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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육아휴직 쓴 직장인들 중 43.4%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둬
육아휴직 후 직장 복귀율은 소규모 사업장일수록 낮아
(뉴스투데이=김경민 기자) 2014년 기준 육아휴직을 쓴 직장인들 중 1년 뒤 같은 직장에 남아있는 사람 비율은 50%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결혼·출산 행태 변화와 저출산 대책의 패러다임 전환’ 보고서에 따르면 육아휴직 종료 1년 시점에서의 동일 직장 고용 유지율은 2014년(육아휴직급여 결제 기준) 56.6%였다. 즉 육아휴직 쓴 직장인들 중 43.4%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것이다.
육아휴직 후 동일 직장 복귀율은 2003년에는 68.1%까지 올랐지만 2010년에는 47.4%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2014년에는 56.6%로 겨우 회복됐다. 육아휴직 이용은 꾸준히 증가했으나 직장 복귀율은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2003년보다 더 악화된 것이다.
또한 보고서는 동일 직장 복귀율은 사업장 규모별로 큰 차이가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규모 사업장일수록 육아휴직 사용 이후 직장으로 복귀하는 근로자 비중이 낮다.
2005년에는 1년 후에 동일 직장에 재직하는 여성 근로자의 비중은 30인 미만 사업장 42.5%, 1000인 이상 사업장 69.3%이나, 2012년에는 30인 미만 사업장 41.1%, 1000인 이상 사업장 59.1%로 감소했다. 30인 미만 사업장의 육아휴직 후 복귀 비율이 1000인 이상 사업장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이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중복 사용자 비율도 2014년 이후 소폭 감소
또한 출산전후 휴가를 이용한 직장인들 중 중복으로 육아휴직을 낸 사람은 2012년 당시 5만4912명으로 전체 출산전후 휴가자 이용자 수 중 60.5%으로 집계됐다. 이 비율은 2014년에는 63.8%까지 올랐지만 그 이후로는 감소되어 2016년 기준 60.5%로 2012년 수준까지 떨어져서 제자리걸음 중이다.
즉 2016년 당시 출산휴가를 쓴 39.5%의 직장인들이 출산 후 바로 직장으로 복귀함으로써 갓 태어난 자녀를 돌볼 여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들 직장인들이 출산 후 바로 복귀하는 이유는 육아휴직 후 복귀 비율이 현저히 낮은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육아휴직의 이용 접근성 또한 대기업 노동자에 한정되어 있다는 것도 문제다. 보고서는 “출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 제도 이용은 1,000인 이상 대기업 근로자의 비중이 가장 높고, 서비스 근로자 및 상품과 시장 판매 근로자, 기능직 및 조작원, 단순 노무직의 경우에는 증가 추세가 정체되거나 완만하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에 대해 보고서는 “이는 이들 직종이 고용보험 적용 근로자 비중이 낮고 고용이 불안정한 일자리에 있어 급여의 소득 대체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제도 활용도가 개선되지 않기 때문으로 짐작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