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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햄버거 파는 패스트푸드 점주 라이벌은 도시락 메뉴 가진 편의점 주인
5000원으로 한끼를 해결하기 어려운 요즘이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에 따르면 직장인들의 하루 평균 점심 값은 1인당 6370원이다. 점심 값 부담으로 인해 점심식사를 간단하게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 점에서 이용하는 직장인들이 매년 늘고 있다. 때문에 패스트푸드의 최대 라이벌은 같은 업종보다는 편의점 도시락이 됐다.
잡코리아에 따르면 점식식사를 편의점‧패스트푸드 등에서 사다 먹는다는 직장인은 2015년 전체 2319명 중 2.8%에 불과했지만, 1년사이에 2016년 6.1%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외식’ 개념의 패스트푸드점과 ‘슈퍼마켓’ 개념의 편의점이 일반 식사대용 음식점으로 나란히 경쟁가도를 달리고 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15일 “흔히 맥도날드의 라이벌은 롯데리아가 아니냐고들 하는데, 최근 저희의 최대 라이벌은 편의점이다"면서 편의점 도시락의 매출이 상승하면서 햄버거와 도시락이 같은 소비자 선택의 범주에 들어가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롯데리아 관계자도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포함해 간단한 간편식 판매 비중이 높아지면서 패스트푸드점과 경쟁구도를 형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패스트푸드 혹은 편의점 창업을 준비할때 동종업계뿐아니라 주변 패스트푸드점과 편의점도 염두해 상권분석을 해야하는 이유이다. 직장인 혹은 대학생 등 외부에서 점심식사를 해야하는 소비자가 많은 상권이라면 더욱 그렇다.
5000원 이하 식사 가능한 패스트푸드점과 편의점은 '불황시대'의 초상
실제 점심시간대 패스트푸드 햄버거 세트메뉴와 편의점 도시락의 판매가격은 브랜드별 제품별로 상이하지만, 5000원대 이하로 식사가 가능하다는 공통분모를 갖는다.
맥도날드의 경우 ‘행복의 나라 메뉴’로 버거를 2000원에, 음료를 1000원에 구매할 수 있고, 롯데리아도 일반 햄버거를 1800원에 판매한다. 또한 패스트푸드는 각종 프로모션 이벤트를 진행해 점심시간에 5000원 이하로 식사할 수 있다.
편의점 도시락도 마찬가지다. 편의점 도시락의 평균 가격은 2500원~5000원 정도다. 편의점도 각종 프로모션을 통해 도시락 구매시 음료수 증정 등 식사와 음료를 5000원 이내로 해결할 수 있는 점심식사 공간이다.
점심뿐 아니라 1조원대 아침식사 시장 놓고도 대결 팽팽
패스트푸드점과 편의점의 식사 대용 소비자 경쟁은 점심에만 국한되진 않는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아침식사 시장규모는 2015년 1조원까지 증가했다. 1조원대의 아침식사 시장을 놓고도 업계간 경쟁이 팽팽하다.
맥도날드는 오전 4시부터 10시 30분까지만 판매하는 ‘맥모닝’ 메뉴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선한 토마토를 넣은 ▲토마토 베이컨 에그 맥머핀, ▲토마토 치킨 치즈 머핀 등 신제품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패스트푸드의 아침은 점심‧저녁과는 다른 ‘아침에만 판매하는 메뉴’로 차별화 전략을 꾀하고 있다.
아침식사 대용으로 편의점 도시락을 소비자도 많다. 지난해 편의점업계 즉석식품 매출규모는 1조6000억원이다. 오전 7시에서 10시 사이의 즉석식품 판매량이 전체의 20%이므로 아침시간대 도시락 매출은 약 32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접근성 측면에서 패스트푸드보단 편의점이 유리하다. 통계청이 새로 업데이트한 통계지리정보서비스(SGIS)의 ‘우리 동네 생활업종’에 따르면 2014년 전국의 패스트푸드 점포수는 1만4630개, 편의점은 2만6874개이다.
패스트푸드는 최근 맥주와 수제버거 등으로 새로운 전략을 모색중이다. 저녁손님 잡기에 나선거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2월 판교 테크노밸리에 수제 햄버거를 판매하는 '시그니처 버거' 매장에 아시아 맥도날드 점포 중 처음으로 맥주 판매를 시작했다. KFC는 지난해 6월 여의도 매장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 50개 점포에서 맥주를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