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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대우조선 정성립 사장 “급여 전액 반납, 직원들도 급여 10% 동참하길”
“외부에서 우리를 ‘혈세먹는 하마’라고 한다. 지금은 어두운 터널에서 빠져나와 희망으로 나아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우리 모두 사생결단의 각오가 필요하다.”
생사의 갈림길에 서있는 대우조선해양 정성립 사장이 29일 사내 방송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본인 급여 전액 반납과 함께 전 직원들의 급여 10% 반납을 요구했다.
정 사장은 “대주주와 채권단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건 철저한 자구계획 이행과 추가 고통분담”이라며 “여기에는 무쟁의·무분규 지속, 전 직원 임금 10% 반납을 포함한 총액 인건비 25% 감축 등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임직원에게 추가 고통분담을 간청하기에 앞서 저부터 급여 전액을 반납하겠다”며 고통분담을 강조했다.
앞서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대우조선에 2조9000억원의 신규자금 추가 투입의 조건으로 인건비 총액을 전년 대비 25% 줄이라고 요구했다.
크레딧잡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평균연봉(고용보험 가입 기준)은 7086만원이다. 이중 10%를 삭감하면 직원당 평균 700만원 가량의 연봉이 줄어드는 셈이다.
직원 급여 10% 삭감, 노조 손에 달려…노조 “4자 협의체서 대화하자”
수조원의 추가 지원 필요한 상황에서 10% 삭감은 '도덕적 해이' 지적도
직원들 급여 10% 반납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대우조선 노조의 합의가 필요하다.
회사 측은 지난해 하반기 사무직의 경우 임금 10~15%씩 반납, 생산직은 특근 일수 감축과 연월차 소진 방식으로 임금을 줄였다. 여기에 추가 임금 반납을 추진하려면 특히 생산직 근로자의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대우조선 노조는 급여 10% 반납에 대해 동의하지 않은 상태다. 노조 측은 4자 협의체(노․사․정 채권단)을 통한 대화 창구 개설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이미 복지수준이 10년 전으로 후퇴했다며, 회사의 급여 반납 요구에 대한 내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대우조선 노조측의 태도에 대한 여론은 따갑다. 수조원 규모의 추가자금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노조가 적극적인 자구노력을 펴기보다 사측이 제시한 급여 삭감에 대해서도 비타협적 태도를 취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많다. 고작 10% 봉급 삭감만 하고 다수 국민들의 혈세를 받아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