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00만 메신저 시대 이끈 카카오처럼 기존 은행 고객 모바일로 이끌지 주목
‘은산분리’ 완화 안 될시, 주 수익모델 ‘대출사업’ 어려워 질 것이란 우려도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 출범에 이어 카카오뱅크가 오는 6월 출범을 예고했다. 특히 케이뱅크가 지난 3일 자정 공식적으로 서비스를 열고 사흘 만인 6일 오전 8시 기준으로 가입자 수가 10만 명을 돌파하면서 대중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러한 여세를 몰아 다음으로 카카오뱅크가 더 파격적인 서비스를 내세워 본격적인 기존 은행과 차별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문자’세대를 4000만 ‘메신저’세대로 끌어온 카카오기에 관심은 더 집중되고 있다.
지난 5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카카오뱅크에 대한 은행업 본인가를 의결했다. 이날 카카오뱅크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략적인 사업계획을 밝혔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케이뱅크 보다 더 편의성을 높였다. 케이뱅크가 약 20분이 걸린 가입 절차(비대면 실명인증)를 7분 이내로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송금은 카카오톡 주소록의 가족, 지인 등을 선택한 후 금액만 입력하면 보내지도록 한다. 케이뱅크는 문자로 퀵 송금이 가능하다.
또 수수료는 시중은행보다 10분의 1 수준으로 내린다. 수수료를 낮게 책정하고 낮은 금리, 높은 이자는 고객들에게 매력적이다.
카카오뱅크도 케이뱅크처럼 금리를 앞세웠다. 신용등급이 7등급인 고객에게도 두 자릿수 금리를 한 자릿수 금리로 내린다는 목표이다. 대출 소비자 동의에 따라 주주사인 G마켓, 예스24(인터넷 서점) 등의 고객정보를 신용평가에 활용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예스24에서 재테크 혹은 특정 전문서적 등을 꾸준히 샀다면 신용평가를 좋게 해주는 식이다. 대출자가 택시기사라면 카카오택시의 운행이력·고객평가점수를 참고할 수도 있다.
이외에 채팅과 인공지능을 결합한 금융봇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인공지능이 금융상태 점검, 개인상담 등을 맡게 된다.
따라서 시중은행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급하게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중구난방으로 출시된 앱을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을 펼치고 비대면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 것. 시중은행은 아직 인터넷전문은행이 내놓지 않은 주택담보대출·월세 자금을 빌려주는 대출 등을 비대면으로 이용이 가능하게 출시해 견제중이다.
시중은행 뿐만 아니라 카드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케이뱅크가 신용카드를 준비하고 있고 카카오뱅크는 주주인 카카오가 간편 결제 시장에 이미 진출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은 인터넷 전문은행의 안정적인 금융시장 안착이 가장 급선무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쳤다. 미국에선 1995년부터 등장한 인터넷전문은행 27개사 중 12개만 남았다. 수익모델 발굴 실패가 원인이었다. 일본에서도 2000년 도입 뒤 4∼5년이 지나서야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에는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지분 소유 제한)라는 큰 제도적 장애물이 있다. 따라서 산업자본의 지분한도를 4%에서 50%로 늘려주는 등 은산분리 규제 완화 규정이 담긴 은행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인터넷전문은행의 연착륙 역시 불확실하다는 시각이다. 증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원활한 대출업무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카카오뱅크 윤호영·이용우 공동대표는 걸림돌인 은산분리 완화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에 대해서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인터넷전문은행 관련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선발 주자인 케이뱅크의 관련주들은 이미 상승세를 나타냈다.
케이뱅크 투자사인 △다날(18.10%) △모바일리더(12.24%) △브리지텍(9.68%) △KG이니시스(4.74%) △KG모빌리언스(2.79%) △이지웰페어(5.34%) △인포바인(2.70%) △민앤지(1.03%) 등이 지난 4일 상승세로 장을 마감한 것이다.
카카오뱅크도 지분 10%를 보유한 카카오가 전날 보다 4.69% 오른 8만7000원을 기록했고, 지분 2%를 보유한 예스24는 0.70% 오른 574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