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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정소양 기자)
인구의 10% 차지하는 당뇨병 환자, 혈당 측정시 스트레스로 고통받아
땀샘을 통한 당 측정, ‘정확성’과 ‘무통증’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아
전 세계 인구의 8~9%는 당뇨병 환자며 앞으로 인구의 10% 정도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약 6억 명 정도가 당뇨를 앓는 것이다. 그 중 10%는 유전성 당뇨질환이지만 나머지 90%는 후천적으로 당뇨를 얻게 되며 고령일수록 더 많이 나타난다.
현재 당뇨병 시장은 14조 정도 된다. 그러나 고령화에 접어들고 비만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당뇨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여서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뇨병 환자들은 고민이 있다. 매일 혈당 측정을 하기 위해서 피를 뽑아야 한다. 가벼운 두려움과 고통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그런 고민은 없어질 전망이다.
김대형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는 13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생산성본부(KPC) 주최 ‘정갑영과 함께하는 신산업혁명 프로그램, 2017 CEO북클럽’의 네 번째 강사로 나와 ‘땀샘을 통한 당 측정’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 연구에 대해 소개했다.
김대형 교수는 “웨어러블 기기를 만드는 회사들이 어떻게 하면 쉽게 당 수치를 모니터링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당 수치를 관리하기 위해서 가장 바람직한 관리 방법은 매일 피를 뽑는 것이다.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만성질환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일 피를 뽑아 당뇨 수치를 재는 것과 인슐린 주사를 맞는 것은 사실상 무리다. 김 교수는 “실제로 매일 당 수치를 재는 사람은 10%도 미치지 못 한다”며 “피를 뽑고 주사로 혈당을 조절하는 것은 매우 아프고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스트레스 때문에 암까지 발병하는 것 아닐까”라고 농담 섞인 말을 하기도 했다. 김교수의 농담은 사실일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당뇨와 암 발병률의 관련성에 대해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정확한 당 측정’과 ‘피를 뽑지 않는 방식’을 목표로 삼고 있다. 따라서 침샘, 눈물샘, 땀샘을 통해 통증없이 정확한 당 수치를 얻어내는 연구가 시작됐다. 이런 외분비 샘의 분비물을 측정해서 얻어내는 당 수치는 그 주변 모세혈관의 당 수치를 대변할 수 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이 세 가지 ‘샘’ 중 땀샘에 집중했다.
침은 사람이 음식을 먹고 물을 섭취함으로 인해 농도가 일정하지 않아 오차가 심한 문제가 발생한다. 눈물샘으로 측정하는 것도 쉽지는 않다. 기술적으로 어려울 뿐만 아니라 안구건조증, 결막염 등의 후유증도 발생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눈물샘 측정의 경우 눈물을 원할 때 충분한 양을 내보내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존재한다. 현재 구글은 노바티스와 함께 눈물샘을 통한 렌즈 타입의 당 측정기기를 연구 중이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땀의 경우 원하는 시간에 충분한 양을 얻기에 용이하다”며 “땀샘이야 말로 정확한 측정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웨어러브 디바이스 착용하면 자동으로 당수치 측정하고 약물 투여
나노등 4차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들이 결합돼 ‘신 시장’과 ‘건강 100세 시대’ 창출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치료약 복용을 간편화하는 것은 또 다른 장점이다. ‘약’ 또는 ‘주사’를 챙기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약 복용은 자주 잊어버리고 번거롭다. 또한 주사는 아프다. 무엇보다 당 수치에 필요한 정확한 양을 조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이용할 경우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다.
디바이스에 아주 작은 바늘(micro needle)이 붙어 있어 피부에 붙이면 바늘이 피부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바늘 자체가 워낙 얇아 아픔을 느낄 수 없다고 한다. 또한 온도 조절을 통해 약물을 혈액 안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사용한다.
이러한 약물 투여는 자동조절기능을 활용하거나 본인이 수동으로 조작할 수도 있다.
그러나 땀 샘 연구에도 세 가지의 풀어야할 숙제가 있다. 김 교수는 바로 “sensitivity(세심함), accuracy(정확성), deformability(변형성)이 키포인트”라고 말했다.
첫째로 땀에는 글루코즈(포도당)가 피에 들어있는 양의 1/100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땀으로 당을 측정의 경우 그 민감성이 혈당 측정보다 100배는 좋아야 한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더욱 세심한 측정을 위해 나노 구조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나노구조를 사용하면 표면적을 늘려 보다 촘촘한 센서를 만들 수 있다.
두 번째로 정확성이다. 현재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혈당 측정기기는 로슈의 제품이다. 그 이유는 바로 로슈 측정기기의 정확도가 가장 높기 때문이다. 로슈는 당 측정 센서 뿐만 아니라 온도, 임피던스 센서 등 여러개의 센서를 넣어 에러가 10%정도 밖에 나지 않는다.
땀 측정의 경우 효소(enzyme)의 변형을 읽는 기술이 필요하다. 효소는 ph, 온도, 습도 등에 의해 변형한다. 피와 물은 중성이지만 땀은 젖산이 분비되는 산성이기 때문에 ph가 중요하다. ph를 같이 측정하지 않을 경우 효소가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ph, 산소에 의한 효소 변형에 대한 보정이 필요하다. 습도 역시 정확성을 높이는 부분 중 하나로 여겨져야 한다.
세 번째로 deformability(변형성)이다. 디바이스는 피부 표면으로 올라가야 한다. 즉, 피부 표면에 잘 붙어있어야 당 측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운동을 하거나 움직이면 디바이스가 피부에서 떨어지거나 깨지게 된다. 따라서 디바이스를 더욱 부드럽고 유연하게, 그리고 잘 휘어지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김 교수는 “이러한 변형성은 티슈와 같이 얇게 만들면 가능하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위의 문제를 해결이 된다면 시장은 당뇨병으로 한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측정 횟수가 많아져 사용량을 늘릴 수 있으며,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 운동을 통해 살을 빼고 싶은 사람 등을 아우를 수 있어 시장을 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빅데이터, 나노등 4차산업혁명의 핵심기술들이 결합해 바야흐로 ‘신시장’과 ‘건강 100세 시대’를 견인해내고 있는 셈이다.
[한국생산성본부 CEO북클럽](4) 김대형 서울대 교수② 기사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