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저출산 고착화 속 군 인력 부족 ‘빨간불’...20대 초중반의 10%만 직업군인 고려
병역의무 이행하고 '취업절벽' 실감한 30대 후반의 40% 직업군인 희망
한국의 저출산 문제가 심화되면서 군 인력 수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군 인력 획득 제도 개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3일 ‘청년 고용의 특성과 군 직업 여건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지적하고 그 해결책으로 사실상 '20대 후반~30대 후반'을 새로운 직업군인 자원으로 삼는 방안을 제시해 주목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월 청년 실업률은 12.3%이다. 열명 중 한명이 실업상태이지만, 직업군인엔 별 관심이 없다.
그러나 한국국방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속사정은 다르다. 물론 병역을 이행하지 않은 이들 중 직업군인으로 장교 또는 부사관 지원을 고려한다는 사람은 10% 미만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은 급변한다.

군입대를 가장 많이 하는 연령층인 20~24세의 경우 20% 정도만 직업군인 지원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그 비율은 빠르게 증가한다. 25~29세의 경우 26.8%, 30~34세의 경우 34.3%로 나타났다. 35세~39세의 경우 직업군인 지원의사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8.9%에 달한다.
병역의무를 마친 청년들이 사회에 나가 높은 취업의 벽을 실감하면서 '직업 군인'이라는 대안에 눈을 돌리게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보고서 작성자인 한국국방연구원 국방연구운영센터 독고순, 홍종현 연구원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군이라는 직업의 가치를 더욱 알아보게 된다는 점이 드러난다"면서 "병역의무를 이행해 군직업의 애로 사항을 충분히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타직업세계에 대한 경험을 가진 연령층이 오히려 여건만 된다면 직업군인이 되고 싶다는 비율이 매우 높게 나타난 것은 의미심장한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27세인 현행 직업군인 선택 연령 30대 후반으로 대폭 연장 필요성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직업군인(간부) 결정시기는 27세가 상한선이라는 점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후 혹은 대학 재학 초기에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청년들의 의무복무 대부분이 대학 1~2학년 시기이다. 고학년이나 졸업 후 입대할 경우 경력단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장교 인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학군장교의 경우에도 비슷한 시기에 의사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홍 연구원은 “청년들이 첫 직장으로 군을 지원하기에 군은 무거운 직업이다"면서 "또한 직업을 선택하는 일은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므로 구직 활동 및 이직, 병역의무 이행 등의 경험자에게도 직업군인 선택 기회가 부여되는 제도로 발전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 비해 연령에 따른 신체 능력의 저하가 현저히 개선된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청년들의 직업에 대한 의식과 자아와 가족에 대한 책임이 발전되는 시기를 고려해 직업군인 선택에 대한 연령제한 시기를 좀 더 뒤로 늦추는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권위적 조직문화" 싫어 VS "연금 및 직업 안정성" 좋아
직업군인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로는 ‘권위적인 군 조직문화’와 ‘개인시간의 여유 없음’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근무지 환경이 열악한 점’도 높게 나타났다. ‘격한 신체 활동’, ‘전투에 대한 두려움’, ‘인적관리 부담’ 등 군 업무의 본래적 속성은 비교적 영향력이 낮게 나타났다.
반면 직업군인을 선호하는 입장으로 바뀌는 이유는 ‘연금 및 직업안정성’이다.
독고 연구원은 “직업군인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연금 및 직업안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 군의 ‘보수’나 ‘직업 안정성’은 높다고 생각해 군을 희망하는 이유도 되고, 낮다고 생각해 군을 기피하는 이유도 된다”며 “이는 청년층을 보다 세분화해 군의 인력 획득전략을 수립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