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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철수 일자리 공약 검증

④ ‘최저임금 1만원’ 공감, 달성시기는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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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용
입력 : 2017.04.12 13:46 ㅣ 수정 : 2017.04.21 21:10

▲ 최저임금 1만원은 노동계와 알바노조 등이 줄곧 요구해온 내용이다. 지난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만원행동 추진위원 출범 기자회견에서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이 '최저임금 만원' 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투데이


5월9일 실시되는 제 19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각 당 대선후보가 확정되면서 본격적인 대선레이스가 시작됐다. 차기 정부의 가장 큰 고민은 실업해소-일자리창출이다. 대선후보들은 앞다퉈 일자리창출, 4차산업혁명과 관련된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뉴스투데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 당 후보를 중심으로 관련 공약을 집중 검증한다.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이 ‘고용절벽’ 시대를 이겨낼 지도자를 탄생시킬 것이다. <편집자 주>

문재인 후보 “1만원 될 때까지 달성속도 높여야”

안철수 후보 “2022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달성”

(뉴스투데이=정진용기자) “최저임금이 1만원이 될 때까지 달성속도를 높이도록 하겠다”(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반드시 임기(2022년)내 최저임금을 1만원 이상으로 올리겠다”(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2017년 현재 시간당 6470원으로 돼 있는 최저임금 인상은 노동계와 재계 모두 극도로 예민한 문제다. 노동계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기본생존권을 좌우할 문제로 접근하고 있고, 재계 역시 중소기업 및 영세사업자의 사활이 걸린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최저임금은 노동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각 9명 등 모두 27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된다. 2018년 최저임금은 오는 6월29일에 결정된다. 이미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3월말 최저임금위에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한 바 있다.

최저임금위는 90일 이내 심의를 마쳐야 한다. 하지만 최저임금제가 시행된 1989년 이후 30년 동안 양측 합의로 최저임금이 결정된 사례는 한 번도 없다. 해마다 노사 타협 없이 파행을 거듭하다 시한을 앞두고 정부의 의중이 반영된 중재안을 통해 결정돼 왔다. 그래서 차기행정부를 이끌 대통령 후보들의 의지가 중요하다.

최저임금 1만원에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 시기는 언급하지 않은 문재인 후보 = 문재인 후보는 최저임금 1만원에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달성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공약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문 후보는 지난 2월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싱크탱크 ‘국민성장’ 주최로 열린 성평등 포럼에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법제화해 비정규직 급여를 정규직의 70∼80%까지 끌어올리고, 최저임금이 1만원에 이르기까지 인상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당시에도 언제 최저임금 1만원에 도달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사실 민주당은 2016년 4·13 총선 당시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그에 비하면 문 후보의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은 당시 정당 공약보다 내용면에서 후퇴한 것으로 평가된다.

더문캠의 일자리위원회 공동위원장인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지난 3월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문캠의 일자리위원회 출범식에서 “1단계로 월 140만~180만원 사이에 있는 근로자들의 소득을 적어도 20만~30만원 높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 이후에 최저임금 1만원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 역시 구체적인 달성시기에 대해서는 확답을 하지 않았다.

문 후보가 최저임금 1만원 달성에 대해 원론적인 찬성을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시기를 밝히지 않고 있는 것은 다분히 재계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유력 대선후보로 떠오른 상황에서 단정적으로 시기를 못박을 경우 생길 수 있는 재계와의 갈등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대신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을 대기업 근로자의 80% 수준까지 끌어 올리는 공정임금제를 내놨다. 문 후보는 지난 3월18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성장 포럼’에서 “우리나라에서 지난 10년 간 늘어난 일자리의 92%는 창업기업을 포함한 중소기업이 만들었음에도 지금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임금은 대기업 노동자의 60%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공정한 경제생태계를 조성해서 중소기업 노동자의 임금을 끌어올리면, 좋은 일자리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 임기내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을 약속한 안철수 후보 = 안철수 후보는 문재인 후보와 달리 시기를 명확히 했다. 하지만 차기정부 임기내라고 밝혀 최종 달성시기를 2022년까지로 길게 잡았다.

안 후보는 지난 10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청년일자리 be정상회담’에 참석해 “반드시 임기 내에 최저임금을 1만원 이상으로 올리겠다”며 “저는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어 “현재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면서 “해당 부분을 꼭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앞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공정성장과 미래’를 주제로 진행한 특강에서도 “정치는 민간과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고 자유롭게 경제 활동하도록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며 “정부가 돈을 쏟아 부어서 경제를 살릴 수 없다. 경제를 살리는 것은 민간과 기업이고 정부와 정치의 일은 기반을 만드는 일”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안 후보는 또 “청와대 내에 청년수석실을 만들겠다”며 "실제로 청년을 청년수석으로 임명해 청년분야에 청년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의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은 과거 그의 발언보다는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안 후보는 2016년 3월25일 국민의당 대표시절 알바노조가 국민의당에 최저임금 1만원을 요구하자 “최저임금 1만 원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저희 당은 공정노동과 적정임금 도입으로 사회적 격차를 적은 비용으로 해소하고, 최저임금을 장기적으로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발전시키고 있다”면서 원론적 찬성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또 “재원조달 방안 등 구체적인 실현방법에 대해 사회적 공론화와 심도 있는 검토를 통하여 단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여 최저임금 1만원 시행에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었다.

그랬던 안 후보가 최근에는 ‘임기내 1만원 달성’이라는 구체적인 시기를 못박으면서 과거보다는 1만원 최저임금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으로 접근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노동계, 알바노조 문재인∙안철수 후보 모두에 불만, 재계도 우려 표명 = 두 후보의 최저임금 1만원 공약에 대해 민주노총은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립서비스’ 수준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문 후보에 대해서는 “실현 시기를 언급하지 않고 언젠가는 도달한다는 말만 하겠다는 것 아니냐”라고 비판했고, 안 후보의 임기내 공약에 대해서는 최저임금 인상률을 근거로 “2022년이면 가만히 있어도 도달하는데 지금 장난하는 거냐”라며 비난했다.

민주노총은 “정권교체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이 말장난만 하고 있다”며 당장 내년부터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 각국별 실질 최저임금의 변화를 나타낸 그래프. 영국과 독일은 1988년 데이터가 없다. 그 당시에는 최저임금 규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영국은 1979년 마거렛 대처 총리가 최저임금제를 폐지한 후 99년 토니 블레어 총리가 다시 부활시켰고, 독일은 2015년 처음으로 앙겔라 메르켈 내각에서 최저임금법을 시행했다. ⓒ뉴스투데이


최저임금 1만원을 줄기차게 요구해온 아르바이트노동조합(알바노조)는 안철수 후보의 '2022년 최저임금 1만원 인상' 공약과 관련해 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지난 7일 짤막한 성명을 냈다. 알바노조는 홈페이지에 "대선도 2022년에 나오십시오"라는 한 줄짜리 성명을 낸 것이다.

노동계와는 반대편 입장에 서 있는 재계 역시 최저임금 1만원 인상에 대해 우려의 소리가 높다. 기업과 자영업자 등의 부담을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대기업 관계자는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올리게 되면, 인건비 부담을 느낀 기업들이 일자리 자체를 줄일 수 있다”면서 “경제적 여건을 고려해 점진적 인상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5월18일 개최한 '정치권의 최저임금 인상 경쟁과 그 폐해'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게 되면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이 44%에서 73%로 29%포인트 올라가면서 경제성장률이 1.48%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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