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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산하 한국고용정보원은 ‘기업인사담당자를 만나다’ 코너를 두고 있습니다. 이 코너에는 자동차, 금융, 통신, 광고 등 18개 주요 업종의 대표적 기업에 종사하는 인사 책임자들과의 생생한 ‘실명 인터뷰’가 담겨있습니다. 서류전형, 필기시험, 면접 등 채용의 전 과정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공개한 거죠. 이는 주요 언론 매체들조차도 시도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취준생 입장에서 인사 책임자들의 육성 조언은 소중한 자료입니다. 뉴스투데이는 그들의 인터뷰 내용을 ‘10계명’으로 정리하고 이에 대한 ‘분석’을 추가했습니다. 많은 취준생들이 취업스터디 그룹 등에서 토론 자료로 활용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편집자>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신한생명 인사지원부 김기웅 전임의 보험회사 합격 10계명
신한생명 인사지원부 김기웅 전임은 “과거에는 금융업의 특성 상 상경계열 전공자를 선호했으나 전공에 관계없이 금융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에 당사를 비롯한 최근 보험업계 입사자들의 전공을 살펴보면 비상경계열 전공자 비율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즉 전공과 관계되지 않은 취업 준비생이라도 금융과 보험에 관심이 많다면 보험회사에 합격할 수 있는 문이 열려있다는 것이다. 비전공자의 합격 노하우에 대해 김 전임은 “전공 관계없이 대학 재학기간 및 취업준비기간 동안 금융권 취업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온 지원자들이 많이 합격하였습니다"면서 "이처럼 취업을 준비해오는 과정이라 볼 수 있는 이력사항에 대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① 전반적인 채용 프로세스=신입사원은 공채, 경력사원은 헤드헌팅으로
“신입사원의 경우 대부분 공개채용으로, 경력사원은 헤드헌팅이나 경력직 수시 채용 등의 방법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당사의 경우 신입사원 공채는 보통 10월경에 시작됩니다. 그러나 채용 규모에 따라 연 2회 공채를 진행하는 보험회사도 있으니 본인이 입사를 희망하는 기업의 채용 공고를 항상 체크해야 합니다.
신한생명의 채용 프로세스는 서류전형→인·적성 검사 및 1차 면접→2차면접→건강검진 순으로 진행이 됩니다. 채용 전형에 있어 별도의 필기시험은 이뤄지지 않으며 역량면접과 인성면접을 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분석: 채용 프로세스는 비교적 단순해 보인다. 같은 금융계열에 속하는 은행은 필기전형이 있지만 보험회사는 필기시험을 빼고 면접을 한층 강화한 모습이다. 따라서 상경계열의 전공자가 아닌 비전공자라도 보험사에 대한 열정과 기본 지식 등이 갖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역량 등을 비축해둔 지원자라면 합격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② 자기소개서 팁 1=블라인드 면접 때 유일한 자료 되는 ‘자소서’에 정성을 들여라
“서류전형에 있어 자기소개서에 큰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그만큼 자기소개서 주제가 다소 까다로울 수 있으며 자기소개 문항도 비교적 많은 편입니다. 자기소개서는 단순 스펙으로 보여주기 어려운 지원자의 꿈과 열정을 나타낼 수 있는 부분이라는 판단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으며 1차 면접 시 자기소개서를 제외한 지원자의 모든 정보에 대해 면접관에게 공개하지 않는 블라인드 면접을 실시하기 때문에 자기소개서에 많은 정성을 들여야 합니다.”
분석: 스펙은 객관적 지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상향평준화 추세로 인해 지원자들 사이의 차별점이 되긴 힘들 것이다. 더구나 면접관에 자소서를 제외한 스펙은 공개되지 않는 ‘블라인드’ 면접을 진행한다. 필요한 것은 ‘자소서를 채울 내용’이다. 신한생명은 다양한 활동을 했던 지원자가 많이 합격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③ 이력서 팁 =중구난방식이 아닌 ‘일관된’ 이력사항으로 채워라
“요즘에는 전공보다 취업을 준비해온 과정이라고 볼 수 있는 이력사항에 대한 비중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력을 쌓을 때도 ‘일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공모전이나 학회, 사회활동 등에 일관된 부분이 있어야하며 또 이러한 일관성이 본인이 희망하는 회사나 직정과 연관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 토익이나 학점도 중요하지만 자소서 본인의 보유역량을 객관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자격증, 인턴, 공모전 경력 등을 기재한다면 좀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최근 금융계는 자격증이나 공모전 자체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보다 이력서의 역량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자료로 판단하는 추세입니다.”
분석: 스펙보다 자소서와 경험의 비중이 크다는 만큼 이를 좀 더 디테일하게 설명했다. ‘일관된’ 이력을 쌓으라는 것이다. 자격증과 공모전에 가산점이 부여되기보다 개인 역량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판단되고 있기 때문에 객관적 자료가 될 수 있도록 일관된 이력 쌓기에 집중하자.
④ 자기소개서 팁 2=Sell your self
“자소서를 읽다보면 많은 지원자들이 목표가 막연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금융업에서도 보험회사, 그 중에서도 왜 이 회사에서 근무하고 싶은지가 명확히 드러나야 하고 입사를 한다면 어떠한 부분에서 자신의 역량을 통해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표현해야 합니다.”
분석: 앞서 자소서의 중요성을 여러번 강조했었다. 어느 회사에 넣어도 이상하지 않을 자소서는 매력이 없다. 채용 과정 자체가 ‘Sell yourself’라는 것을 명심하자. 본인을 막연한 내용이 아닌 ‘구체화’를 통해 회사에서 당신을 데려가야 하는 이유로 설득하자.
⑤ 자기소개서 팁 3=부실한 자소서로 여러 군데 지원하면 최악
“자소서에 주어진 주제와 맞는 내용을 작성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지원자 중 원서를 넣어야 하는 회사는 많고 시간은 없다보니 다른 회사의 지원서 내용을 그대로 복사해서 제출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당연히 본 회사의 주제와 맞지 않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경우가 있겠죠. 좋은 스펙을 보유하고 있어도 자소서에서 감점을 당해 불합격하는 일이 생기는 이유입니다.”
분석: 많은 취준생이 실수하는 부분이 이 부분일 것이다. 한번에 10곳 혹은 그 이상의 회사에 지원하다보면 모든 자소서를 각각 새롭게 작성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그렇다하더라도 감점을 감수하고 복사, 붙여넣기를 하는 우를 범하지 말자. 오히려 접수할 회사 양을 줄이고 내용의 질을 높이는 것이 합격률은 더 높을 것이다.
⑥자기소개서 팁 4=피곤한 미사어구 빼고 간결하게 작성하라
“자소서는 어휘력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화려한 미사어구보다는 짧고 간결하지만 핵심을 담아 작성하면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분석: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담아내기 위해 어려운 용어를 쓰다보면 문장의 길이는 길어진다. 내용이 길어지다 보면 미사어구가 많이 들어가게 되고 읽기 피곤해진다. 심사위원이 집중해서 읽을 수 있는 간결하고 핵심이 잘 드러난 자소서가 도움이 될 것이다.
⑦ 인·적성검사=정답은 없다
“당사의 경우 면접에 앞서 인·적성 검사를 치릅니다. 인·적성검사 특성상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문제를 풀어야하기 때문에 한 문제를 가지고 깊게 생각하기 보다는 높은 집중력으로 빠르게 문제를 풀어나가야 합니다. 특히 인성의 경우 유사한 질문이 반복되기 때문에 일관성을 가진 대답이 필요합니다.”
분석: ‘시험 날 답변이 고민되면 첫 번째 생각한 답’이 ‘정답’이라는 말이 있다. 오히려 더 고민하면 오답으로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적성·인성 검사는 삼성그룹의 SSAT와 같은 정해진 정답이 없다는 것을 명심하자.
⑧ 집단 면접 팁 =‘경쟁자’ 아닌 ‘동료’라 생각하고 접근하라
“집단면접, 토론면접, 프레젠테이션 면접 등을 실시하지만 면접관이 점수를 부여한 배점기준에는 회사의 조직문화 적응도, 실무역량의 측정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실무진 면접은 여러 지원자와 복수의 면접관들이 한 조를 이루어 진행하기 때문에 조원들 간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집단 면접이지만 개별 조의 합격인원이 정해진 것은 아니므로 조원과의 경쟁관계보다는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분석: 취업 전까진 경쟁관계이지만 취업 후에는 회사 조직원으로 함께 일하는 동료가 된다. 개인적 능력이 뛰어난 것도 중요하지만 개인으로 굴러가는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동료간 조화’도 필요하다. 면접 특성상 합격 인원이 정해져 있는 조가 아니라면, 협력해서 더 좋은 결과를 만드는 능력이 실무자 입장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모습일 것이다.
⑨ 임원면접 팁=극단적 상황을 전제하고 치열하게 연습하라
“임원면접에 들어가면 지원자들이 과도한 긴장을 하게 되기 때문에 사전에 연습했던 질문임에도 답변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어떤 환경에서 질문을 받더라도 대답이 바로 생각날 정도로 치열하게 연습하신다면 그 노력은 최종합격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분석: 계속 반복적으로 연습하고 준비한다면 불안감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질문을 들었을 때 머릿속이 하얘져 대답을 머뭇거리는 일이 없도록 말이다.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 가장 긴장감을 줄여주는 방법일 것이다. 극단적으로 ‘어떤 환경’이라 한다면, 자는 도중 깨웠을 때도 답변을 한하면 완벽하지 않을까.
⑩ 보험회사 준비전략=해외 진출하는 회사를 노려라
“현재 국내 보험환경은 3저 현상(저성장, 저금리, 저출산)으로 인해 과거와 같은 높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때문에 많은 보험회사들이 해외진출을 시도하거나 준비 중에 있습니다. 외국어 능력이 우수한 직원들에 대한 수요가 많이 늘고 있고 이들에게 입사 후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또 기존과 같이 보험계리사나 언더라이터(손해사정사)와 같은 전문분야에 대한 인력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고객정보 보호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IT 보안 인력에 대한 수요의 증가도 예상됩니다”
분석: 저성장 장기화로 보험회사가 해외로 살길을 열고 있다면 이 또한 기회이다. 회사별 집중하고 있는 해외 진출 비중을 살피고 전략적으로 접근한다면 채용의 문이 열릴 것이다. 보험도 비대면 가입이 가능해지면서 IT분야의 인력 수요는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