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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이안나 기자) 올 1월 네이버 연구개발 조직에서 별도 법인으로 독립한 네이버랩스는 30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7 서울모터쇼’ 프레스데이에서 27개 완성차 브랜드와 각종 부품 업체들 가운데 유일한 IT업체로 참가했다.
네이버와 네이버랩스는 이번 모터쇼에서 생활환경지능 기반 기술을 공개하며, 국토부 임시주행 허가를 받은 ‘자율주행차’, 연구개발 중인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제품, 3차원 실내지도 맵핑 로봇 ‘M1’ 시연을 선보였다.
송창현 네이버 CTO 겸 네이버랩스 대표는 “네이버랩스가 추구하는 기술의 방향성인 ‘생활환경지능’은 우리 생활 속의 다양한 상황을 인지하여 필요한 순간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과 서비스를 의미한다”고 밝히며 “사용자들의 발길이 닿는 무수한 공간과 이동 경로를 데이터화 해, 그들의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대형 쇼핑몰 어느 구역에 주차해야 매장까지 가장 가까울까?”, “지금 근처 카페 중 가장 한적한 곳은 어디일까?”, “버스에 앉아 가고 싶으면 언제 타는 것이 좋을까?” 이런 질문에 앞서 답해주는 것이 네이버가 말하는 생활환경지능의 목표다. 도구를 익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삶에 몰입하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송 대표의 설명을 종합하면, 구글과 같은 '데이터 왕국'인 네이버의 자율주행차는 '공상과학소설(SF)의 현실화'를 목표로 삼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자율주행차, ‘인지’ 분야에 집중해 완전자율주행 달성 도전
자율주행 기술에는 차량의 위치와 주변 환경을 인지하고, 경로를 계획하여 제어하는 다양한 기술이 융합되어 있다. 그 중 네이버랩스가 더 주목하고 있는 것은 인지 분야다. ‘인지’는 정밀한 자기 위치, 상황의 판단 등 자율주행에서 핵심적인 두뇌의 역할로, 정보와 데이터 분석 처리가 중요하다.
네이버랩스의 자율주행 기술은 IT기업 최초로 국토부의 자율주행 임시운행 허가를 획득해, SAE 기준 레벨4단계(운전자 없이도 주행이 가능한 단계)에 빠르게 도달하기 위해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송창현 대표는 “네이버랩스가 이미 역량을 키워왔던 딥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자율주행 분야의 R&D 속도를 높이고 있다”며 “완성차업체들은 자율주행을 각종 센서에 입력된 정보를 가지고 통합해 로직을 개발하지만, 네이버랩스는 '자율주행차의 눈'으로 불리는 3D(차원) 스캐닝 시스템 '라이다(LiDAR)' 카메라로 원자료(raw data)를 직접 융합 처리해 인지, 판단, 제어 풀스펙트럼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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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I 플랫폼 설치하면 일반 차량도 ‘커넥티드 카’ 변신
네이버랩스는 자율주행 시대에 맞춰 차량 내 개인 환경에 최적화된 IVI 플랫폼을 공개했다. IVI(In-Vehicle Infotainment)는 차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와 정보 시스템을 총칭하는 용어로, 음악·영화·게임 등 엔터테인먼트와 내비게이션·모바일과 연동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을 뜻한다.
네이버랩스의 IVI는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 불필요한 정보로 인한 주의 분산을 최소화하는 차량 내 인터페이스 개발에 집중했다. AI(인공지능)기술을 적용해 운전자의 음성으로 목적지 검색과 길 안내를 가능하게 해 전방주시를 방해하지 않는 콘텐츠로 재구성했다.
AI를 활용한 자료 인식 처리. 길 안내 중에 운전자가 원하는 자료를 검색할 수 있다. 아이와 함께 가볼 만한 곳. 옆에 있는 동승자가 네이버 검색해서 IVI단말로 보내기도 한다. 네이버 로그인을 통해 IVI만 있으면 어느 차량에서나 동일한 경험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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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기술 적용한 네이버 로봇 'M1', 3차원 정밀지도 기술 구현
네이버랩스의 자율주행 기술은 로봇에게도 적용됐다. 이번 서울모터쇼에서 도로와 구조물로 이뤄진 모형 전시공간을 마련해 3차원 실내 정밀지도 제작 로봇인 ‘M1’이 자율주행으로 해당 공간을 이동해 3D 정밀지도를 만드는 과정을 시연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생활환경지능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공간 자체를 디지털화 해야 한다. 하지만 쇼핑몰처럼 GPS가 잡히지 않는 대규모 실내 공간의 경우 현재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다.
네이버랩스가 로봇 M1을 개발한 이유는 GPS가 잡히지 않는 실내공간의 디지털화를 위해서다. 송창현 대표는 “M1으로 제작한 3D 정밀지도를 통해 대규모 실내공간에서도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하면 부동산 정보·게임·광고 같은 여러 공간 기반 서비스들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대표는 "기술의 발달로 자동차 제조업이 5년에서 10년 이내에 소프트웨어와 결합한 서비스업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금도 그 과정이 시작되고 있다"며 "네이버랩스가 자율주행을 연구하는 이유는 미래의 이동성, 교통시스템 개선, 도로 환경의 실시간 정보화 때문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