면

 

이처럼  간호학과의 인기는 상승했지만 전국 중소 병원들은 간호사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한간호협회는 22일 “내년부터 연 2만 명 이상의 신규 인력이 배출돼 인력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며 “간호사 수급 문제는 총량이 원인이 아니라 지역 간 의료기관 간 불균형에 있다”고 지적했다.

 

병원간호사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간호사 면허를 취득한 35만 명 가운데 실제 일하는 간호사는 16만1000여명으로 조사됐다. 간호사 면허 소지자 가운데 절반만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일하는 간호사들은 주로 서울의 대형병원을 선호한다. 대형병원에 들어가려면 경쟁율이 치열하다. 하지만 중소병원은 외면 받는다.

 

국내 200~300병상을 가진 중소병원의 간호사는 이직률도 높은 편이다. 중소병원 간호사의 이직률은 22%로 나타났으며, 서울대병원 같은 종합 상급병원(500병상 이상)의 이직률은 9%로 중소병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렇게 중소병원이 간호사 구인난에 시달린다. 특히, 지방에 있는 중소병원의 인력난은 심각하다.  지방 중소병원에 신규 임용된 간호사들이 기회가 되면 수도권으로 전직하는 인력수급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임금과 복지 수준이 수도권과 지역, 지역 내에서도 종합병원 이상급 대형 병원과 중소병원의 격차가 심각하다.

 

삼성, 아산, 세브란스 등 서울의 대형병원의 간호사 초임은 4000만~4400만 원이다. 그러나 중소병원의 간호사 초봉의 경우 평균적으로 2000~2500만 원 수준에 머문다.

 

 

업무강도면에서도 중소병원이 대형병원보다 열악

 

단순히 연봉의 차이만 나는 것이 아니다. 업무 강도 역시 중소병원이 대형병원에 비해 강도가 심하다.

 

대형병원은 평균적으로 간호사 1인당 11~12명의 환자를 돌본다. 그러나 중소병원의 간호사들은 1인당 환자 18~20명을 감당해야한다. 결국 의료 질적 측면에서도 대형병원과 크게 차이날 수밖에 없으며 악순환의 연속으로 환자들에게까지 피해로 돌아가게 된다.

 

대형병원 간호사 대기합격자 A씨는 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A병원에 합격통지서를 받은 상태지만 TO가 없어 기다리고 있다”며 “평균적으로 1년은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병원에서 낮은 임금을 받으며 힘든 업무를 처리하기 보다는 대형병원의 TO를 기다리는 편이 나은 것 같다. 훗날 경력 면에서도 차이가 많이 난다”고 말했다.

 

 

중소병원, 수입이 적어 30% 이상을 인건비로 사용해도 임금 낮아

 

높은 업무강도와 낮은 보수체계로 인해 이직율 33.9%, 유휴 간호사 10만명 달해

 

양자간 보수차이의 근본적 원인은 의료수입에 있다. 흔히 국내 TOP5라고 불리는 대형병원 삼성병원, 연세의료원, 가톨릭대 의료원, 아산병원, 서울대 병원의 지난 해 수입(의료수입ㆍ의료 外 수입 포함)은 모두 1조가 넘는다. 또한 이들은 모두 수입의 30% 이상을 인건비로 사용한다.

 

 

중소병원의 경우 같은 비율을 인건비로 사용해도 대형병원에 비해 금액차가 많이 난다.

 

간호계 관계자에 따르면 “중소병원과 지방병원들 역시 수입의 30%대 정도로 인건비를 사용하지만 대형병원과 벌어들이는 수입의 격차가 크다”며 “낮은 임금은 간호사의 이직률을 높히며 인력 부족은 환자에게 질 낮은 의료 서비스로 돌아가 병원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간호사들이 실제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해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2015년 신규 간호사의 평균 이직률은 33.9%이고, 간호사 평균 근속연수는 5.4년에 불과하다. 유휴간호사도 10만 여명에 달한다.

 

간호사들의 높은 이직률은 업무강도에 비해 낮은 연봉과 ‘태움’이라 불리는 군대식 문화, 열악한 복지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간호사는 또한 정신적ㆍ육체적 노동 강도가 높아 취업 후 회의감 가능성 높은 직업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또한 여성 인력 비중이 높은 것도 유휴간호사가 늘어나는 원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결혼ㆍ임신ㆍ출산 등으로 인해 휴직을 하거나 퇴사를 하는 간호사들이 많기 때문이다.

 

오래된 지적 속에서도 현장에서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지적되던 경직된 3교대 근무, 직장 내 위계질서 등 문화, 특히 여성으로서 갖는 임신, 출산 등의 문제들은 이제야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개선되기 시작했다.

 

잠실에 위치한 한 성형외과 관계자는 “높은 이직률을 줄이기 위해 복지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되었다”며 “1년 만근 시 1000만 원 한도 내에서 임대보증금 무상 지원과 월세 50%를 지원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중소병원·지방병원의 경우 복지개선 등의 문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 하지 않는 한 대형병원보다 낮은 임금에 과중한 업무는 지방 취약지, 중소병원이라는 핸디캡을 이겨낼 메리트를 찾기 어려워 간호사 인력 부족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올 해 간호사 인력 추계를 내 향후 ‘간호인력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얼마나 진취적인 대책이 나올지에 대해 간호계는 예의 주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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