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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1, (주)신한은행은 현재 1만 4740명 근로자 중 370여 명이 시간선택제로 근무를 전환했다. 경력단절 여성(이하 경단녀)을 시간선택제 창구텔러로 채용해 이용자가 몰리는 피크타임 때에 배치하는 ‘신한 맘-프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육아휴직 중 퇴직 비율은 11.1%(2006년~2010년 평균)에서 6.0%(2011년~2016년 평균)로 뚝 떨어졌다. 피크타임 때 업무 분산 효과로 대기시간 감소, 서비스 질 향상으로 고객 만족도도 증가했다.
#2, 이마트도 지난 2016년 4월 업계 최초로 임신기 근로자에게 근로시간 단축 근무제를 도입했다. 임신한 직원이 임신 기간에 관계없이 임신 사실을 회사에 통보한 후 일괄적으로 1일 2시간 단축근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시간은 개인이 정하고, 이에 따른 임금 삭감은 없다. 이마트 측은 전환형 시간선택제 도입으로 직원들의 애사심과 함께 서비스 질도 향상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3, (주)대한항공도 항공 업무 특성을 고려한 시간선택제를 실시하고 있다. 임신․출산․육아로 인한 여성인력의 이직 방지, 항공사 업무 특성을 고려한 탄력적 인력 운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로 인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가 만들어졌다. 1일 3~6시간 주 5일 근무, 1일 8시간 주 2~3일 근무가 가능하다. 근로시간 단축제도 활용 근로자는 2014년 37명에서 2016년 129명으로 증가 추세다. 임신으로 인한 휴직자가 줄고 결혼․출산 등으로 인한 경력단절 부담이 줄어들어 효율적인 인력 운영이 가능해졌다.
#4, 자동차 부품 제조사 (주)프론텍은 근로자 130명 중 54명이 시간선택제를 활용하고 있다. 구인난으로 외국인, 비정규 근로자를 활용했으나 정규직보다는 책임감이 부족했고 잦은 이직으로 인해 고질적인 생산성 저하 문제를 겪어야 했다. 이에 외국인 노동자, 파견직, 임시·일용직 근로자를 대폭 줄이고 시간선택제 근무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그러자 근로자 1인당 생산량이 2013년 22대에서 2016년 37대로 68%나 증가했고, 제품 불량률은 2013년 0.18ppm에서 2016년 0.10ppm로 줄었다.
많은 기업들이 시간선택제 도입으로 회사는 물론 직원까지 행복한 근무환경을 조성하게 됐다.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전일제 근로자보다 짧은 시간을 일하면서 사회보험 가입 등 기본적인 근로조건이 보장되고 근로시간에 비례해 차별이 없는 일자리를 말한다.
신규채용형과 전환형으로 나뉜다. 신규채용형은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신규로 채용하는 것으로, 사업주에게 근로자 1인당 월 최고 60만 원을 최대 1년간 지원한다. 전환형은 전일제 근로자가 시간선택제로 전환(근로시간 단축)해 근무하는 것이다. 근로자 1인당 월 최고 60만 원(근로자 임금 보전 40만 원 포함)을 최대 1년간 지원한다.
고용노동부는 시간선택제를 적극적으로 지원·홍보하고 있다. 고용부는 시간선택제 도입으로 근로자의 만족도와 생산성에 긍정적 효과를 거둔 기업(기관)의 이야기를 담은 우수사례집 ‘시선을 돌려봐요’를 2일 발간했다.
사례집에 실린 시간선택제 도입 기업의 공통점은 시간선택제를 통해 ‘① 근로자의 일․가정 양립 → ②근무 만족도 상승 → ③ 이직률 하락 → ④ 기업 성과 향상’이라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어 노사 상생(相生, win-win)의 제도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시간선택제를 도입한 중앙보훈병원 인사담당자는 “육아․학업․건강 등을 이유로 퇴사를 고려하던 직원들이 시간선택제를 활용해 일과 가정을 다 잡을 수 있게 됐고, 병원 입장에서는 우수인력을 놓칠 걱정을 덜었으니 여러모로 합리적인 선택이었다”라며 도입 성과를 전했다.
고용부 김경선 청년여성고용청책관은 “그간 기업에서는 시간선택제를 근로자의 복지제도로 보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 사례집에서 보듯이 시간선택제는 근로자의 업무 집중도를 향상시켜 기업의 지속 성장을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시간선택제의 긍정적 효과를 강조하면서, “보다 많은 기업들이 시간선택제 등 일하는 방식을 다양화하는 노력에 동참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과 인식개선 노력을 병행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례집은 각 업종별로 대표적인 사례를 2~6개씩 선정․수록하여 동종 업계에서 제도 도입․운영에 쉽게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직률, 생산량, 초과근로시간, 직원 및 고용 만족도, 고용인원 등 시간선택제 도입 전후의 계량적 지표의 변화(증감)를 비교․분석해 제도 도입 효과를 객관적․구체적으로 정리한 것이 특징이다.
제도가 조직 내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까지의 다양한 사연과 인사담당자가 제시하는 성공 팁(Tip) 등과 함께, 경력단절의 위기를 극복하고 일․생활을 균형 있게 병행하는 근로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