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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 준비 없이 쉬고 있는 청년 36만명, 단기·초단기 근로 취업자 400만명
(뉴스투데이=이안나 기자) 일할 능력도 있고 몸도 건강하지만 ‘쉬고 싶어서’ 경제 활동을 하지 않은 청년이 36만 명을 넘어섰다. 경기 불황과 정치적 혼란 등으로 대기업 채용 기회가 줄어드는 등 최근 나아지지 않는 고용상황이 청년들의 구직 활동마저 위축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이라고 대답한 인구는 1899만 명이었다. 이 중 15-29세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1년 전보다 3.3% 늘어난 36만 2000명에 달했다. 이는 2013년 2월(38만6000명) 이후 4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지난해 10월 이후 24만 여명에서 매달 약 만 명씩 증가하다 올해 1월부터 증가 수는 5만 명 정도로 높아졌다.
20∼29세 '쉬었음' 인구는 30만1천명으로 2월 기준으로 지난해(30만9천명)에 이어 2년 연속 30만 명대에 머물렀다. 15∼19세 '쉬었음' 인구는 1년 전보다 2만명 늘어난 6만1000명을 기록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가사·질병·재학 등 다양한 이유로 최근 4주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이들인데, '쉬었음'은 이들처럼 특별한 이유 없이 막연히 쉬고 싶어서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이들을 뜻한다. 이들은 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통계상 실업자로도 분류되지 않는다. 통계청은 청년들이 그냥 쉰 이유에 대해서는 조사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15-29세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을 제외한 사람은 101만 3000여 명으로 '취업준비'와 '진학준비', '군대'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1주일에 36시간 미만 일을 하는 사람들을 의미하는 단기 취업자 수가 지난달 400만 명을 넘어섰다. 올해 2월 단기 취업자 수는 402만 7000명으로 작년 2월(379만4000명)에 비해 6.2% 증가했다. 주당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같은 기간 0.9% 늘어나는데 그쳤다.
일주일에 36시간 미만 일을 하는 단기 근로자는 농업, 임업, 건설업 등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지만 그중 절반 이상은 서비스업과 단순 노무직이다. 서비스업은 카페나 편의점, 대형마트 종업원 등이 포함되며 단순 노무직은 일용직 노동자를 의미한다. 육아나 출산 등을 이유로 직장을 그만뒀다가 다시 일자리를 찾는 경단녀들을 위해 정부가 제공하는 시간제 근로 역시 단기 취업자에 속한다.
특히 단기 취업자 중 1주일에 17시간 이하 일을 하는 초단기 취업자 수는 129만 6000명으로 전년 동월(118만3000명) 대비 9.6% 급증했다. 통계청은 초단기 취업자들의 절대다수를 아르바이트생 또는 일용직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취업 1.5% 늘었다지만 대부분 알바·일용직 등 단기 근로자 23만명 증가했기 때문에 취업자가 증가했다는 것은 착시 현상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충분한 임금을 받지 못하는 단기 취업자 수가 늘면서 가계소득이 정체되고 이것이 소비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