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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소추세 사교육비, 지난해 '예체능 관련 사교육' 확대로 사상 최고치 기록
고교생 일반교과 사교육비 4조 6520억 원중 절반(2조 1930억 원)이 수학 과목
(뉴스투데이=이안나 기자) 지난해 초·중·고교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5만6000원으로 2007년 사교육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영어·수학 사교육비는 줄었지만 초·중·고교 예체능 분야는 늘었다. 예체능 분야의 사교육 수요는 대학입시에 학생부종합전형이 대세로 자리 잡은데 따른 풍선효과인 것으로 보인다.
14일 통계청이 낸 ‘2016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교 학생이 쓴 사교육비의 총액은 18조 606억 원으로 2015년(17조 8346억원)에 비해 1.3% 증가했다. 2012년 19조 395억 원이었던 사교육비 총지출은 2015년까지 3년 연속으로 줄어들었으나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통계청 관계자는 “학생 수가 꾸준히 줄어든 것이 사교육비 감소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올해 다시 상승한 이유는 예체능, 취미·교양 분야에서 사교육비가 많이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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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지난해 사교육비 총 규모는 13조 5000억 원으로 전년대비 4000억 원 감소(2.8%)한 반면, 예체능 및 취미·교양 등이 4조 6000억원(취업 관련 사교육비 816억원 포함)으로 6000억원(15.6%)이 늘면서 총 사교육비는 증가했다. 그 결과 초·중·고를 합쳐 일반교과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19만 1천원으로 전년대비 0.6% 증가했다.
이런 결과는 사교육 참여율의 방향 변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반교과 사교육 참여율은 51.0%으로 전년대비 3.7%p 감소, 예체능 및 취미교양은 37.8%로 전년대비 3.2%p 증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예체능이나 특기·적성을 고려한 사교육비 증가가 대학 입시의 학생부 종합전형평가 때문이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선 일부일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보다 가치관의 변화 등으로 소질과 적성 계발을 위해 증가한 결과라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나 고등학생 대상으로 예체능 및 취미·교양 관련 수강 목적을 조사한 결과 '진학준비'가 70.9%, 재능 계발이 55.5%(복수응답 가능)을 차지했다. 자기계발과 관계 없이 진학을 위해 취미·교양 관련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존재하는 셈이다.
사교육 참여율은 가구의 월평균 소득수준에 따라 차이가 났다. 월평균 소득 700만원 이상인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은 81.9%인 반면, 월평균 소득 100만원 미만 가구의 참여율은 30%에 그쳤다.
사교육비 금액에서도 차이가 컸다. 700만 원 이상 가구의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4만 3000원, 100만원 미만 가구는 5만원으로 8배 이상 차이 났다. 교육부는 “최근 소득 양극화의 심화가 사교육비 지출에도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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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급 별 사교육비 총액도 과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예체능 분양의 사교육비 비중이 증가했지만, 초등학교를 제외한 중·고등학생들이 많이 투자하는 과목은 영어와 수학이었다.
초등학교의 경우 ‘예체능, 취미·교양 사교육’이 3조 1955억 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초등학생 사교육 목적 중 ‘취미·교양·재능계발’이 92.9%를 차지한 결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단일과목으로는 ‘영어’가 비슷한 수준(2조 1631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초등학교 일반교과 사교육비 총액 4조 5484억 원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중학교 과목별 사교육비 총액은 ‘수학(1조 8890억 원)’과 ‘영어(1조 7659억 원)’가 비슷한 수준이다. 고등학교는 일반교과 사교육비 총액(4조 6520억 원) 중 절반 가까이 (2조 1930억 원) 수학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급 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로 따져보아도 이런 흐름은 비슷하다. 일반교과목 중 초등학생은 영어가 6만 7000원으로 가장 높았고, 중학생은 수학(10만 8000원), 영어(10만 1000원)이 비슷한 수준, 고등학생은 수학(10만 4000원)이 가장 높았다.
특기적성 관련 사교육비를 감당할 여건이 안되는 가구가 일반 과목에 사교육비로 우선 지출한 결과로 보인다. 예체능, 취미·교양 사교육 참여율로 월 소득 700만원 이상 가구는 45.7%인 반면, 100만원 미만은 18.3%에 불과했다.